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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블로그

갯마을 차차차 감리 할머니 상여는 왜 흰색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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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대본집에서는 상여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는 없습니다. 상여행렬이 "장엄하고 아름답다" 정도만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회에 등장한 상여를 보면 화려한 꽃상여가 아닌 흰색 상여입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화장"에서도 흰색 상여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건 영화적인 상상이라 검은색과 대비되는 색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첫 그림을 인상 깊게 하기 위해서 상여가 가는 곳으로 하얀 모래밭을 골랐다. 그리고 그런 장소를 지나가는 상여꾼이나 죽음을 흰 옷이나 삼베옷이 아닌 검은 옷으로 표현함으로써 죽음을 강력하게 심고자 했다.
https://sports.donga.com/ent/article/all/20150317/70173606/2

 

상여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지만 고인과 유족의 뜻을 존중한다고 합니다. 2007년 유학자 화재(華齋) 이우섭(李雨燮) 선생의 장례가 있었는데 이때도 흰색 상여를 사용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은은했던 것은, 그 은은함으로 인해 가장 빛났던 것은 고인의 흰 상여였다. 고인을 모신 상여는 흰색이었다. 그밖에 어떤 색도 넣지 않았고 장식은 극도로 절제했다. 상여는 말없이 말했다. 선비이며 큰 유학자로 평생을 보내고 조용히 떠나는 고인의 삶을. 시사여귀(視死如歸). 신명을 다해 살았으니, 죽는 것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일에 지나지 않았다...
...임용순 호상은 "유림의 장례에서는 (엄격하게 절차만 강조하기보다) 고인과 상주의 뜻이 중요하다"며 "보통 쓰는 꽃상여가 아니라 흰 상여로 한 것은 선비로서 깨끗한 삶을 살았던 고인이 생전에 그런 뜻을 나타냈고 상주들이 그런 뜻을 받아 모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070806.22006203409 

 

감리 할머니의 상여도 어떻게 보면 고인의 검소한 삶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김영옥 배우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한 이야기처럼 요즘에는 상여를 보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죠.

 

상여는 지금의 운구차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갯마을 차차차에 나온 상여는 겉으로 보여는 형태로 보아 1회용 상여입니다. 예전에는 집처럼 나무로 만든 상여를 사용했는데 보통 마을 단위로 상여를 만들고 관리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마을 단위로 상여 하나를 준비해 최소 몇 십 년에서 한 세기가 넘도록 반영구적으로 공동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때 만들어진 상여들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무를 깎아 정교하게 색칠을 하거나 문양을 그려 넣고, 알록달록한 천(헝겊)에 상징적 문양을 수놓거나 덧대어 연결하는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나무는 물론 천들도 짜 맞추기 방식으로 제작되어 필요할 때는 아귀를 맞추어 조립해 사용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하나하나 분해하여 보관하였습니다...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상여니 애지중지 간직하고, 간혹 손상되면 보수하고 덧대가며 사용하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등장한 것이 1회용 꽃상여입니다. 꽃상여는 시신의 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체대만 나무로 되어 있고 나머지 부분들은 얇은 색종이 조화나 비닐로 되어 있습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13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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