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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니컬 라이팅

"지평선을 열다"는 정말 틀린 표현일까?

지난 11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해서 작성한 방명록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꼼꼼하게 틀린 부분을 지적한 사진도 돌아다니는군요.

출처: 미상

하지만 "지평선을 열다"라는 표현은 뭔가 그럴듯해 보여 정말 틀린 표현인지 찾아보았습니다.

일단 6월 이전에 같은 표현을 사용한 사례를 찾아보죠.

 

https://www.specialized.com/kr/ko/stories/tires-turbo-rapidair

영문 사이트에서는 "MADE LIKE NO OTHER, TO RIDE LIKE NO OTHER"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측에서 표현을 번역하면서 좀 더 익숙한 표현을 사용하려 했나 봅니다.

 

어휘력이 부족한 담당자의 실수라고 한다면 이번에는 카이스트로 넘어가 봅니다. 이곳은 좀 더 똑똑한 분들이 많으니깐요.

http://times.kaist.ac.kr/news/articleView.html?idxno=10371

저 카이스트가 우리가 아는 그 곳 맞겠죠. 이과지만, 국어 실력 또한 남다른 분들이 들어가는 곳입니다. 대학신문이라도 편집이나 교정 담당자가 있기 때문에 적어도 2명 이상이 검토한 글일 겁니다.

 

다시 단어의 뜻으로 돌아가 보죠.

지평선(地平線)은 "편평한 대지의 끝과 하늘이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선"이라는 의미입니다. "선"이라는 표현을 빼고 그냥 지평(地平)이라고 사용해도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하지만 "지평"이라고만 쓰면 1가지 의미가 추가됩니다.

"사물의 전망이나 가능성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럼 "지평을 열다"는 되지만 "지평선을 열다"는 정말 안되는 걸까요?

"지평을 열다"라는 표현은 언제부터 쓴 걸까요?

같은 의미의 단어를 비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면 "지평"이나 "지평선"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일본의 사례를 찾아보았습니다.

"地平線を開く"라는 표현으로 검색해보면 꽤 많은 검색 결과가 나옵니다.

"地平を開く"와 비교해보면 검색 결과 숫자에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적지 않은 곳에서 "지평선을 열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어 사전에서는 "지평"에 대한 비유적인 의미를 "物事を考えたり判断したりする際の、思考の及ぶ範囲。「文学の新しい地平を開く」"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어사전과 마찬가지로 "지평선"의 뜻풀이에서는 비유적인 의미를 설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중국어 사전에서도 비슷한 의미 "局面;前景。"를 담고 있는 걸 보면 동양권에서 어느 시점부터 사용한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Photo by Jan Kronies on Unsplash

뭐 결론은 "지평선을 열다"를 틀린 표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좀 더 시간이 있다면 "지평"의 비유적인 표현이 언제부터 쓰였는지 찾아보겠지만, 이건 좀 어려울 것 같네요.

국립국어원에 어느 분이 질문을 남겼으니, 답변을 기다려보죠 ^^

https://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218608

* 6/18 업데이트 

국립국어원 답변이 달렸네요. 뭐 예상했던 답변입니다.

보통 아예 틀린 건 "잘못된 표현입니다", "틀린 표현입니다"라고 하는데 "적절하겠습니다"라고 답변을 한 것은 100% 틀린 것은 아니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평"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비유적으로 쓰여졌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이야기죠.

* 6/23 업데이트

"지평"이라는 단어의 유래에 대한 글을 추가했습니다.

https://koko8829.tistory.com/2205

 

"지평을 열다"라는 표현의 유래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지평선을 열다"라는 표현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좀 더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https://koko8829.tistory.com/2204 "지평선을 열다"는 정말 틀린 표현일까? 지난 11일 윤석열 전 검찰

koko8829.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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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희 2021.06.18 09:32

    지평과 지평선은 엄연히 다릅니다!!
    게다가 성찰이라니?ㅋㅋ
    통찰도 성찰도 구분 못하는 사람이 대통이라ㅎㅎ
    내가 다 부끄럽고만요.

    • Favicon of https://koko8829.tistory.com 열이아빠 2021.06.18 09:54 신고

      본문에는 작성하지 않았지만, 네이버 뉴스에서 과거 신문 검색을 해보면 70년대까지는 "지평선을 열다", "지평선을 넓히다"라는 표현이 보입니다. 오히려 "지평을 열다"라는 표현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지평을 열다"라는 표현이 급증하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앞두고 정부에서 내놓은 보도자료 등에서 "지평을 열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전적인 해석이나 최근 용례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표현은 맞지만 다르다고 단정 짓기에는 애매하지 않을까 해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 이준속 2021.06.18 13:00

    이렇게 애써 해명하느라 애쓰시는 이유가 뭐든
    윤석렬씨는 대통령이 되만한 그릇이나 인품이나 안목 경륜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장모 아내가 비선노릇할게 자명하고 돈 권력있는 자가 판치는 세상이 될겁니다

    • Favicon of https://koko8829.tistory.com 열이아빠 2021.06.18 14:04 신고

      본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지평선을 열다"라는 표현이 그럴듯해보여 정말 틀린 표현인지 궁금해서 찾아보고 작성한 글입니다.
      해당 기사는 글을 쓰게 된 계기일뿐 기사의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당연히 "해명"의 의도는 전혀 아닙니다.

