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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 인터페이스] 대화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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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아빠 2009. 9. 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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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기술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2009년 7월호

초등학교 시절에 일주일에 한번 특별활동 시간이 있었다. 특별한 활동이기보다는 형식적인 시간이 많아 대부분의 아이들은 밖에서 뛰어놀 수 있는 과목을 선택했고 몇몇 선택된(?) 소수만이 컴퓨터 교실이라는 것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한 학년에 한두 명 정도만 컴퓨터라는 게 집에 있을 정도였으니 보통의 아이들이 생각하는 컴퓨터라는 것은 만화 영화 속에서 나오는 비밀 기지 속에서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아마 처음에는 기대에 부풀어 과학영재를 꿈꾸며 들어갔겠지만 이름만 컴퓨터 교실이었다. 유일하게 만져볼 수 있었던 것은 스티로폼으로 만든 자판모형이었고 머릿속에 화면을 그려보면서 키보드 자리를 익히는 정도였다. 실제 컴퓨터가 1대 있기는 했지만 직접 만져보지 못하고 멀리서 박물관에 온 것처럼 바라보기만 하였다(그나마 캐비넷속에 항상 잠겨져있어 보는 것도 어려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컴퓨터 본체도 없고 모니터도 없이 상상만으로 컴퓨터를 다루는 흉내를 내고 있었다는 게 우습게 보이지만 이제는 영화가 아닌 현실 속에서는 진짜 키보드도 없이 컴퓨터와 대화하는 세상이 열리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그 당시 그런 모형을 다루었던 누군가의 상상력이 지금의 세상을 바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마우스는 더글러스 엥겔바트가 1968년에 처음 선보였다. 많은 발명품들이 마찬가지지만 대중적인 인기는 늘 나중에 기회를 잡은 사람에게 돌아간다. 마우스의 대중화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가 퍼지게 되면서 함께 시작됐다. 마우스가 대중화되기 전에는 컴퓨터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단축키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군 복무 당시 잠시 컴퓨터로 문서작성을 다루게 되었을 때에도 단축키가 가득 적힌 매뉴얼을 외우는 것이 가장 먼저 주어진 임무였다. 좋은 인터페이스는 하나의 기능을 처리할 수 있는 수단이 여러 형태로 제공해야 한다고 한다. 마우스로 할 수 있는 일은 키보드나 단축키를 입력해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데스크탑 프로그램에서 적용이 되었고 최근 스크립트 기술의 발달로 웹에서도 많은 서비스가 키보드 입력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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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1. 마우스 발명 40주년 기념행사에서 빌 잉글리시와 더글러스 엥겔바트)


마우스 자체의 기술적인 진화는 계속되었지만 기본적인 동작원리는 변하지 않고 있다. 이때부터 키보드와 마우스라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조합은 지금까지 쉽게 깨지지 않는 환상의 팀을 이루어 왔고 데스크탑에서 동작하는 프로그램뿐 아니라 웹도 이러한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진화해왔다. 오래전부터 키보드와 마우스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언(?)이 발표되었고 이미 키보드 종말의 시기를 넘겨버린 이야기도 있다. 가장 넘기 힘든 벽은 익숙함이 아닌가 싶다. 간혹 나와 다른 손을 사용하는 동료의 컴퓨터를 잠시 사용할 일이 있을때 익숙하지 못한 동작 탓에 금방 하려는 일을 쉽게 하지 못할 때가 있다. 동일한 장치임에도 위치가 바뀌었을 뿐인데 바로 적응하지 못한다. 오락실 게임기의 조작방법이 익숙한 사람들은 컴퓨터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 오락실과 동일한 조작을 제공하는 입력 장치를 별도로 장만하기도 한다. 휴대전화를 바꾸는 가장 큰 스트레스중의 하나가 입력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입력방식의 변경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바꿀 때마다 다시 학습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게 되고 그나마 익숙해질 만 하면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유행하기 시작한다. 그런면에서 보면 키보드와 마우스 인터페이스는 오랜 기간동안 사람들속에서 변하지 않고 함께 해왔다.

