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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인사이드전통주

배상면주가 산사원은 어떻게 시작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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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양조장 SNS 기자단 3기 첫 번째 방문지는 배상면주가에서 운영하는 포천 산사원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다른 일정으로 참여하지 못했구요. 사실 산사원은 꽤 오래전부터 운영되었는데 애매한 거리때문에 아직도 가보지 못하고 있네요. 따로 시간을 내서라도 가보려 합니다.


처음부터 이름이 산사원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언론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전통술 박물관 '배상면 주가'라고 나와있네요. 배상면주가는 1996년 8월에 설립되었는데 그 해 11월에 박물관을 오픈합니다.

단지 보여주는 박물관이 아니라 '가양주학교'가 같이 운영되었다고 합니다.


1996년 8월 배상면주가 설립

1996년 11월 열린술도가 배상면 주가 (3층 건물)


동아일보 1997/10/26


원래는 음식점과 제조장, 박물관을 동시에 운영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규정 상 그렇게 하기 힘들었다고 하네요.

...원래는 음식점과 제조장 그리고 박물관을 동시에 운영하는 작고 독특한 양조장을 계획했으나, 우리나라 건축 관련 법규에 또 한번 가로막혀 음식점은 운영하지 못하게 되었던 것이다. 

음식점과 공장을 같은 건물 안에서 할 수 없다는 이상한 규제가 있어 좌절된 브루펍에 대한 아이디어는 영호의 사업 계획에 결정적인 궤도 수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했지만 영호는 이에 좌절하지 않았다...

...영호 내외를 포함한 4~5명의 인원으로 하루 수백 명의 손님을 맞으면서도 수입은 방문하는 관광객이 한두 병 사주는 술값이 전부였다. 월 수백만 원의 수입으로 거의 무료 봉사에 가까운 운영을 하자니, 국순당에서 독립하면서 영호가 자기 주식을 처분하여 마련한 돈이 바닥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 도전하는 삶은 향기없는 술이다. / 배상면


1998년 한겨레21 기사를 보면 역삼동에 전통술박물관을 오픈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실제 회사 연혁에 보면 전통술 전문점을 개점했다고 나오는데 아마 그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양한 술이 있으니 박물관을 겸한다는 의미가 아니었나 싶네요.


...지난 8월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배상면 주가(02-416-9727)는 ‘문화가 있는 술’을 내세운 이들 배씨 삼부자의 전통술 박물관이다. 낮에는 500여년 단절됐던 우리 전통 음료 10여가지를 맛보이고 밤에는 백하주, 활인18품, 흑미주, 천대홍주, 산사춘 등 전통술에 철따라 빚은 계절술(세시주)을 술지게미로 만든 안주를 곁들여 내며 조상들이 즐겼던 풍류를 되살린다. 연구, 교육, 양조, 관광의 네가지 기능이 복합된 문화공간인 셈이다...

http://legacy.h21.hani.co.kr/h21/data/L980817/1p9y8h02.html


당시 사진을 찾아보니 TV에 나온 장소를 소개해주는 cozytime 이라는 사이트 자료가 있더군요. 물론 해당 사이트는 이미 없어졌지만 ^^


https://web.archive.org/web/20020607232715/http://www.cozytime.co.kr/sub/main.asp?pn=contents&sn=1016&sm=3&cs=1




홈페이지에 나온 연혁을 보면 2002년에 포천 생산본동을 신축했다고 합니다. 산사원과 양조장을 같이 공사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2년 정도 휴관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002년에 재개관했다고 하지만 2002년에 재개관 소식을 알리는 뉴스를 찾을 수 없네요.

2000년 휴관

2001년 갤러리 착공

2002년 7월 포천 산사원 재개관


재개관 소식은 없지만 배상면 주가 다음 블로그(지금은 네이버 블로그만 운영합니다)에 2002년 당시 배영호 대표가 올린 글이 있네요.

