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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니컬 라이팅

논문 살펴보기 - 전자 제품 사용 설명서 텍스트 분석 (남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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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enterprise 기술 블로그에 올라온 글 중에서 "언어학 관점에서의 기술문서 가독성 향상 전략"이라는 글이 있었는데요. 여기 참고 문헌으로 있던 논문 중 하나입니다. 네이버 학술정보에서는 무료로 원문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나와있지만 실제 한국 학술지 인용색인(KCI) 사이트에서는 일부 미리보기만 지원합니다(회원 등급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일반 회원인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KCI에서는 원문이 무료로 공개된 문서와 그렇지 않은 것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https://tech.kakaoenterprise.com/100

 

 

원문을 무료로 보려면 "한국어문학국제학술포럼" 사이트에서 파일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이트 메뉴에서 [e-Journal > 학술지 > 2018 > 제42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jkc.jams.or.kr/

 

이제 논문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초록을 보면 "이 논문에서는 전자 제품의 사용 설명서에 나타난 어휘, 문장 표현과 텍스트 구조를 분석하여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들에 대해 살펴보았다."로 시작합니다. "전자 제품"으로 한정한 이유는 서론에서 다시 언급됩니다. "본고에서 제시하는 사용 설명서에 대한 텍스트적 분석은 국내 한 대기업에서 사용 설명서 작성을 실제로 담당하고 있는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강좌를 통해 진행된 것이다." 이 논문은 특정 기업 테크니컬 라이팅 담당자들을 교육(워크숍 형태로)하고 그 결과물을 정리한 것입니다. 때문에 실제 테크니컬 라이터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특정 기업을 직접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예로 보여준 텍스트로 추측해보면 LO 전자일 듯합니다. 설명서를 작성한 담당자를 "테크니컬 라이터"가 아닌 "설명서 작성 팀원"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주석에서 이를 보충해 설명하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설명서 작성팀원들은 공학계열의 전공자들인데, 전문적인 테크니컬 라이팅 교육을 받지는 못했으며 자체적인 교육과 연구 개발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사용 설명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테크니컬 라이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조직 특성상 모든 설명서를 테크니컬 라이터가 작성하지 못하고 각 부문별로 엔지니어로 전담팀을 구성하고 설명서를 작성하고 있는 듯합니다. 아마도 설명서 작성 업무가 주 업무는 아닐 것 같긴 하네요.

 

각 토픽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독립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부분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자제품의 경우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찾아서 바로 사용하기를 원하는 특성이 있죠. 그래서 독립적인 구조가 좀 더 강조됩니다. "독자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해당 부분만을 찾아 읽기를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50페이지 이상 분량의 전자 제품의 사용 설명서는 전체적인 거시 구조를 지니고 있어야 하는 동시에 각 모듈마다 독립적 텍스트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교육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를 언급하는 몇 가지 사례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인상적인 부분이 괄호 채우기입니다.

 

"세미나 참여자들에게 괄호를 채워볼 것을 요청했을 때 나온 대답은 훨씬 더 다양했고, 이러한 정보가 추가되는 것이 자신들이 전달하고자 했던 정보가 더욱 선명해진다고 생각하였다. 특히 (7ㄴ)의 경우에는 현재 문장으로는 보관하는 것이 배터리 자체인지, 아니면 배터리가 들어가는 제품인지 불명확하다."

 

하지만 교육 이후에 설명서 업데이트는 되지 않은 듯 합니다. 해당 제품(LO 퓨리 케어 미니 공기청정기) 설명서를 보면 7ㄴ 항목의 괄호는 채우지 않은 상태로 배포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미 인쇄되어 배포되는 설명서 형태라 배포가 끝났고 제품 버전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가독성의 목적으로 수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문장의 구조적 측면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도 다루고 있습니다. kakaoenterprise 기술 블로그에서는 "문장 내 어휘 위계 불일치"라는 항목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구조에 참여하는 어휘들의 의미적 등가성과 의미적 연결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용어에 담겨있는 정보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등가성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 문서 작성 시 많이 겪는 문제이기 때문에 참가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하네요.

 

목록을 작성할 때 뭔가 순서가 이상한 경우를 볼 수 있는데 문서가 개정되면서 기존 구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경향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사용 설명서를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내용을 그대로 둔 채 새롭게 추가해야 할 항목들을 단순히 덧붙이는 경향 때문이라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선임자의 작업 결과를 굳이 손대지 않으려는 것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텍스트 구조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은 대체로 수긍하였다." 아무래도 제한된 시간에 전체 텍스트 구조를 다시 검토하고 작성하는 것은 어려우니 덧붙이는 형태로 개정이 되고 결과적으로는 전체적인 구조가 최초 의도와 다르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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