컴퓨터에 무언가 입력하는 장치라고 생각하면 키보드와 마우스가 전부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다양한 인터페이스들을 경험해왔음을 떠올릴 수 있다. 바코드를 읽고 사진을 스캔해서 인식하고 캠에서 동영상을 받아들이는 등 현실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동작은 현실적인 모습을 제대로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문서를 누군가에게 건낼때에는 그냥 문서를 찾아서 건네면 그만이다. 하지만 컴퓨터에게 전달을 하려면 스캐너를 연결하고 문서를 올려놓고 스캔 버튼을 눌러 컴퓨터와 동기화되도록 하고 인식된 문서를 광학 문자판독 장치(OCR)를 사용해 내용을 식별하는 복잡한 작업에 학습된 사용자가 참여하여야 문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2009년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컨퍼런스에 소개된 게임인 ‘마일로와 케이트’에서는 누군가에게 진짜 건네듯 모니터에 문서를 가져가면 게임속 캐릭터가 문서를 받아간다. 모 에어컨 광고에서 바람이 당신을 따라다닌다고 했을 때 섬뜻한 생각이 들었는데 이 게임속 장면은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미래소년 코난에서 지구 멸망은?

일본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에서는 2008년 7월에 지구 멸망의 위기가 온다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2008년은 무사히 지나갔지만 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지구 멸망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전쟁이라는 것을 정권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덕에 무감각해진 면이 있지만 잠재적인 위협을 가까이 하고 있고 국가적인 재난을 가져올 수 있는 해킹도 인터넷 검색만으로 쉽게 도구를 구하고 실험해볼 수 있는 것이 요즘 시대이다(물론 그만큼 보안 기술도 발달을 하고 있지만 모든 위협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고 보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2008년 예언이 크게 틀린 것만은 아니다. 코난의 이야기는 암울한 미래지만 현실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일깨워주는 좋은 수단으로 문화예술이 작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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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2. 미래소년코난 DVD캡쳐)


그리고 SF 영화에서 현실을 반영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는 기술이다. 1902년 만들어져 최초의 SF영화로 알려진 달나라 여행(La Voyage Dans La Lune)의 이야기는 1969년 7월 20일 미국인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하여 현실이 됐다. 그 이후로 SF 영화는 시대를 앞서가며 상상력을 표현하였고 과학 기술은 이를 현실로 옮기고 있다. 물론 SF영화 제작에서 과학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현실에서 구현 가능한 기술을 사용하는 경향도 무시할 수 없다(아마 언론에서 무슨 영화에 나왔던 기술이 현실화됐다는 이야기는 향후 상품적 가치를 지속시키는 영향력을 가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많이 알려진 것이 2054년을 배경으로 2002년 상영된 '마이너리티 리포트'이다. 영화에서 보여준 인터페이스 중에서 반투명 스크린 앞에서 손으로 특정 동작을 행해 화면 안의 대상을 옮기거나 문서를 확대하고 비디오를 재생하는 동작을 기반으로 한 컨트롤을 보여주었다. 최근의 인터페이스 기술을 이야기하면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멀티터치기술 자체는 영화보다 더 먼저 나왔으니 영화적 상상력이 만들어낸 기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중화되기 시작한 동기에 미친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마법의 벽

늦은 저녁 통장의 돈을 인출하려면 현금자동지급기를 이용하곤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버튼을 눌러서 입력하는 방식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스크린을 직접 누르는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대부분 변경됐다. 편의점에서 택배를 보내는 것도 이전에 전표에 주소를 쓰던 것이 터치스크린위에 보이는 키보드에 입력하고 출력된 전표만 점원에게 제출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영화 속 비밀연구소에서만 볼 수 있었던 지문인식장치는 이제 노트북에서 사용자를 인증하거나 일반 사무실 출입 시스템으로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터치스크린의 특징은 다른 도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직은 제한된 모니터와 안정화되지 못한 시스템 탓에 편하지만은 않지만 많은 것을 변화시켜가고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만나는 이러한 터치스크린은 대부분 하나의 지점만을 인식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 마우스 기반의 사용자 경험과 크게 변화를 줄만한 요소를 가지지 못한다. 물론 별도의 입력 장치 없이 스크린 내에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있기는 스마트한 컴퓨터의 모습보다는 기존 마우스 인터페이스를 대체하는 정도이다. 제조업체입장에서는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겠지만 사용자로서는 영 만족스럽지 못하다. 한 점 이상의 입력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멀티터치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준다.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수석연구원인 빌 벅스톤이 80년대 멀티터치의 개념을 최초로 발명하였고 지금은 애플의 아이폰이나 맥북, 윈도우7에 적용되어 누구나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이 됐다. 앞에서 언급했던 마우스와 마찬가지로 꽤 오래전에 발명된 이 멋진 기능이 실제로 적용되지 못했던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에 걸맞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것도 주 원인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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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3. 제프한이 보여주는 멀티터치 시연)


