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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막걸리를 만나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밝은세상 영농조합에서 빚는 호랑이 배꼽 막걸리를 처음 만난 것은 2014년 모 여행 박람회였네요. 독특한 맛이 인상적이어서 집에 돌아와 바로 택배 주문을 했었나 봅니다. 다른 막걸리와 다르게 탄산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부드럽게 넘길 수 있어서 밥과 함께 먹기에 딱 좋은 막걸리였습니다.


호랑이 배꼽 막걸리를 빚는 모습은 전형적인 양조 공간이라기보다는 문화 공간 내에 술을 빚는 장소가 함께 하는 모습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발효문화를 배우고, 공연을 하는가 하면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공간이었습니다. 2018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되기 전에도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공간이었답니다.



호랑이 배꼽 막걸리의 라벨에 그려진 그림은 이계송 전 대표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판매된 작품이라, 실물을 볼 수는 없습니다. 초기 라벨은 작품을 그대로 작은 크기로 담았는데, 2013년 즈음부터 지금의 형태로 호랑이 형태를 재편집한 이미지를 배치하고 있습니다. 지역 내 미술 작가나 고미술 작품을 라벨로 사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본인의 작품을 라벨로 사용하는 것은 호랑이 배꼽 막걸리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http://happyengineer.tistory.com https://blog.naver.com/hslee1943/130101599842


밝은세상 영농조합은 평택항과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바다가 바로 보이지는 않지만, 서해대교의 모습이 양조장 입구 쪽으로 살짝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곳에 비해 바람이 무척 강한 편입니다.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것이라 하더군요. 예전에는 마을 앞에 작은 포구가 있었다고 합니다. 



양조장 건너편에 있는 집은 1940년대 지은 집입니다. 나무의 쓰임이 고르지 못하고 두껍지 않은데, 당시 목재를 구하기 힘들어서 이곳저곳에서 목재를 구해 집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정미소를 하던 집이라 이 정도의 집을 지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48년생 이계송 화백은 이곳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집의 생김새가 독특해서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정봉이네가 복권에 당첨될 때 살던 집으로 등장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요즘은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이벤트로 즉석복권을 주고 당첨이 되면 막걸리를 선물로 준다고 합니다.



이 공간의 또 하나의 특징은 지하수입니다. 화강암 지대 위에 지은 집이라 지하수를 개발하기 힘들었는데 30년 전에 꽤 큰 비용을 지급하고 지하수를 개발했다고 하네요. 덕분에 지금까지 좋은 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호랑이 배꼽 막걸리는 이 지하수로 빚어냅니다. 지하수라는 것이 맛이 없는 것이 바르다고 하지만, 도시에서 마시는 생수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런지, 막 담은 지하수의 맛이 달달하게 느껴지더군요. 호랑이 배꼽 막걸리의 독특한 부드러움에 지하수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한다고 생각되네요.



양조 공간은 노란색 문이 인상적입니다. 오방색(五方色) 중 가운데 위치한 색이 황(黃, 노랑)색입니다. 땅을 의미하는 색이죠. 호랑이 배꼽 막걸리의 라벨도 노란색인데, 양조장의 중심 색상을 노란색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간 자체가 좁은 것은 아니지만, 생산량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2010년부터 막걸리를 빚기 시작했는데,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기 때문에, 규모를 키우지 않고 예전과 비슷한 규모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발효용기가 8개입니다. 아직은 공간을 넓힐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호랑이 배꼽 막걸리는 고두밥을 만들지 않고 생쌀과 현미를 갈아서 사용합니다. 정미소를 하던 집이라 다양한 곡물을 갈아서 술을 빚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생쌀을 사용하는 술 빚기를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숙성 공간에는 따로 난방이나 냉방 장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흙벽돌을 사용해 어느 정도의 온도는 유지해주기 때문이기도 하고, 술이라는 것이 자연의 변화를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호(笑虎)라는 이름으로 올해 출시한 증류주는 겨울에만 내리는 술이라고 합니다. 9월에 수확한 햅쌀로 술을 빚고 100일 숙성 후 맑은 술만 떠서 1-2월에 술을 내립니다. 증류기는 직접 만든 중탕 방식의 증류기를 사용하고 2-3년 정도(56도는 3년, 36.5도는 2년) 숙성 후 시판한다고 하네요. 올해 판매한 술은 2014년, 2014년 가을에 빚은 술이죠. 56도 제품에는 이계송 화백의 그림이 라벨로 담겨 있습니다. 원작도 양조장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소호 증류주의 또 하나의 특징은 물을 타지 않습니다. 증류하는 과정에서 바로 도수를 맞추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생산하는 용량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이지요.



36.5도 제품은 병에 라벨이 없는 대신 병뚜껑을 덮는 테이프에 그림을 새겨놓았습니다. 12개의 테이프를 이어보면 하나의 작품이 나온다고 합니다. 박스 패키지도 12개 세트로 판매하는데, 1년 12달을 의미하는 세트입니다. 일반 구매보다는 기업에서 선물용으로 구매 문의가 많다고 합니다. 증류주 패키지의 스타일은 호랑이 배꼽 막걸리와는 확 달라진 모습인데, 모 글로벌 기업에서 디자인을 하던 큰딸 이혜범 님이 직접 디자인을 했다고 합니다. 지난 10월 양조장 대표가 작은딸 이혜인 님으로 바뀌었는데, 좀 더 공격적인 디자인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호랑이 배꼽 막걸리는 홈페이지 또는 네이버 스토어에서 주문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호랑이 배꼽 막걸리 350mL 제품이 인기인듯 합니다. 혼자 마시기 딱 좋은 딱 좋은 크기입니다.

http://www.tigercalyx.com/

https://smartstore.naver.com/tigercalyx


* B컷 모음


다른 분들이 올리는 양조장 사진을 보고 양조 공간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저 건물은 양조 공간은 아니고 시음, 전시, 식사를 위한 공간입니다. 



양조장 지붕 너머로 보이는 철제 공예 작품이 보이는데 일본 작가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호랑이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바람에 따라 빙글빙글 돌아가는 녀석이라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전체 모습을 볼 수 없다고 하네요.



증류 설비가 투박해 보입니다. 이계송 화백이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많은 양을 증류하는 것이 아니기에 이 정도 설비로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증류한 술은 따로 여과기를 사용하지 않고 숙성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여과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꽤 오랜 시간과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증류주입니다.



준치 김치라고 합니다. 얼마 전 방영된 "폼나게 먹자"라는 프로그램에서 이계송 화백의 사모님인 이인자 명인이 소개한 김치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준치를 구할 수 없어서 밴댕이를 사용한다고 하네요. 막걸리 안주로는 정말 최상의 맛이 아닌가 싶습니다. 쉽게 먹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요.



양조장 앞에 커다란 나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을에서도 가장 큰 나무라 지금도 마을 분들이 쉬어가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가을에 잎이 떨어질 때는 낙엽 치우는 것이 큰일이라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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