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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술을 주제로 진행되는 축제를 몇 차례 가보았지만 "한산 소곡주 축제"는 정말 색다른 축제입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진행되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뿐 아니라 외지에서도 상당히 많은 분들이 방문하고 즐기는 축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서천 달빛문화 갈대 축제"와 같은 기간에 열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산 소곡주"를 순수하게 즐기려고 오는 분들도 많을 듯합니다.


연합뉴스 기사에 따르면 2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왔었다고 합니다. 작년 1회 행사 때 12만명이 찾아온 것과 비교한다면(물론 주최 측 추산이겠지만) 엄청나게 빠른 성장입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시점이라 소곡주를 찾는 분들이 더 많았을지도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10/31/0200000000AKR20161031072100063.HTML



서천군의 소곡주 문화는 독특합니다. 집집이 비슷한 제조법을 가지고 술을 빚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거든요. 그 마을의 술 자체가 상품이 되는 것 때문에 코냑(cognac)과 비교해서 설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코냑은 지리적 표시제가 적용되고 있지만, 그 자체가 상표라기보다는 술의 한 종류처럼 인식되고 있어서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한산 소곡주도 그 규모가 커지면 코냑과 비슷해지겠지요. 소곡주라는 것은 탁주, 약주, 소주처럼 하나의 분류가 되고 그 안에 여러 상표로 판매되는...


한산소곡주는 공용병을 개발해서 활용하고 있는데 일부 양조장은 독자적인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동자북 마을 같은 경우에는 한옥 체험과 술 빚기 체험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마을 이름 자체가 하나의 상표처럼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자체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고요.



호암제조소 같은 경우에는 공용병도 사용하지만 큰 병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를 위해 작은 병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술래야"라는 상표를 따로 만들어 300mL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노출이 잘못 처리되어 잘 보이지 않는데 캘리그라피를 작업하신 박애란(띨방군)님 블로그에서 작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품뿐 아니라 간판 등에도 사용하신 듯합니다.

http://blog.naver.com/paran100479/220279797996



자향 소곡주는 기본 소곡주에 국화, 모시 잎이 추가된 소곡주를 제조, 판매하고 있습니다. 물론 소곡주에 다양한 부재료가 첨가되긴 하지만 그 향을 제대로 적절하게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은데 자향 소곡주는 적절한 맛과 향의 조화가 특색인 곳입니다. 그래서 병은 공용병을 사용하지만 제품포장 박스는 자체적으로 제작한 박스를 사용합니다(음. 그럼 술병만 보고 어떻게 구분하시는 것인지 궁금하긴 하네요 ^^)



우희열 명인의 한산소곡주는 다른 양조장에 비해 일찍부터 사업을 시작했고 상품도 다양합니다. 부스는 다 같은 크기라 전시할 공간이 모자랄 정도였습니다. 대형 마트나 면세점 등에서 만날 수 있는 소곡주가 우희열 명인의 한산소곡주죠 (물론 다른 양조장도 매장에 따라 진출한 경우가 있습니다만).



서천군 내에 주류면허를 받고 생산, 판매하는 양조장은 47곳입니다(올해 2월 기준). 모든 양조장이 축제에 참여한 것은 아니고 20여 업체가 참여했습니다. 공동판매장도 있지만 대부분 부스에서 시음 및 판매를 하고 있어서 공동판매장보다는 개별 부스에 더 많은 분이 모였습니다.




실내에서는 전시공간을 마련해 각 양조장의 제품과 우희열 명인의 소곡주 제조 방법을 전시해놓았습니다. 전시된 제품 중 특이한 포장이 보이는데요. 외부 부스에서는 볼 수 없는 제품이네요. 혼례나 폐백, 각종 연회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저렇게 고운 포장과 함께 소곡주를 판매한다고 합니다. 양조장 사이트에 가면 별도로 판매하는 옵션이 있더군요.



소곡주에 들어가는 주재료입니다. 양조장마다 조금 다르긴 한데 전시된 재료는 우희열 명인의 제조비법에 포함된 재료입니다. 생강, 메주콩, 홍고추, 들국화, 엿기름 순입니다. 홍고추는 맛을 내는 것보다는 주술적인 의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행사장 내에서는 "소곡주 시와 함께하다"라는 전시도 같이 진행됐습니다. 서천 출신의 나태주 시인과 신석초 시인의 작품이 전시됐습니다.



전시장 밖에서는 한산소곡주와 음식 페어링 전시도 진행됐습니다. 실제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이건 언제 먹을 수 있는 건지 궁금해지더군요. 전시 부스 옆에서는 음식을 준비하고 있긴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ㅠㅠ




체험장에서는 불소곡주(증류주)를 전통방식으로 내리는 모습을 시연했습니다. 아예 아궁이를 만들어 실제 불을 때우고 술을 내립니다. 그리고 항아리에 용수를 박아 직접 소곡주를 떠서 먹는 체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건양대학교는 충남 명품주 RIS 사업단을 운영하면서 한산소곡주 품질 향상과 제품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도 창업동아리에서 칵테일바를 운영했습니다. 소곡주와 불소곡주를 베이스로 칵테일을 만들어 방문객들이 경험해볼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축제가 열린 장소는 한산시장이라고 합니다. 매달 두 차례 장이 열리는 곳입니다. 축제를 진행하기에는 딱 적절한 곳인듯합니다.




한식 전문점 "모시원 한식당"에서 맛있는 돌솥 영양밥을 먹었습니다. 부스에서 조금만 따라서 마셨는데도 이미 얼굴이 붉어진 상태라 너무 좋더군요. 조금만 따라주세요~ 라고 이야기해도 워낙 인심이 좋으셔서...



서천군까지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축제에 가서 술을 한잔 하지 않을 수 없으니 혹 내년에 축제 방문 계획이 있다면 1박 정도 계획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한산소곡주는 백제의 술이라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축제처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술입니다. 아직도 소곡주를 만나보지 못했다면 가까운 마트에 방문해서 꼭 한번 만나보세요.

(참고로 마트에서 판매되는 소곡주는 대부분 살균 처리된 소곡주입니다. 미묘한 맛의 차이가 있어서 기회가 된다면 서천에 방문해서 생소곡주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 한산소곡주 제조업체 지도를 구성해보았습니다. 일부 주소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며 참고로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 이번 여행은 "1박 2일 충남 명품 술기행"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녀왔습니다.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사)한국술문화연구소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http://cafe.naver.com/urisoolschool/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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