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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중학생, 아빠가 필요한 나이] 나 어릴 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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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아빠가 필요한 나이 - 8점
박미자 지음/들녘


나 어릴 적에는 그냥 추억을 기억하는 단어일뿐 자녀와의 관계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성인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것은 기억하고 싶은 부분만 이야기하기 때문에 자신도 그런 시절을 겪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자신이 겪었던 사춘기와 자녀의 사춘기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 별 준비없이 이를 지나가려 하는데 어느 정도는 학습이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이 책의 경우에는 아빠와 중학생이라는 것에 이야기를 맞추다 보니 좀 더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이야기를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이 책 한권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는 어렵고 사춘기에 대한 개념적인 설명을 담고 있는 책을 같이 읽으면 좋을 듯 합니다.


물론 지식만으로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무작정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테니 말이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빠와 자신과의 관계를 엄마와 자신과의 관계보다 사회적이고 객관적인 위치에 놓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엄마는 자신과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감정적이고 맹목적인 애정을 나누는, 좋게 말하면 진한 친밀감이 형성되어 있는 관계입니다.

반면 아빠는 일상생활을 함께 보내기는 하지만 엄마보다는 좀 더 자신을 객관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답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빠의 애정 표현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지지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아빠들은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감정을 공유하기보다는 아빠가 말을 하고 아이는 듣기를,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함께 나누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아빠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많은 아빠들은 아이를 통해 자부심을 느끼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아이보다는 아이의 성과, 남들의 눈에 보이는 아이의 태도, 겉모습 등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아이가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지보다 아이가 자신의 체면을 세워줄 만한 행동을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더 신경을 씁니다.


인터넷 매체에서 생겨난 '중2병'이라는 용어는 사춘기 아이들이 자신들의 성장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표현은 자신의 성장과정에 자부심을 느끼고 스스로를 사랑해야 할 아이들의 자존감을 깎아내릴 수 있습니다.


중학생 아이들은 무슨 말을 듣든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만을 중심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더라도 자신이 관심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기억하기 때문에 나중에 확인해보면 말한 사람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때가 많습니다. 이때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며 답답해하기보다는 성장기의 특징으로 이해해주는 관용이 필요합니다.


언어능력이 발달한 여학생들은 생각하는 바를 직설적으로 표현합니다. 어른들과 대화할 때도 말꼬리를 잡는 일이 다반사이며 실수로 잘못된 낱말이라도 썼다가는 그것을 빌미로 얄밉게도 공격을 합니다.


사람은 일생 동안 삶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순간마다 이 두 글자를 외치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특히 중학생 시기는 "내가!"라는 외침에 어느 때보다도 가장 강력한 열정이 깃들어 있는 시기입니다. 앞으로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는 토대를 만들어가야 할 발달과제를 중심으로 볼 때 그런 열정을 가지는 것은 매우 고마운 일입니다.


아이와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아이와 함께 '뭔가를 해야 한다'는 목적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십시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시간을 저축한다'는 생각으로 아이와 같은 공간에 있는 시간, 아이와 같은 경험을 하는 시간을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와의 관계에서 주역은 항상 아이가 되어야 합니다. 아빠는 스스로 조연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나가"라는 말은 아이가 집의 주인이라는 점을 부정하고 부모가 주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소외감과 상처를 줍니다. 혹시 정말로 아이가 집을 나갔다면 돌아왔을 때 나가라고 한 것에 대해서 반드시 사과를 하는 것이 감정의 응어리를 남기지 않는 방법입니다.


미국의 신경정신의학자인 W. 휴 미실다인은 결혼이 복잡한 이유는 부부가 각자의 어린 시절을 안고 결혼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결혼은 두 사람이 아니라 총 네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현재 결혼해 살고 있는 당사자인 두 사람, 그리고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 각자의 내면에 남아 있는 어린 시절의 두 사람입니다. 그는 결혼생활이란 이 네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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