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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불안] 불만족과 질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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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 6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은행나무

책을 읽을때는 부담없이 읽긴 했지만, 그 편안함이 저자가 언급하는 이야기에 대해 잘 몰라서 그냥 넘어가버리면서 느끼는 편안함인지 정말 쉬운 이야기라서 그런것인지는 좀 모호합니다.


책에서는 여러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그 중에서 불안에 빠지는 원인 중 하나로 "비교"라는 개념을 꺼냅니다. 이런 이야기는 사실 오래전부터 전해오던 이야기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 역시 같은 수준의 사람들이 뭔가 극적인 변화가 생겼을때(또는 작은 변화라도) 그로 인해 불안에 빠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 -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 받는 그 느낌- 이야말로 불안과 울화의 원천이다. 키 작은 사람이라 해도 고만고만한 사람들 사이에 살면, 키 때문에 쓸데없이 괴로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집단의 다른 사람들의 키가 약간이라도 더 자라면, 갑자기 불안에 빠지고 불만족과 질투심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키가 1밀리미터라도 줄어든 것이 아닌데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사회가 더 위험하다는 언급도 얼핏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른 측면이지만 최근 민주주의의 종결이라는 언급이 나오는 것을 보면 민주주의라는 개념 자체가 이상적이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불평등이 사회의 일반 법칙일 때는 아무리 불평등한 측면이라도 사람들 눈길을 끌지 못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대체로 평등해지면 약간의 차이라도 눈에 띄고 만다. 그래서 풍요롭게 살아가는 민주사회의 구성원이 종종 묘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평온하고 느긋한 환경에서도...


이런 비교는 초월적인 존재가 나타나면서 의미가 사라지게 됩니다. 물론 이론적인 것이고 온전하게 초월적인 존재에 의지하고 바라보아야 가능한 일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것 같으면서도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는 것이 함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적 위계 내에서 우리가 하찮다는 느낌은 모든 인간이 우주 안에서 하찮다는 느낌 안에 포섭되면서 마음에 위로를 얻게 된다.

우리 자신이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느낌은 우리 자신을 더 중요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누가 우리보다 몇 밀리미터 더 큰가 하는 관심은 우리보다 10억 배 큰 것들, 우리가 감동을 받아 무한, 영원 또는 단순하게 또 어쩌면 가장 유용하게 신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힘에 대한 경외감에 밀려나게 된다.


Photo by José Martín Ramírez C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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