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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인사이드전통주

찾아가는 양조장 - 예산사과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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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양조장 중 2곳이 사과 와인을 만드는 곳입니다. 와인이 우리술인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우리 농산물로 만든다는 점에서 우리술의 범주에 포함합니다. 술을 빚는다는 것이 전통을 지켜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업적으로 다른 산업과 연계되어 상생하는 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죠.


예산사과와인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예산에 위치한 곳입니다. 다른 곳도 비슷하지만, 농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부가적인 상품으로 와인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대표님의 장인이 운영하는 농장에 숟가락 하나를 얹는(대표님 표현에 따르면) 식으로 와이너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의성 애플리즈의 한임섭 대표님도 엔지니어 출신에 해외 근무 중 와인에 빠진 분인데 예산사과와인의 정제민 대표님은 공대 출신에 캐나다에서 양조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왔습니다. 그래서 한 대표님은 기계와 해외 진출에 관심이 많으시고 정대표님은 다양한 양조 기술에 관심이 많습니다.

2016/09/27 - [먹을거리/인사이드전통주] - 찾아가는 양조장 - 애플리즈

2015/09/21 - [먹을거리/인사이드전통주] - 추사랑 아니고 추사 와인 이야기


애플리즈는 사과 농장을 정비중이라 그 규모를 확인할 수 없었는데 예산 사과 와인은 체험에 적합하게 사과 농장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방문객이 아무리 많아도 라인 단위로 구분해 체험을 진행해 겹치지 않고 넓은 공간에서 여러 명이 편하게 체험을 진행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사과나무 사이로 깔린 잔디(일부러 깔아놓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저 녀석들 때문에 무척 골치 아프다는..)는 하늘과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물론 사진이 저래서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ㅠㅠ)



예산사과와인페스티벌

매년 예산사과와인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가 13회인데 와이너리가 생기기 전부터 동호회 단위로 와인을 만들고 축제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예산이라는 동네가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라서 아는 분들만 찾아오도록 홍보는 하지 않고 있다 합니다. 별도 예산을 지원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행사라 작은 규모로 계속 유지하려는 생각이라고 합니다.


https://www.facebook.com/jaemin.chung.58


이런 축제를 오랫동안 유지한 것도 어떻게 보면 술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특성을 가진 문화라는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예산 사과 와인의 대표 브랜드는 "추사(秋史)"입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 와이너리 소개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산하는 사과와인을 추사(秋史)라고 지은 것은 몇 가지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어설프게 외국이름을 쓰지 않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지역적 특색과 원료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이름을 고민하던 끝에 탄생한 것이 추사입니다. 첫째는 와이너리가 있는 예산은 추사 김정희 선생이 태어난 곳입니다. 추사의 삶과 기품을 반영하는 이미지입니다.둘째는 사과는 대표적인 가을 과일입니다. 가을(秋) 사과, 또는 가을(秋) 이야기(史)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http://www.chusawine.com/



추사 와인은 아이스와인 스타일입니다. 얇고 긴 병에 담기는데 이런 형식의 술병은 차갑게 먹는 용도라고 합니다. 술이 빨리 냉각될 수 있도록 얇고 긴 병에 담는 것이지요.


와이너리 안에서 정제민 대표님(부사장이긴 하지만 다들 대표님이라 합니다)은 항상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와이너리와 카우보이 모자가 사실 어울리는 조합은 아닌데 정대표님에게는 너무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그리고 농장주이시면서 예산사과와인 대표이신 서정학 대표님은 이날 모습을 뵙지는 못했지만, 사진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던져주셨습니다.



건물 1층

건물 1층은  전시, 발효, 숙성, 병입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시실에는 증류기 모형과 다양한 시제품과 사진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실이라고 하기에는 좀 모호하지만, 숙성 공간으로 지나가는 길에 간단한 설명을 듣고 진행하는 구조입니다.



사과와인은 특성상 발효되는 동안 잘 섞어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2개의 발효조를 서로 연결해 아래쪽에 있는 술을 다시 위로 올려서 강하게 분사해 섞어주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사람이 직접 하지 못하고 펌프로 올려주는 모습입니다.