2006년 한국계 과학자인 제프 한이 TED컨퍼런스에서 멀티터치 스크린과 이를 이용한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면서 그의 말대로 사람과 기계의 인터랙션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아마 이 글을 읽고 있을 때쯤에는 한글 자막이 추가된 제프 한의 영상을 TED.com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타임지에서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특히 미 대선 중계방송에서 사용한 멀티터치스크린(Multi-Touch Wall, magic wall)은 주어진 시나리오대로 방송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분석해서 방송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컴퓨터를 다루는데 익숙하지 못한 노련한 앵커들이 화이트보드에 필기를 하듯 직관적으로 다룰 수 있는 지도와 데이터가 큰 역할을 한 것이다.  퍼셉티브 픽셀에서 만드는 멀티터치 제품은 CIA, 미 국방부, CNN, Fox, ABC등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올해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새로운 접근을 만들어낼 수 있는 멀티터치에 가능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멀티터치는 기술에 익숙한 사람을 대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직관적이고 현실세계에 가까운 인터페이스를 구성하게 한다. 컴퓨터에 익숙한 어른들보다 오히려 아이들이 더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은 선입관이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멀티터치 인터페이스가 이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제프한의 TED발표 내용 중에 OLPC의 인터페이스가 마우스, 키보드 방식이 아닌 멀티터치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었는데 국내에서도 디지털교과서를 태블릿PC로 구현해 책이나 필기도구 없는 교실을 만들겠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비용에 제약이 있어 현실성이 모호하지만 그의 말대로 교실이 바뀔 날이 그렇게 먼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세대를 초월한 인터페이스

1998년 일본의 게임 제작사인 코나미에서 만든 리듬액션게임인 DDR(Dance Dance Revolution)은 오락실용 게임기에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다이어트 붐을 타고 남성중심의 오락실 문화를 바꾸어놓기도 하였다. 음악 시뮬레이션 게임은 기존에도 많이 소개되었지만 실제 몸을 움직이면서 진행되는 게임은 DDR이 최초였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PC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컨트롤이 판매되어 웬만한 가정에서는 가지고 있을 정도의 필수품이 되었다. 어느 정도 유행이 지나가고 나서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위에서 진행할 수 있는 게임이 제공되어 다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제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조잡한 패드 때문에 아랫집에서 소음에 대한 항의가 문제가 되곤 했고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가정에서 운동을 한다는 것은 점점 흥미가 없어졌다.

10년이 지나고 닌텐도에서 개발한 위(Wii)는 닌텐도 DS와 함께 게임시장에서 엄청난 흥행을 몰고 왔다. 닌텐도 DS가 두뇌개발이라는 컨셉으로 부모님들을 자극했다면 ‘우리’라는 의미의 영어단어 'We'를 이미지화한 위는 가족 모두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기라는 컨셉을 가지고 개발되었고 가족의 건강을 집안에서 쉽게 지킬 수 있다는 광고로 전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되었다. 국내에서도 다시 돌아온 DDR처럼 위핏 패키지 판매를 내세워 게임기답지 않은 판매량을 보여주었다. 사용할 수 있는 컨트롤은 모션감지 기능이 내장된 위 리모트와 신체의 균형을 감지 할 수 있다는 위 밸런스 보드등 다양하게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고 본체나 소프트웨어의 판매만큼 컨트롤의 판매비중도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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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4. 어디서나 즐기는 DDR)


