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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어메이징 그래비티] 중력이 쏙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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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그래비티 - 10점
조진호 글 그림/궁리


<마법천자문> 이후 이렇게 대단한 만화책은 오랜만에 만나보는 것 같습니다. 중력이라는 이야기가 이렇게 광범위한 역사를 관통한다는 것도 놀랍고 수천년의 이야기를 짧은 책 한권에 꽉 짜여진 느낌으로 담아낸 작가의 능력에도 놀라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만화의 형식은 아마 한번쯤은 읽어보았을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 스타일입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나)가 등장하고 역사 속의 인물과 대화를 하거나 그들을 관찰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냅니다. 그러면서 그림의 스타일은 고급스러운 만화를 접하는 느낌입니다.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각 캐릭터를 잘 묘사했고 이야기의 흐름이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각 인물간의 연결고리를 절묘하게 뽑아낸 것도 특징 중 하나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인물들간의 교감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녹아낸 것이 이 책에서 단조로울 수 있을법한 지식들을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뉴턴의 에피소드에서 실패의 과정을 묘사한 그림은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던 일인지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책 전반에 걸쳐 이런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하고 있어 어려운 주제지만 빠르게 책장을 넘기게 만들어줍니다.


저자 자신도 중력에 관련된 문제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민사고 과학교사지만 생물을 전공했고 지금도 생물을 가르치고 있으며 중간에 게임벤처회사를 경영하며 중력과는 좀 다른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는 다른 교양과학서에서 느껴지는 거리감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려울 수 있는 개념을 만화라는 도구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텍스트만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개념을 어떻게 머릿속에 그려야 할지 알려주는 도구로 만화를 사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생각해보면 뉴튼이나 아인슈타인 이야기도 얇은 위인전 수준의 지식만 가지고 있었더군요. 시간이 되면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들여다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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