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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빵은 길을 만들고 밥은 마을을 만든다] 관용과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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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읽는 책은 몇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아직은 기술적인 책보다는 개론서를 중심으로 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읽은 책 '대한민국 동네 빵집의 비밀'에는 여러 빵과 관련된 책의 문구를 인용하고 있는데 그 속에 숨어 있던 책입니다.

2013/02/16 - [책을읽자] - [대한민국 동네 빵집의 비밀] 빵은 살아 숨쉬는 식품이다


이 책의 제목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빵과 밥은 인류 문화에 있어서 생존의 기본적인 수단이었습니다. 같은 인간이 왜 지역에 따라 빵을 선택하게 되었고 밥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인류학적인 접근에서부터 빵과 밥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 저자는 직접 그 현장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저자는 20년간 60여개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 이야기를 여러 권의 책을 통해 전해주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 책이 나오고 2년 뒤인 2009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서양에서는 일찍부터 빵을 먹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일반인들이 빵을 먹을 수 있었던 시기는 15세기 이후였다고 합니다.


빵에 관한 성경의 기사가 많다는 사실은 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빵은 바로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로마에서 변신을 거듭한 빵은 서기 800년경 기독교와 함께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었다. 하지만 상당 기간 일부 특권층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빵이 일반인들 사이로 파고든 건 15세기 르네상스 시대 이후이다.

빵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서양의 식탁 위에는 금속제 포크와 나이프가 놓이는데, 날카롭게 생긴 탓에 식탁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전투와 식사를 구별하기 위해서인지 서양에서는 테이블 매너를 중요시하며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음식은 넓은 접시에 올려져 덩어리 채 나온다.


밥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접근은 밥이라는 것은 생명을 창조하는 문화라는 것입니다. 물론 밥을 사먹기도 하고 전자렌지에 데워 먹을 수도 있지만 밥을 짓는 다는 행위는 '집을 짓다' 처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밥을 짓다에서 '짓다'는 '집을 짓다', '시를 짓다'처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작업을 뜻한다. 우리 민족은 밥을 생명을 창조하는 일로 본 것이다.

한국인은 밥 힘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그걸 잘 표현해주는 것이 "진지 드셨습니가"라는 인사말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좋은 아침' 또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주고받지만 연세 지긋한 분들은 아직도 '밥'이 들어가는 인사말로 나름의 애정과 관심을 나타낸다.


저자의 의도는 그냥 동서양의 차이를 보여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이해하고 만나야 하는 관계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둘은 대립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 관계에 있다. 그렇지만 이제까지는 대립 관계로만 이해해 왔다. 다시 그 원점으로 돌아가 서로가 상호보완관계를 맺도록 해야 한다. 그것만이 인류와, 생태계와 이 지구를 위한 길이다. 요즘 말로 퓨전이 필요하다. 진정한 퓨전은 관용과 조화를 뜻한다고 하지 않는가.


어느 한쪽의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이후에 자신의 것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겁니다. 그냥 어디에서 이렇게 하니깐 성공했다더라 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 봉구스밥버거 같은 것도 퓨전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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