발효중인 술이 일반 사과 와인보다 빨간색이 강합니다. 사과즙도 저런 색이 나오지 않죠. 그 이유는 사과 품종이 다르다고 합니다. 현재 시험 발효중인 사과는 속이 빨간 사과입니다. 레드러브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화이트 와인이 아니라 로제 스타일의 와인이 만들어집니다.



예산사과와인에서 사용하는 증류기는 독특합니다. 정제민 대표님이 와인과 관련된 설비를 유통하는 "와인킷코리아"도 같이 운영을 하고 있어서 기계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산사과와인의 설비는 그 노하우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중탕다단식증류기인데 가격은 "전화문의"라는...



숙성공간 옆에 마련된 시음대는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예산사과와인은 자연스럽게 방문객 이동 경로에 따라 관람과 시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품화된 라인 외에도 다양한 양조 기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 기록도 자세하게 남겨놓고 장기간 숙성 과정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렇게 양조기록을 공개하면 다른 곳에서 따라하지 않을까 싶지만 저런 노력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사실 그 의도를 알지 못하면 따라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서...



3년 숙성된 브랜디 제품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브랜디를 제대로 숙성하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당장 수익을 내야 하는 와이너리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합니다. 예산사과와인은 그런 점에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끝까지 살아남는 와이너리를 추구한다고 합니다.



브랜디는 다른 곳에서 맛보지 못한 묘한 맛이었는데요.



원래 일정에는 없었지만, 사과 따기 체험도 진행했습니다. "감홍"이라는 품종입니다. 시중에는 주로 "후지" 품종이 많이 나오는데 색은 "후지"가 이쁘지만 맛은 "감홍"이 더 뛰어나다고 합니다. 농장 체험 프로그램에서 주의할 것은 한번 딴 사과는 가져가야 한다! 입니다. 물론 너무 상한 것이라면 진행자에게 이야기하고 바꿀 수는 있겠지만 약간의 상처는 감수해야 한다는... 그렇지 않으면 다른 방문객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고 농장 운영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은성농원은 6,500평 5,000그루 정도 사과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농장에서 6차 산업 기반의 체험 농장과 와이너리로 바뀌면서 가장 큰 차이가 "감정 노동"이 됐다는 겁니다. 직거래로 판매하는 것이 수익을 더해준다고 보장해주지도 않지만, 그 과정에서 맞닿을 수 있는 감정적인 스트레스에 대해 아무도 보살펴주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은성농원 1/3, 사과와인 1/3, 체험관광 1/3로 수익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딱 6차 산업에서 이야기하는 이상적인 구조입니다. 직접 농원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가 아닌가 싶네요.



* 이번 여행은 "1박 2일 충남 명품 술기행"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녀왔습니다.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사)한국술문화연구소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http://cafe.naver.com/urisoolschool/10512


B컷 사진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눈으로 보는 것을 사진에 담기가 쉽지는 않네요. 특히 맑은 하늘은 더욱 그렇구요. 그나마 보정 없이 파란 하늘을 잘 표현한 사진입니다.



사과나무에 저렇게 녹색 페인트를 칠해놓았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사과나무가 얼어버리는 일이 있는데 페인트를 칠해놓으면 열을 뺏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하네요. 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다른 글을 찾아보니 이른 봄에 나무가 따뜻해지면 수액이 따뜻한 쪽으로 올라오는데 날씨가 추워지면 수액이 집중된 곳이 터져서 병균이 침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마 정 대표님이 설명을 잘못 해주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못 들은 것일 듯합니다.



블로그 특성상 타인의 얼굴은 노출하지 않습니다. 물론 방문하는 양조장 대표님이나 관계자분들은 일부 글에 따라 노출되기도 하지만요. 아래 사진도 원래는 조만간 출시될 증류주 병을 찍으려고 했는데 누군가의 스마트폰 카메라가 들어왔습니다.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모습 때문에 재미있는 사진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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