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다큐 '뜻밖의 여정' 3화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윤여정 배우가 좋아하는 글귀라며 전해주는데 아마 김훈 작가의 에세이에서 보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찾아보면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제목의 책에서 나온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책으로 출간된 적은 없고 조선일보 '아무튼, 주말' 코너에 김연수 작가와 함께 죽음을 다룬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제목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였네요.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4/2019061401737.html
하지만 이 글에는 '공짜', '정답', '비밀'이라는 단어는 나오질 않습니다. 누군가 이 글을 인용하며 잘못 전달한 걸까요?
이 글을 인용한 글 중에서 '[덕화만발'德華滿發']윤회전생'이라는 글을 찾았습니다. 덕산 김덕권이라는 분이 쓴 글입니다.
http://www.nanumilbo.com/sub_read.html?uid=20199
인용의 시작은 좋습니다. 하지만 인용이 끝나는 지점이 애매합니다.
김훈 작가의 글은 '결국은 가볍다'라는 문장으로 끝납니다. 하지만 김덕권 님의 인용은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다른 글로 이어집니다.
김덕권 님이 인용을 끝내는 지점을 잘못 체크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글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하여간 '나는 행복한 사람' 이후의 글은 출처를 확인할 수가 없네요.
그리고 인용을 마치고 '어떻습니까?'로 시작하는 글을 이어갑니다. 인용에 대한 언급이 없으니 김덕권 님이 쓴 글이나 아니면 다른 곳에서 돌아다니는 글일 겁니다.
근데 희한하게도 이 글이 복제되면서 '소설가 김훈(74세)의 글' 등의 제목으로 여기저기 게시가 되어 있습니다. 그중 하나를 비교해보면 김덕권 님의 글과 거의 같은데 '세상에는 없는 3가지'라는 것이 갑자기 들어갑니다.
김훈의 글이라는 이야기가 없더라도 '세상에 없는 3가지'에 대한 글은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리더를 위한 한자 인문학'이라는 2016년에 나온 책에도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런 인문학 책의 특성상 저자가 한 이야기는 아닌 듯하고 어디선가 인용한 내용이겠죠.
자 그럼 정리
* 김훈 작가가 2019년에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글을 쓰긴 했지만 '세상에 결코 없는 3가지' 따위의 말을 남긴 적은 없습니다.
*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다시, 연필로 쓰기'라는 김훈 산문 모음이 있는데 글 중에 '말년(末年)'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살짝 비슷하지만 다른 내용의 산문입니다.
https://cafe.naver.com/mhdn/158866
* 조만간 김훈 작가의 신간이 나온다고 합니다 ^^
6월 1일 서울 도서전 행사장에서 가장 먼저 구입할 수 있다고 하는 걸 보면 6월 초에는 서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