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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블로그

The Summer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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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트 베닝, 조디 포스터 주연의 영화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에 시 한 편이 등장합니다. The Summer Day 우리말 번역으로는 여름날입니다. 메리 올리버(Mary Oliver)라는 미국 시인의 대표적인 시라고 합니다. 극 중에서 다이애나의 어머니가 남긴 유품 중에서 시집을 찾아 보니와 이야기를 하면서 처음 등장하는데 보니는 듣자마자 매리 올리버라고 답하는 걸 보면 꽤 잘 알려진 시인 듯합니다.

한국에서는 류시화 시인이 번역해서 소개한 것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책으로 출판된 것은 마음산책에서 출판된 민승남 번역가의 번역인데 워낙 류시화 시인의 번역이 많이 퍼져 있어서 ^^

 

그래서 3가지 번역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넷플릭스 번역에서는 "Tell me"라는 문장의 내용이 빠져있습니다. 아마도 극의 흐름 상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이애나와 보니의 마음이 변하는 과정에서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겠죠.

 

(원문)
Tell me, what else should I have done?
Doesn't everything die at last, and too soon?
Tell me, what is is you plan to do
With your one wild and precious life?

(넷플릭스 번역)
내가 달리 무엇을 했어야 하는가?
결국엔 모든 것이 이르게 죽지 않는가?
격정적이고 귀중한 한 번뿐인 삶을 
어떻게 쓸 생각인가?

(민승남 번역)
말해봐, 내가 달리 무엇을 해야 했을까?
결국 모두가 죽지 않아? 그것도 너무 빨리?
말해봐, 당신은 이 하나의 소중한 야생의 삶을
어떻게 살 작정이지?

(류시화 번역)
말해 보라, 내가 달리 무엇을 했어야 하는가?
결국엔 모든 것이 죽지 않는가, 그것도 너무 일찍?
말해 보라, 당신의 계획이 무엇인지
당신의 하나뿐인 이 야생의 소중한 삶을 걸고
당신이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The Summer Day (Mary Oliver, House of Light)
Who made the world?
Who made the swan, and the black bear?
Who made the grasshopper?
This grasshopper, I mean-
the one who has flung herself out of the grass,
the one who is eating sugar out of my hand,
who is moving her jaws back and forth instead of up and down-
who is gazing around with her enormous and complicated eyes.
Now she lifts her pale forearms and thoroughly washes her face.
Now she snaps her wings open, and floats away.
I don't know exactly what a prayer is.
I do know how to pay attention, how to fall down
into the grass, how to kneel in the grass,
how to be idle and blessed, how to stroll through the fields,
which is what I have been doing all day.
Tell me, what else should I have done?
Doesn't everything die at last, and too soon?
Tell me, what is is you plan to do
With your one wild and precious life?

 

여름날 (민승남 역, 마음산책, 메리 올리버 시선집 기러기 중에서)
누가 세상을 만들었을까?
누가 백조를, 검은 곰을 만들었을까?
누가 메뚜기를 만들었을까?
이 메뚜기 말이야-
풀숲에서 튀어나온,
내 손에 든 설탕을 먹고 있는,
턱을 위아래가 아니라 앞뒤로 움직이고 있는-
커다랗고 복잡한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이제 메뚜기는 창백한 팔을 들어 얼굴을 꼼꼼히 닦고 있어.
이제 날개를 활짝 펼치더니 날아가버려.
난 기도가 정확히 무언지 몰라.
어떻게 주목하고, 어떻게 풀숲에 쓰러지고,
어떻게 풀숲에서 무릎 꿇고,
어떻게 빈둥거리며 축복을 누리고,
어떻게 들판을 거니는지는 알아.
그게 내가 종일 해온 일이지.
말해봐, 내가 달리 무엇을 해야 했을까?
결국 모두가 죽지 않아? 그것도 너무 빨리?
말해봐, 당신은 이 하나의 소중한 야생의 삶을
어떻게 살 작정이지?

 

여름날 (류시화 역, 페이스북 아침의 시 66)
누가 세상을 만들었을까?
누가 백조를 만들었을까, 그리고 검은 곰은?
누가 메뚜기를 만들었을까?
바로 이 메뚜기, 방금 풀밭에서 튀어나와
내 손바닥의 설탕을 먹고 있는 이 녀석을
위아래가 아니라 앞뒤로 턱을 움직이며
엄청나게 크고 복잡한 눈으로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이 녀석을
이제 메뚜기는 연한 색 앞다리를 들어올려
얼굴을 철저히 닦고 있다
그러고는 재빨리 날개를 펼쳐 멀리 날아간다
나는 기도가 무엇인지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어떻게 주의를 기울이고
어떻게 풀밭에 주저앉아 무릎을 꿇는지
어떻게 한가롭게 노닐며 축복받는지
어떻게 들판을 산책하는지는 안다
그것이 내가 오늘 하루종일 한 일이었다
말해 보라, 내가 달리 무엇을 했어야 하는가?
결국엔 모든 것이 죽지 않는가, 그것도 너무 일찍?
말해 보라, 당신의 계획이 무엇인지
당신의 하나뿐인 이 야생의 소중한 삶을 걸고
당신이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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