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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블로그

아무리 흐린 먹물이라도 가장 훌륭한 기억력보다 낫다.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에 인용된 문구라고 합니다. 한국어 번역문이 서평이나 블로그 글에 실리면서 많이 인용되는 것 같습니다.

영어 원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The palest ink is better than the best memory.

 

 

20세기 초에 중국에서 활동한 선교사가 쓴 책을 통해 처음 영어로 번역되었다고 합니다. 아서 헨리 스미스(Arthur H. Smith)의 책  'Proverbs and Common Sayings from the Chinese'에 쓰인 표현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마 이 문장이 간단하게 줄어들면서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에 인용된 영문 표현이 된 것 같습니다. 

The palest ink is better than the most capricious memory

 

중국에서 사용하는 표현도 속담이다 보니 원본 출처가 있는 것은 아니고 여러 형태로 변형되어 전해집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好記憶 不如赤筆

한국어로 풀어보면 "좋은 기억력도 직접 쓴 글씨만 못하다"입니다. 한자 표현 중에서 마지막 赤筆(적필)은 붓으로 직접 적은 글씨나 메모를 뜻한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이 속담을 인용하면서 희미한 잉크라는 표현 때문에 "기록"이 중요하다고 표현하는데, 중국에서는 그보다 손으로 직접 쓴 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희미한 잉크라는 것은 쓴 글이 희미해지는 그런 상황을 표현하는데, 원래 중국 속담은 글을 쓰는 도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렇게 블로그에 남기는 글 따위가 아니라 직접 글을 쓰면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표현으로 好记性不如烂笔头 가 있는데, 여기서 烂笔头(란필두)는 직역하면 '다 닳아빠진 짧은 붓'의 의미라고 합니다. 아마 흐린 먹물(palest ink)이라는 표현은 이를 해석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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