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기획 기사인 "술 빚는 사람" 일곱번째 인물은 농업기술원 이대형 박사입니다. 농업기술원이라는 이미지는 뭔가 실험 기구와 씨름하는 그런 이미지인데 "술 빚는 사람"이라니 잘 모르는 분들은 놀랄지도 모르겠네요. 기사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대형 박사는 학부에서 박사 학위 취득까지 술 연구를 계속 해온 분이라고 합니다. 최근 조선일보에 "술 연구자 이박사의 술 이야기"라는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술 이야기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시고 있고요.
[술빚는 사람]⑦ 허니비와인 이대형 박사 “꿀의 달콤함은 살리고 끈적함은 없앴어요.”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01/2016090102060.html
...경기도농업기술원 이대형 박사가 개발한 술은 허니비 와인뿐만이 아니다. 산양삼 막걸리, 파주 콩막걸리, 이천 쌀 막걸리 등 이미 10 여개 술을 개발, 해당 영농조합에서 생산을 하도록 기술이전을 해주었다. 증류식 소주로 유명한 경기 김포의 문배술에는 증류주 숙성 기간을 단축시키는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이대형 박사는 “기술원에서 개발한 술이 지역의 농산물 소비를 촉진시키는 동시에 애주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 농가에 작게나마 보탬이 되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앞으로 국산 한약재를 넣은 증류주를 젊은이들이 좋아하게끔 리큐르 제품으로 만들 욕심을 갖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 전통 술이 젊은이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해서, 젊은이들이 홍대 클럽 같은 곳에서 즐겨 마실 우리 술을 만들고 싶다는 게 이 박사의 바램이다...
기사에 주로 소개된 술은 꿀로 만든 "허니비 와인"이지만 대농바이오에서 생산하는 산삼 막걸리(산양산삼가든 별) 역시 이대형 박사의 손길을 거친 작품입니다. 물론 막 태어난 술을 입양 보내(기술을 이전해) 술이 성장한 만큼 같은 술이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핵심적인 기술을 함께 연구한 만큼 그 공이 적다고 할 수 없습니다. 2015년 그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전통주 박사’ 이대형 농업연구사, 대통령 표창 수상
http://gnews.gg.go.kr/briefing/brief_gongbo_view.asp?BS_CODE=S017&number=27020
"허니비 와인"은 2012년 처음 선보였으며 다양한 대회에서 그 맛과 향을 인정받았습니다. 상표는 "허니비"지만 "허니 와인"으로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허니비(honeybee)"라는 표현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듯 합니다. 허니비는 꿀벌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허니비 와인"은 8도입니다. 처음 개봉했을때 꿀 향이 강해서 알콜의 느낌을 받지는 못합니다. 맛이 너무 달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과일맛이 살짝 느껴지면서 끝맛이 달콤하게 마무리되기 때문에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http://www.ibee21.com/ 웹사이트에서 성인인증(아무래도 술이니깐) 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혹 크리스마스나 연말을 허니비 와인과 함께 하고 싶다면 농사펀드에서 펀딩이 진행중입니다. 아직 마감까지 한달 조금 넘게 남아있으니 지금 참여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배송은 12월 19일이랍니다. 스폐셜 에디션이라..)
크리스마스, '미드(Mead)'로 센스있게 준비하세요.
https://farmingfund.co.kr/products/744
이제 시음기로... 한병을 구입하더라도 깔끔하게 포장된 박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500ml 제품에 딱 맞는 박스로 구성되어 있고 깔끔한 화이트톤에 라벨도 멋지게 붙어있습니다. "냉장보관"이라는 스티커가 눈에 거슬리긴 하지만 ^^
앞면에는 뭔가 영어로 막 쓰여져 있는데 잘 읽지 않으니깐 ㅠㅠ 뒷면에 설명을 참고하세요. "최음 효과"같은 무시무시한 단어도 있지만 한 병 가지고는 그런 효과까지는 기대하지 마시고요. 실제 그렇다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깐.
허니비 와인은 우리가 알고 있는 꿀 음료 색과 비슷합니다. 좀 더 맑고 투명한 느낌이 살짝 도는 정도입니다. 와인잔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말이죠.
사실 제대로 된 양봉꿀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시중에 판매되는 꿀과 비슷한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냥 꿀에서 나는 향은 좀 부담스러운데 허니비 와인은 향이 살짝 부드러워 가볍게 입앞에 가져갔을때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입안에 머금었을때 느껴지는 맛은 달콤함보다는 과일향이 먼저 올라옵니다. 사과향같기도 하고요. 지난 주 애플 와인을 만드는 은성농원에서도 개발중인 꿀이 첨가된 와인을 맛보았는데 사과향보다는 꿀향이 너무 강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허니비 와인은 뭔가 과일향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앞에서 언급한 "술 빚는 사람들"에 소개된 내용을 보면 진피(귤 껍질 말린 것)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런 재료들이 적절하게 조합되는 것이 기술이겠지요 ^^
...허니비 와인은 화이트와인처럼 10 도 정도로 차게 마시는 게 좋다. 온도가 높으면 단 맛이 너무 도드라져 오히려 마시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허니비 와인 향을 먼저 느껴봤다. 예상했던 대로 꿀 향이 진했다. 한 모금 마시니까 꿀 맛 외에 귤 같은 과일 향이 느껴졌다. 이대형 박사는 “술 향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 한약재인 진피(귤 껍질 말린 것)를 조금 넣어 쓴 맛이 약간 느껴지게 했다"고 말했다. 꿀이 가진 달콤함은 살리고 대신, 꿀의 끈적끈적한 점성은 없애 상쾌하게 마실 수 있도록 했다...
500mL 용량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금방 사라지는 것이 좀 아쉽긴 합니다. 기름진 음식에는 화이트 와인을 추천하는데 화이트 와인의 달콤함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허니비 와인을 조합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 아이비 영농조합법인에서 시음용으로 제공한 "허니비 와인"입니다.
* 벌꿀로 만드는 술은 MEAD라고 해서 술 중에서 그 역사가 오래된 편에 속합니다. 국내에서 상품화된 다른 사례가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최근 텀블벅 펀딩을 통해 진행된 사례가 있긴 합니다. 펀딩을 완료하고 제품 배송까지는 끝났는데 그 이후 추가 생산 소식은 아직 보이지 않네요. 비비는 이탈리아 식 양조방식을 사용했다면 허니비 와인은 전통주 제조방식을 사용한 것이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맛이 어떻게 다른지는 비교해보지 못해서 ^^
서울 도심 속 벌꿀주 MEAD 양조장
https://www.facebook.com/BeBeesBrewery/
2013년에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이 '봉밀주'를 복원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있긴 했는데 그 이후에는 소식이 없네요.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30712.010390856220001
* 꿀이 첨가된 막걸리 (대대포, 청산녹수)같은 경우에는 꿀맛을 내기보다는 합성감미료 대신 꿀을 사용하는 것이라 꿀맛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