위나 닌텐도 DS의 그래픽은 다른 경쟁제품과 비교해서 강력한 편은 아니다. 하드웨어적인 내용도 마찬가지이다. 닌텐도 제품의 흥행성은 다른 제품들이 가지지 못한 게임성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 있었다. 게임의 대상을 초등학생 수준으로 맞추면서 다양한 관심사에 초점을 두고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조작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캐주얼 게임 형식은 가정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여가활동으로 활용될 수 있고 게임을 위해 별도의 학습이나 익숙해질 필요가 없다. 게임을 시작할 때 두꺼운 공략집을 숙지해야 했다면 위의 성공은 보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멀티터치는 직관적이다

2009 WWDC에서 국내 아이폰출시가 불발되면서 양치기 소년 그림이 블로그를 가득 채웠지만 며칠 후 한국애플웹사이트와 몇몇 믿을만한(?) 떡밥으로 인해 다시 아이폰출시가 이슈가 되고 있다. 국내 포털 사이트들도 하나둘 앱스토어에 관련 어플을 등록하고 개발자들도 현실적인 벽을 뛰어넘으려 아이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마음만 그런분들이 많다). 아이팟을 가지고도 멀티터치 인터페이스를 경험하는 것에는 부족함이 없다. 처음 아이팟을 구매하고 ‘밀어서 잠금해제’라는 의미가 무슨 뜻인지를 한참을 헤맸는데 아이들은 바라보는 시각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직 초등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은 녀석들이 아이팟을 처음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저것 눌러보더니 자동차 게임(Jelly car)을 찾아서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이팟의 인터페이스가 얼마나 직관적인지를 알 수 있다. 아이팟 게임의 특징을 보면 별도의 조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물론 기존 모바일이나 콘솔게임을 변환하여 이식한 경우에는 어색한 컨트롤이 달리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조작은 손가락 제스처를 바탕으로 가능하게 되어있다. 이런 점이 타격게임과 같은 경우에는 단점이 되기도 하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사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아이팟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동작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된 것은 기술적인 면보다는 그 기술을 활용한 재치 있는 어플 덕북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포털이 출시한 지도 어플을 보면 야후에서 가장 먼저 지도 어플(실제로는 어플이 아니라 모바일에 적합하게 구성된 웹페이지)을 공개하고 처음에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음과 네이버의 양자대결로 변해버리고 야후의 이름은 여러 비교 자료에 등장하지도 않는다. 지도기술자체는 큰 차이가 없지만 야후는 웹을 기반으로 단일 터치 형식의 메뉴를 제공했고 다음과 네이버는 멀티터치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그 외 다른 여러 차이가 있기는 사용자들은 이미 구글맵에서 멀티터치의 맛을 보았고 그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야후지도는 잠시 동안만 경쟁자가 없는 동안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고 그 이후에는 자리를 내주어야만 했다.

지구를 돌려보는 검색엔진

2007년 서피스컴퓨팅이 소개된 이후 데모영상만으로도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올해 들어 국내에서도 모 백화점 의류매장에 도입이 되어 제품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아직은 도입을 위한 단가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우리 동네 콩다방에서 서피스컴퓨팅을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국내 SK텔레콤에서 U테이블이라는 터치스크린테이블을 가지고 스타벅스와 협상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음료를 주문하는 기능뿐 아니라 휴대폰과 연동해 결재까지 테이블에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한다. 공개된 가격대는 서피스와 U테이블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스타벅스와의 협상이 성공한다면 SK로서는 대량생산으로 다음 제품을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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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5. 어린아이가 다루고 있는 서피스 컴퓨팅)


하반기에 정식으로 공개될 윈도우7에도 멀티터치 기능이 포함되어있고 터치팩이라는 이름으로 6가지 애플리케이션을 새로운 경험을 맛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한다. 그중에서 서피스 글로브(Microsoft Surface Globe)는 버추얼 어스 3D 엔진과 최근 공개된 검색엔진 빙(bing)과 함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포스트잇으로 알려진 3M에서는 윈도우7에 맞추어 개발자들이 멀티터치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자용 멀티터치 키트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운영체제가 컴퓨터 환경만이 아니라 다양한 직업과 솔루션들을 만들어내고 세상을 변화시키게 될 것이다.