...1996년 배상면주가를 설립하고 첫 3년 동안 저는 술도가 전통술 박물관장 노릇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공장에 차가운 기계 대신 우리 조상들이 술을 빚었던 물건들을 이곳저곳 쌓아두었습니다...

...비싼 골동품 수집은 엄두도 내지 못할 상황이었지만, 쌈짓돈을 털어 이렇게 하나둘식 모으기 시작한 물품들은 10여 년이란 세월 속에 '가치'를 지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1996년 포천에 공장을 차릴 무렵, 술을 만들어 판매하는 일 외에 우리의 전통을 알리고 이어가는 작업에 더욱 신경을 썻던 것 같습니다. 선배들이, 그리고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주기들은 그대로 유산이 되고 역사가 되고 전통이 되고 물려줄 것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고 시작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산사원 전통술 박물관'이었습니다...

http://blog.daum.net/soolsool/5414106


2011년 한경 인터뷰에서도 배영호 대표의 수집 에피소드가 실려져 있습니다. 저도 특정 작가의 책을 수집하는 습관(?)이 있는데 절판된 책을 발견하면 눈에 불꽃이 튀는 기분 알 것 같습니다.^^

...박물관에 가면 일제시대 조선 양조장에서 쓰던 양조기계 일습(一襲)을 볼 수 있다. 모터, 펌프, 저울 같은 간단한 도구는 물론 세미기(洗米機), 술밥냉각기, 주주기(注酒機), 여과기, 증류기, 술병마개기까지. 모두 합치면 40여점이나 되는 이 기계들은 술 제조 공정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빠짐없이 망라한다. 30여년 전부터 양조 관련 물건을 수집해온 배영호 배상면주가 사장(52)이 가장 아끼는 물건들이다. 산사원에 있는 전통술연구소에 1주일에 한 번씩 가는데 그때마다 배 사장은 박물관에 먼저 들러 이 기계들을 ‘문안’한다...

...배 사장은 홀연히 나타났다가 홀연히 사라진 ‘도인(道人)’ 같은 사람에게서 이 물건을 구했다. 회사를 창업한 지 얼마 안 돼 어려움이 많았던 1998년. 배 사장이 양조 관련 물건을 수집한다는 걸 어디서 들었는지 한 남자가 찾아와 이 기계들의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을 보자마자 눈에서 불꽃이 튀는 것 같았다”는 게 배 사장의 말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땅을 치며 후회할 것만 같았다. 결국 5000만원을 주고 물건을 사고야 말았다. 당시 배 사장이 가지고 있던 거의 전 재산이었지만 그런 걸 따질 겨를이 아니었다. 그날 밤 배 사장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큰 돈을 쓴 게 걱정돼서가 아니라 기계를 손에 넣은 게 뿌듯해서였다...

...배 사장이 산 일습은 한국 양조장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물건이다. 조선시대에는 양조장이 없었고 모두 가양주(家釀酒) 같은 음성적 형태로만 술을 빚었다. 사대부들이 ‘양식으로 술을 만드는 것은 부도덕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일제가 양조업을 허가제로 만들면서 한국에 처음 양조장이 생겼다. 당시 양조업자들이 일본에서 기계를 수입해 양조장을 차렸다. 배 사장이 모은 일습도 당시 양조업자가 일본에서 수입한 것이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1122578171


2007년에는 양재동 우곡빌딩 1층에 산사원을 오픈합니다. 현재는 느린마을 양조장으로 바뀌었지만 초기에는 전시 공간으로 사용했던 것 같네요.

http://blog.daum.net/soolsool/5414106


배상면 주가 홈페이지에 올라온 연혁은 2008년까지만 기록이 있어서 ㅠㅠ

다른 자료를 보면 2009년 10월에 일반인 대상 정식 개관을 했다고 합니다. '행복이 가득한 집' 기사를 보면 한옥 건축은 정태도 대목, 정원 설계는 가든 디자이너 안상수님이 담당했다고 하네요.

