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무엇을 지양합니다"라는 문장을 읽고 "지양"이라는 표현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국어사전에서 "지양(止揚)"은 "더 높은 단계로 오르기 위하여 어떠한 것을 하지 아니함"이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그냥 이런 거 하면 안됩니다가 아니라 "더 높은 단계로 오르기 위한"이라는 목적을 담고 있나 봅니다.
아마도 원래 의미는 그러했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하지마세요"를 좀 유하게 풀어쓰는 것 같은 느낌으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상품 판매 시 뭔가 주의를 요하는 내용이 있다면 아래와 같이 적습니다.
"예민하신분들은 구매를 지양해주세요"
풀어쓰면 "사지마라"인데 고객에게 그렇게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우니 "지양해주세요"라는 표현을 쓰는 듯합니다.
해당 문장을 번역기로 돌려보면 아래와 같이 나옵니다.
예민하신분들은 구매를 지양해주세요 > If you are sensitive, please refrain from purchasing.
사전에서는 "refrain from"을 "~을 삼가다"라고 설명하고 있네요. 영영 사전을 보면 "자제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금지 명령이 아니라 권고 정도인 듯합니다.
참고로 "삼가다"는 한자인 것 같지만 순 우리말입니다.
좀 더 쉬운 표현으로 "피해 주세요"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매를 피해 주세요"라고 정말 사지 않을 것 같은데 "구매를 지양해주세요"라고 하면 자세히 보지 않고 구입할 수도 있으니 저런 표현을 쓰는 걸까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