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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블로그

클라크는 칼라에게 이 얘기를 못이 박이도록

클라크는 칼라에게 이 얘기를 못이 박이도록 했고 그때마다 칼라는 그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그는 막무가내였다.
런어웨이 | 앨리스 먼로 저/황금진 역

 
이 문장을 읽고 "박이도록"은 무슨 표현이지, 이것도 오타 아닌가 싶었지만, 생각보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출판사는 이런 눈에 띄는 오타는 흔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박이다"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데 비슷한 내용입니다.

1. 버릇, 생각, 태도 따위가 깊이 배다.
2. 손바닥, 발바닥 따위에 굳은살이 생기다.

 
예문을 살펴보면 "못이 박인"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마디마디 못이 박인 어머니의 손.

 
"굳은살"이라고 했는데 왜 "못"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싶어, 다시 찾아봅니다.
 
"못"은 우리가 알고 있는 " nail" 말고 굳은살( callus)이라는 의미도 가진다고 합니다.

주로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생기는 단단하게 굳은살. 물건과 접촉할 때 받는 압력으로 살갗이 단단하게 된다.

 
"귀에 딱지가 앉다"라는 표현도 많이 쓰는데 이 표현과 같이 보면 "못"이 "굳은살"의 의미로 주로 쓰였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중앙일보 2020년 [우리말 바루기] 기사를 보면 "귀에 못이 박히다"라는 표현이 관형구지만 적절한 표현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아무리 자주 듣는 얘기를 나타냈다 해도 ‘귀에 못이 박혔다’는 표현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못’ 역시 쇠가 아니라 굳은살을 나타내는 ‘못’이라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자주 닿는 곳에 굳은살이 박이듯 너무 자주 들어 귀에 굳은살이 생길 정도라는 의미이므로 똑같이 ‘귀에 못이 박이다’ 형태로 쓰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다. 
일본에도 이와 비슷한 표현이 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기도 한다. ‘耳(みみ)にたこができる’로, 역시 ‘귀에 못이 박이다’는 뜻을 갖고 있다. 여기에서 ‘못’은 쇠못이 아니라 굳은살(たこ)이다. ‘귀에 못이 박이다’는 우리 표현도 이것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950481

 
귀에 못이 박힌다는 이미지를 찾아보면 이미지를 만드는 이들도 흔히 쓰는 표현이지만 이건 무슨 이미지일까 싶은 느낌입니다.
이게 자주 이야기해서 그만 좀 해라 뭐 그런 의미인데, 못을 여러 번 귀에 박히게 하려니 이미지가 애매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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