맥북에서 손가락으로 포샵질을

어도비에서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이전 제품과 비교하여 생산성면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설명하고 사용자들을 설득하려 부단히 애를 쓴다. 대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새로운 버전으로 업데이트 하지 않는 이유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도구에 별로 불편함이 없고 새로운 도구로 옮긴다해도 개별적인 생산성면에서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일 것이다(물론 예산의 문제도 있고). 하지만 멀티터치기술이 더해진다면 어떨까? 실제 애플과 어도비는 포토샵 CS4제품에 멀티터치 기능을 맥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을 제공한다. 멀티터치사례에서 사진을 많이 활용하는데 포토샵의 이런 기능 추가는 갤러리 형태에서 실제 작업의 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도구로 사용자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사진과 멀티터치의 조합은 도구의 선택이라는 구분을 모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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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6. 맥북에서 멀티터치로 포토샵 편집)


예를 들어 고해상도의 사진을 편집하려 할 때 세밀한 부분을 조정하려면 특정영역을 선택하고 사진을 확대하고 편집한 후에 다시 원본크기로 가져가는 작업을 진행하고 이에 따라 몇 차례 도구를 바꾸어 선택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멀티터치 기술이 적용되면 손가락의 제스처만으로 사진을 선택하고 확대하고 다시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 편집하는 작업 이외에는 별도의 도구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멀티터치 테이블 기술에는 어도비 에어가 적용된다. 작년 MAX행사에서 선보였던 IntuiFace은 서피스 컴퓨팅처럼 다양한 멀티터치 기능을 가능하게 한다. 테이블 컴퓨팅뿐 아니라 윈도우7에서 적용되는 멀티터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추가된 기능이 조만간 공개될 어도비 에어 2.0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한다.

Natal

올해 E3 컨퍼런스에서 MS가 발표한 프로젝트 네이틀(Natal)은 영화 마이너리티의 궁극적인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구현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사용자가 다루어야 하는 물리적인 컨트롤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으며 전신동작과 목소리를 인식하는 센서와 카메라, 마이크가 이런 컨트롤을 가능하게 한다. 데모 영상과 일부 컨트롤 기능을 시연하는 내용만 공개가 되었기 때문에 실제 구현이 가능할까 의심하는 목소리들이 많지만 현재의 기술로 가능할것이다라는 것이 대부분의 평가이다. 당신이 입력 장치이다(You are the controller)라는 말과 같이 가장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음성인식 부분은 영어 발음 교정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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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7. 마일로와 케이트)


블랙앤화이트와 같은 God게임의 창시자로 알려진 피터 몰리뉴가 네이틀 프로젝트를 이용한 인터랙티브 게임인 마일로와 케이트(Milo and Kate)를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게이머의 눈에 다크서클이 보인다면 게임속 캐릭터가 피곤하냐고 묻는다고 하니 이제는 게임할 때에도 단정한 모습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동작을 인식하는 컨트롤은 2005년에 상영된 영화 아일랜드에서 MS의 프로모션 성격으로 구현된 결투게임장면에서 이미 소개가 되었고 1994년 방영된 기동무투전 G건담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도 건담 파이트를 착용한 조종사의 움직임에 따라 로봇을 움직이는 컨트롤을 보여준다. G건담에서는 모션캡쳐에 필요한 센서와 몸의 움직임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몸의 굴곡이 드러나는 얇은 소재의 의상을 사용한다(물론 일부등장인물의 슈트는 그렇게 타이트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동작인식보다는 캐릭터의 성적인 표현을 위한 것일 수도 있겠다). 이러한 상상을 이제 실제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페이스의 변화에는 좀 더 생각해야할 것들이 있다. 이제 국내에서도 걸음마 단계를 시작한 접근성에 대한 문제와 소득에 따라 차별화된 인터페이스를 경험하게 되는 양극화 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 누구나 말하는 것을 할 수 있지만 대화의 기술을 이야기하는 것은 좀 더 분명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인터페이스의 변화도 사람의 생각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에 반응해주기 위한 사람과 기계 사이에 대화의 기술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아시모프가 이야기한 ‘로봇 3원칙’을 컴퓨터에게도 알려주어야 할 때가 왔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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