...지난 10월 경기도 포천 배상면주가에 전통술 문화 체험관 ‘산사원’이 문을 열었다. 온화한 운악산이 포근하게 품어주는 4천 평 규모의 대지 위에 자리한 산사원은 말하자면 한국형 전통술 와이너리다. 산사원은 크게 다섯 채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어른 서넛도 들어앉을 수 있을 것 같은 거대한 술항아리 5백여 개가 들어서 있는 ‘세월랑’. 우리 농산물로 만든 전통술을 숙성시키고 저장하게 될 술도가다. 세월랑에서 바라보면 마당을 가운데 두고 정면으로 ‘우곡루’가 서 있다. 사찰의 누각 형태 불이문을 차용한 것으로 2층 누각에 올라 바라보면 운악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세월랑이 장관을 이룬다. 마당을 가운데 두고 왼쪽으로 연못과 함께 정자 ‘취선각’, 오른쪽으로는 근대 양조장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부안당’이 자리하고 있다. 사찰에서 불이문을 지나면 대웅전을 만나듯 우곡루를 지나면 반듯한 한옥이 한 채 눈에 들어온다. ‘자성제’라 이름 붙은 한옥은 전통술과 음식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게스트 하우스로 활용할 계획이다. 

배영호 대표가 산사원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은 2년 전이다. 그러나 그가 포천에 처음 둥지를 튼 것은 14년 전인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지, 형님과 함께 시작한 국순당에서 독립한 후 포천으로 들어와 배상면주가를 세웠다. 일부러 발전 가능성이 낮은 땅을 찾아들었다. 개발 가능성이 없어야 앞으로도 ‘술 빚기 좋은’ 청정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기에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을 찾아 이곳으로 왔단다. 프랑스 코냐크 지방처럼 포천을 우리 전통술의 고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안고서 말이다. 이곳에서 처음 3년 동안 그는 술도가 사장이라기보다 전통술박물관장 노릇을 하고 살았단다. 그동안 모아온 전통술 관련 자료를 정리해 작은 박물관도 만들어놓고 무료 시음과 세시주 행사를 벌이며 손님을 맞이하고는 했다. 전통술을 공부하며 새로운 술을 개발하던 그 시절, 그는 이미 산사원의 밑그림을 차근차근 그려가고 있었다...

http://www.design.co.kr/section/news_detail.html?info_id=50001&category=000000060002


참우리 건축협동조합에 포트폴리오가 올라와 있습니다. 부안당은 부안의 만석꾼 창고를 그대로 옮겨 지은 한옥이라고 합니다. 전주에도 비슷하게 다른 곳에 있던 한옥을 옮긴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http://chamooree.com/post/poceon-baesangmyeonjuga-sansaweon


가든 디자니어 안상수 인터뷰

http://www.design.co.kr/section/news_detail.html?info_id=47391


최근 산사원 내 우곡메모리얼홀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느린마을 양조장 설계를 했던 오퍼스+모노솜에서 담당한 듯 하네요.

http://blog.naver.com/opus_monosom/220442155108


* 음 어쩌다 보니 산사원의 히스토리를 들여다보는 글이 되어버렸네요. 간단한 소개가 목적이었는데 ㅠㅠ 산사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산사원 사이트에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절기마다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다르니 미리 확인을 하셔야 할겁니다.

(팝업창으로 프로그램 소개가 올라오기 때문에 팝업 차단을 해제하시거나 공지사항을 확인해주세요).

http://www.sansawon.co.kr/

http://bsmbrewery.co.kr/


* 양재동 배상면 주가에서도 술빚기 체험 프로그램은 진행합니다. 별도 안내를 참고하시구요.


* 성인은 관람료를 내고 미성년자는 관람료가 없습니다. 말은 관람료인데 사실 시음과 미니어쳐 제공 등의 비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연히 미성년자는 시음을 하지 못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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