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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낯익은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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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 8점
한근태 지음/미래의창


저자의 경험과 다양한 자료의 인용을 통해 고수란 어떤 존재인가를 살펴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인용된 내용만 늘어놓았다면 감동이 없겠지만 이 책은 모든 이야기가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술술 이어져 있습니다.


몇 가지 인상적인 문구만 남겨봅니다. 중간중간 발췌한 내용이라 이어지는 내용은 아니라서 이 글만 보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비행기는 날아오를 때 80퍼센트의 연료를 소비한다. 하지만 일단 날아오르면 그렇게 많은 연료가 필요하지 않다. 매일 생각만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에겐 변화는 오지 않는다. 우선 저질러야 한다. 다소 준비가 미흡해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회사 안에서도 계약직처럼, 외주업체 직원처럼 일해야 한다. 하루하루 먹고 사는 문제에 긴장을 느껴야 한다. 스트레스와 압력은 필수적이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상태에서는 절대 고수가 될 수 없다. "두 개의 화살을 갖지 마라. 두 번째 화살이 있으면 첫 번째 화살에 집중하지 않는다. 가장 무서운 것은 술에 취하는 것과 현 상황에 안주하는 것이다." 교토 상인들의 계명이다.


감성을 연마한다는 것은 결국 직감을 단력하는 것이고 직감을 위해서는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다. 얼마나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읽었느냐가 관건이다. 지식과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중국 최고의 명문 칭화대의 교육 이념 중 하나는 '문리삼투文理渗透'이다. 문과적인 것과 이과적인 것이 서로 반응하고 교감하는 인재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자칫하면 시야가 좁아지기 쉽다. 자기의 좁은 시각으로 넓고 다양한 세상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전문가의 저주라는 말이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 한 분야의 고수가 되려면 다른 분야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한다. 현재 우리가 만나는 문제 중에 간단한 것은 거의 없다. 그런 문제는 이미 다 해결했다. 남은 것은 모두 복잡한 문제뿐이다. 통섭의 접근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공부를 위해서는 지식의 양보다 자신을 진정으로 비울 수 있느냐는 것이 중요하다. 배움에 있어 가장 불리한 것은 겸손을 가장한 자기비하, 이미 획득한 지식에 갇혀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직성이다. 지식의 양이 많건 적건 비움은 배움의 필수적 조건이다. 끊임없이 비울 수 있어야 큰 앎이 흘러들 수 있다.


해외 출장은 출장 가서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출장 가기 전에 조사를 끝내고 현지에 가서 확인하는 것이다. 회사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출장이 되려면 출장 전에 미리 자료 조사를 통해 보고서의 줄거리를 잡고 출장을 가서는 미지의 세계를 파악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조사 목표를 정해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이렇게 조사를 하면 출장 때마다 한 건 건질 수 있다.


만약 이병철 회장이 관리를 대충했다면 오늘날 삼성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그는 디테일에 관한 한 입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다. 작은 시그널에서 큰 징후를 읽는 능력을 지녔다. 그가 공장을 방문할 때 세 가지를 봤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현장의 청결 상태, 공장 앞 나무들의 건강 상태, 기숙사의 정리정돈 여부, 그 정도 보면 현지 직원들의 정신 상태, 충성도, 만족도 등을 어느 정도는 눈치챌 수 있었다.


불필요한 신문과 잡지도 정리하라. 우리는 몰라도 되는 사실을 너무 많이 알고 있다. 사실 몰라서 손해를 보는 것보다 알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경우가 훨씬 많다.


주변에서 삶이 지루해졌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뭘 해도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이렇게 얘기해 주고 싶다. "세상이 지루해진 것은 아니다.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세상이 지루해진 것이 아니라 당신의 호기심이 사라졌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무실 내 사진이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가족사진을 걸어놓은 사람은 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직원들과 워크숍 가서 찍은 사진이 가운데 있으면 회사 일에 우선순위가 있는 사람이다. 최고 권력자와 찍은 사진을 크게 확대해 걸어 놓은 사람은 권력 지향적이다. 자신이 나왔던 각종 신문기사로 벽을 도배한 사람은 자기 과시욕이 강한 사람이다. 자신이 얼마나 잘 나가는지 보여 주고 싶은 것이다.


순서도 중요하다. '오마카세お任せ'라는 일본말이 있다. 요리사에게 모든 걸 맡기겠다는 뜻이다. 초밥 먹는 순서가 그렇다. 흔히 초밥은 담백한 것에서 시작해 맛이 진한 쪽으로 먹는다고 알고 있다. 전체적으로 진한 맛으로 가는 게 맞지만 오르내림이 있어야 한다.


"항공항적으로 꿀벌은 날 수 없다. 그러나 꿀벌은 그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계속 날아다닌다." 메리 케이 애쉬의 말이다. 미래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미래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 핵심에 있는 것이 바로 긍정성이다.



직관은 개안이다. 그동안 쌓인 지식과 경험이 문제와 결합되어 어느 날 갑자기 눈앞이 환해지는 경험이다. 이런 것을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고 한다. 직관은 데이터로 보여줄 수 없다. 복잡한 과정이 머리를 통해 순간적으로 나온다. 그동안 고민했던 모든 것이 순간적으로 통합되면서 최적의 결론이 도출되는 것이다. 이것은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니다. 현장을 잘 알고 수많은 자료를 꼼꼼히 분석한 뒤 깊은 고민 끝에 찾아오는 선물이다.


하지만 느슨한 인맥은 다르다. 많은 것이 다르고 노는 물이 다르다. 그는 나를 객관적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내가 모르는 내 잠재력을 읽을 수도 있다. 이쪽에서는 흔한 스펙이지만 그 동네에서는 희소 자원일 수도 있다. 이런 면에서 오히려 강한 인맥은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한 사람을 만나도 진정으로 만나고 싶다 .제대로 사귀고 싶다. 핵심은 그런 마음이다. 내가 내 이웃을 마음으로 보지 않고 눈으로만 보면 내 이웃도 나를 그렇게 볼 것이다. "낯익은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소설가 최인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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