  • 에스띠 2021.06.23 02:45

    지평이라는 단어는 대개 "~에 관한 새 지평을 열다"라는 형태로 쓰이는 표현이죠. 지평선은 수평선과 (대상만 다를 뿐) 동등한 단어이니까 새 수평선을 연다라는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ㅎㅎ 그냥 윤석열은 좋은 뜻으로 말한거고 쓰는 순간 잠시 지평과 지평선을 혼동했다고 하면 (정치적 반대편이야 꼬투리 잡고 넘어지는 게 일상이니) 우리 국민들 눈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뭐 이렇게 구구절절 애를 쓰시는지요. 그것도 겉으로는 아닌 척 하시면서. ㅋ 국립어학원 답변도 듣기 좋게 표현한 것일 뿐 아니라고 했는데요. 오히려 애잔합니다. ㅠ

    • Favicon of https://koko8829.tistory.com 열이아빠 2021.06.23 09:58 신고

      "지평"은 "열다", "펼치다", "개척하다"등의 술어와 같이 사용합니다. "수평선"은 바닷가에만 가도 볼 수 있지만 "지평선(지평)"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뭔가 새로운 미지의 땅을 개척하는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지평"과 "지평선"은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수평"과 "수평선"은 같은 의미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 양승희 2021.06.24 16:47

    그냥 나도 무식해 하시지.. ^^

    지평선을 연다고
    왜 수평선도 열고, 도로 차선도 열고 그러지...
    그래 좋아. 그렇다치고 지평선을 연다는 뜻이 멍밍?
    지평을 연다는 직역하지면 넓은땅을 개척했다/찾았다. 선구자로써 너희들이 모르던 시대에 맞는 새로운 판을 깔았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데..

    지평선을 여는건 또 뭔뜻임.. 난 도대체 선을 열면 어떻게 되는지 도저히 모르겠음...
    아님.. 누구보다 먼전 선을 깔았다? 그었다가 아니라.. 그런데 선을 왜 깔가?? 도로공사 인부인가??
    혹시 지평하고 지평선이 같은 뜻이라고 우기는건가?
    혹시 초등도 못 배우신분???

    카이스트.. ㅎㅎ 대신 물어봐 줄래요. 왜 그렇게 무식한지?

    그리고 성찰은 뭐야.. 김대중 대통령 잘못 많이 했으니 죽어서 라도 성찰하십쇼 뭐 그런 말인가?

    아 그런 심오한 뜻으로.. ㅋㅋ
    뭐 하면 용감하다고..

    그냥 윤짜장은 칼질만 했었지 인문학적 소양은 전혀 없는 사람입니다.
    1+1이가 2 인 뻔한걸 실드치고 있으니... ㅉㅉ

    • Favicon of https://koko8829.tistory.com 열이아빠 2021.06.24 17:31 신고

      지평의 유래에 대한 추측을 추가글로 남겼습니다. 철학(현상학)에서 유래된 것으로 그리스어 horizein에서는 경계선을 의미합니다. 이걸 에드문트 후설이 Horizont라는 단어로 정의했고 이 용어가 들어오면서 "지평"으로 번역된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습니다. 의미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지평"과 연결되기 때문에 같은 용어가 아닌가 추측할 뿐 정확한 내용은 아닙니다.
      하지만 독일어 Horizont라는 표현과 열다라는 표현이 이어진 사례는 찾지 못해(독일어을 잘 몰라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지평을 열다"라는 표현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 양승희 2021.06.25 13:02

    참 무슨말을 하고 싶은건지..
    지평을 열다가 어디서부터 시작된건지 모르면
    선을연다는 표현도 무방하다는 말씀이신건지..

    뭐 모든 문명은 서양으로 부터 온건데 거기에 가로선의 의미가 있으니 지평선과 지평이 같다???
    는 논리인지..

    철학적 용어이니깐 그냥쓰라는 건지..
    그런데 철학은 논리가 배제돼도 되나?

    내용이 ~~같은데 ... 왜그랬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글 쓰지 마세요...

    • Favicon of https://koko8829.tistory.com 열이아빠 2021.06.25 14:07 신고

      글의 제목처럼 "틀린 표현일까"라는 것이 궁금했을뿐이고 틀리지 않다는 주장이나 근거를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평"의 사전적 해석은 이미 다들 알고 있지만 그 외에 다른 사례나 해석, 유래가 없는지 찾아보고 나열했을 뿐입니다.

  • Nobleman 2021.06.28 16:13

    ㅋㅋㅋ 아주 열심히네...
    아조 빨고 물고 쪽쪽빠네....ㅋㅋㅋ
    사법시험 통과한사람도 저렇게 무식한데 그깐 기자 나부랭이가 쓴 기사가 겁나 답인냥 주장하며
    그리고 일본기사 가지고 번역하면서 지식인인냥~
    포장하는 모습이 참보기좋네
    얼마 안남았으니 열심히 노력하시게 통찰하시고 지평선을 꼭 여시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kim 2021.06.29 15:51

    지평이라는건 넓은 땅입니다.
    지평을 열다 라는건 한 장을 다시 열었다 넓은 판을 다시 펼쳤다란 뜻입니다.
    지평선을 열면 안드로메다로 가는 건가요?
    잘 모르겠네요...

    • Favicon of https://koko8829.tistory.com 열이아빠 2021.06.29 16:24 신고

      "지평선"이라는 표현이 맞다는 의견은 아니구요. 상식선에서 보면 잘못 사용한 것이지만 왜 틀리게 사용하는 사례가 나올까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본 겁니다.
      비유적인 표현이라는 것이 국어학자들이 모여서 이제는 이렇게 쓰자라고 정한건 아니라서, 언제 어떻게 이런 표현이 시작되었는지 궁금했던거구요.
      대략 80년대 즈음부터 사용된 것은 확인했지만 어떤 계기로 사용하기 시작한 표현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 배경을 알면 좀 더 정확한 표현의 유래에 대해서 알 수 있겠죠.

  • 2021.07.01 05:37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