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그 이념과 미학
석굴암, 그 이념과 미학 성낙주 글, 박정훈 사진/개마고원 토함산 옛길은 불국사에서부터 치자면 산길 수킬로미터, 그 길에 대해서는 일찍이 우현 고유섭 선생이 강조한 바 있거니와, 우리에게는 학창 시절 수학여행 가서 새벽잠을 설친 졸린 눈을 비비면서 등정한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한쪽은 낭떠러지요, 사방은 칠흙같이 어두운데, 구절양장의 구빗길에는 철 이른 서리가 희끄므레한 빛을 발하고, 양쪽 길가의 나무들은 괴괴한 울음을 흘리곤 했다. 그때 우리는 아무것도 몰랐다. 석굴 법당 안의 돌 부처님은 한번 삐죽 들여다보는 것으로 끝내고, 오히려 구름과 안개 뒤덮인 동해의 일출이 더 큰 기다림이었다. - 곰의 나라, 백제 중에서 얼마전 서점에 갔다가 '지도 박물관 (역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지도 100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