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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블록체인 기업으로 가는 길] 세상 만사가 다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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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업으로 가는 길 - 8점
박재호 외 지음/책만

겉표지나 제목을 보면 요즘 그렇고 그런 트렌드를 다루는 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게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일단 믿고 읽어보면 박재호 님이 참여한 책이라는 점에서 그렇구요. 실제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다루는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같이 쓴 책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이렇게 한 회사의 멤버들이 책을 쓰는 경우도 흔한 것은 아닌데 같은 회사라도 여러 사람의 글을 하나의 책으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이 책은 마치 한 사람의 저자가 쓴 것처럼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대표저자의 능력인지(대표저자가 있다고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아니면 편집자의 능력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뭔가 가상의 회사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남기려는 스토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뭔가 현실성도 없고 끼어맞춘 듯한 느낌이라서 말이죠. 이 책 역시 그런 점에서는 처음 책 읽기를 시작하면서 살짝 당황했습니다. 앗. 이런 책인건가 하는 실망감 말이죠. 등장인물의 이름도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건 지금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책의 전개가 주제를 억지로 끼어 맞추기보다는 실제 가상의 회사가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전개해나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여러 가지 정보를 담아내고 있어서, 이런 스토리는 다 별로야 라고 생각했던 제가 경솔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최근 이용하던 서비스 중 와챠에서 회원의 활동에 대한 보상금으로 가상화폐를 지급했습니다. 4월 초에 지급받은 것을 거래소에 입금(?)했는데, 그 사이 40% 정도의 수익이 발생했습니다. 뭐 물론 지급받은 금액이 크지 않아 수익이라고 해도 큰 의미가 없지만, 특정 서비스에서 만든 가상화폐가 수익을 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는데, 실제 수익이 발생하는 걸 보고 아, 이게 뭔가 있구나 싶더군요.

https://team.watcha.com/2019/01/23/cptgogo/

 

CPT 실제 지급을 시작합니다!

CPT, 도대체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셨죠?이제부터 거래소를 통한 실제 CPT 지급이 시작됩니다!

team.watcha.com

와챠 CPT 사례는 어떤 식으로 인센티브를 줄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에서도 담겨 있습니다. 온라인 서점에서 쿠폰 줄 때마다 뭔가 일을 하게 만드는 것도 이유가 있었네요. 

...매일 출석 체크를 하거나 서평 등 각종 이벤트에 응모해서 과업을 달성할 경우 실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교환권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입니다. 책 정가에서 직접적인 할인을 하는 대신 고객이 직접 노동을 하게 만들어 그에 대한 이익을 쿠폰 형태로 주기 때문에 도서정가제를 위반하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 주된 정보는 대화를 통해 전달됩니다. 대화의 상대가 서로 달라지면서 콘텐츠의 난이도가 조정된다는 것도 흥미로운 컨셉입니다. 

...본사인 주식회사 나눔이 데이터를 전달하거나 정산하는 데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과 기업이 사전에 합의된 규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거래가 이뤄지므로 이를 탈중앙화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외부 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안심한 이도전 팀장이 구현 걱정으로 초점을 옮겼다. “오라클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기존 비즈니스 서비스 만큼이나 어려울 가능성도 있겠네요. 혹시 이런 오라클을 SaaS(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 형태로 만든 곳은 없나요?”...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토큰 지불이나 광고 집행과 같은 중요한 서비스 행위에 따라 정산 등과 같은 규칙을 스마트 컨트랙트로 구현하면 중요한 내용들을 회사가 임의로 결정하는 대신 사전에 합의된 방식으로 서비스가 돌아가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토큰 가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면 사람들은 토큰을 사용하는 대신 소유하려고 들 겁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아까운 토큰으로 광고를 집행하는 대신 전통적인 매체를 이용하게 되므로 토큰은 투자 수단으로 바뀌게 되고 결국 우리의 토큰 시스템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므로 점차 쇠퇴하게 될 것입니다...
...강투자 CFO가 박노드 CTO의 질문에 대답했다. “한 가지 아주 상식적인 판별 방법이 있긴 합니다. 바로 노동의 여부입니다. 투자자가 별다른 노동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토큰으로 인해 수익을 얻는다면 이게 바로 증권입니다.”...

https://venturescannerinsights.wordpress.com/tag/blockchain-company-list/

하지만, 대화만으로 설명하기 부족한 부분들은 추가 박스나 도표를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갑자기 깊게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탈중앙화가 우선이냐 사업과 사용자의 사용편의성이 우선이냐를 놓고 항상 고민을 해야 하는 이유는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비즈니스 논리를 블록체인에서 구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토큰의 발행 주체가 중앙은행처럼 화폐의 발권력을 가짐으로써 수행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가치를 극대화하게 토큰의 메커니즘과 인센티브를 모두 고려해서 설계해야 한다...
...하위 테스트(Howey Test)란 ICO 토큰이 증권 상품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이의 유례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플로리다 주 소재 하위(Howey) 사 소송 건에 대한 미국 대법원 판례다...
...하지만 토큰이 쿠폰이나 포인트와 다른 점은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는 점과 사용할 의도가 없는 쿠폰과 포인트는 다른 거래 플랫폼에서 쉽게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AMA 세션이라는 말은 조금 낯설어서 찾아보았는데, 블록체인 쪽 비즈니스에서 많이(한국의 경우) 사용하더군요. 아무래도 사용자와 직접 대면하는 기술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향후 기술적 AMA(ASK ME ANYTHING) 세션은 개발팀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방식도 추천합니다.”...

작가들의 개인적인 의견이나 느낌도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주관적인 시점에서의 서술이라서 말이죠.

...암호화폐의 부작용에만 초점을 맞추거나 휘황찬란한 장밋빛 전망만을 남발하는 선입견 없이, 실제로 현장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하나의 도구로서 블록체인을 바라본다면 또 다른 숨겨진 가능성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 만사가 다 그렇듯이 항상 처음 생각처럼 돌아가지는 않는다...
...기술적인 내용보다는 사업적인 내용이 많았던 이유는 성공을 위해서는 사업에 기술을 맞춰야지, 기술에 사업을 맞춰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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