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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인사이드전통주

찾아가는 양조장 - 울진 술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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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이라고 하면 TV 프로그램 "백년손님"에 나오는 후포리가 먼저 떠오릅니다. 후포리 밥상에 자주 등장하는 대게도 마찬가지구요. 2017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울진술도가도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울진군에서 만날 수 있는 양조장입니다. 후포리와 울진술도가는 차로 약 30분 정도 이동하는 거리입니다. 대게가 유명한 곳에 왔으니 일단 대게를 만나봅니다.



오늘의 메뉴 중 하나인 게짜박이를 먹어봅니다. "짜박이"라는 것은 국물이 자박자박해질 때까지 졸여낸 요리입니다.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고추짜박이, 두부짜박이, 짜박이 김치째개 등 다양한 요리가 있는데 게짜박이를 맛볼 수 있는 곳은 울진 뿐이라 합니다. 게짜박이는 울진 대게와 여러 가지 해물을 넣고 끓어 매콤 달콤한 맛이 특징인 향토 특제 장이라고 합니다. 요즘에는 만들어진 게짜박이를 포장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집에서도 맛볼 수 있긴 하지만, 제대로 된 맛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습니다.



반찬도 깔끔하게 나오는데 계란말이처럼 보이는 두부 속에도 게살이 들어가 있습니다. 게짜박이를 먹을때 가장 큰 문제는 밥이 자꾸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식당을 운영하시는 분의 전략이 아닌가 싶은데, 넉넉하게 나오는 게짜박이 때문에 밥이 살짝 모자라게 되고 밥을 추가하게 되거든요. 



넉넉하게 맛본 게짜박이를 뒤로 하고 양조장으로 찾아갑니다. "울진 미소 생막걸리"를 만드는 "울진술도가"입니다. 울진술도가는 아직 전국적인 영업을 하지 않는 양조장입니다. 주로 울진 인근 지역과 포항 지역까지만 직접 술을 배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지역 내에서는 꽤 규모가 있는 양조장입니다. 찾아가는 양조장 중에서 바닷가와 인접한 양조장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제주도에 위치한 제주샘주도 애월항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울진술도가도 바닷가와는 1.8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양조장 바로 옆으로 흐리고 있는 "왕피천"이 바닷가로 이어져 있어 바다가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양조장 옥상에서 보면 아마도 바다가 보일만한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쉽게도 옥상 전망을 확인해보지는 못했지만 말이죠.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한번 확인해봐야겠네요 ^^ 울진술도가는 바닷가 옆에 있는 것 말고도 또 하나의 특징이 있습니다. 오래된 양조장과 새로 지은 양조장 건물을 같은 공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울진술도가는 1920년대 제1대 홍종률에서 시작되어 3대 홍시표 대표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이어온 양조장입니다. 2공장은 2016년에 완공됐습니다. 지금은 2공장만 운영하고 있지만 1공장에서도 조만간 다른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1공장 건물은 1970년대 건물입니다. 얼마전까지는 "북부합동양조장"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곳입니다. 아주 오래된 건물은 아니지만 막걸리 최고의 전성기였던 70년대의 양조장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1공장도 내부에 있는 시설은 최신 시설로 바뀌었지만 양조장 건물은 70년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2공장은 2014년 쌀가공육성사업 중 하나로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지은 건물이라고 합니다. 양조장이라는 것을 모르고 방문했다면 카페나 다른 용도의 건물로 오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3층 갤러리 체험 교육장 공간의 천장은 하늘이 보이도록 창을 내어놓았습니다. 마치 오래된 양조장에 있는 천장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현대적인 방식으로 지은 양조장 건물이지만, 오래된 양조장 공간의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막 만들어진 공간이라 그런지 시설도 무척 깔끔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양조장 건물 자체가 이렇게 깔끔하기는 쉽지 않은데 말이죠. 술이 익어가는 냄새를 느끼지 못했다면 연구실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좀 더 큰 규모의 양조장과 비교하면 작은 시설이지만 클린룸도 마련해놓았습니다. 




울진술도가의 술도가는 한자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국어 사전을 찾아보면 술도가를 풀어쓰면서 도가(都家)라는 한자어를 설명하고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2대 홍순영 대표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경상도에서는 항아리를 도가지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정확한 어원은 모르겠지만 술도가라는 말이 도가지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입니다. 실제로 술도가는 표준어 외에 경상도 사투리로 분류되고 있으며 여수 지역에서는 술도게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한자어가 아닌 우리말에서 나온 단어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울진술도가에서는 "왕피천을 품은 미소 생막걸리", "울진 미소생막걸리" 2종의 막걸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울진술도가의 술맛은 양조장 옆으로 흐르는 왕피천에 있다고 합니다. 왕피천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생태환경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어서 오랜 세월 때 묻지 않은 경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물맛 자체가 다른 지역과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바다로 흘러가는 물로 만든 막걸리라는 점도 인상적이죠.



양조장 앞에 있는 수산교에서 바라보면 바다가 보입니다. 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도 금방 가볼 수 있는 거리입니다. 왕피천에서 이어지는 해변은 망양정 해변이라고 합니다. 다른 동해 바다에 비해 수심이 얕고 수온이 높아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 하기에 좋은 곳이라 합니다. 2016년에는 전국 20개 청정 해수욕장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고 하네요.



양조장 근처에 또 하나 가볼만한 곳은 울진 성류굴입니다. 천연기념물 제155호이며 동굴 안쪽에 왕피천과 연결되는 호수가 있어 물속에 잠긴 석순과 종유석을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동굴이라고 하네요.




자전거를 타고 국토종주 동해안 자전거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울진군에 들어와서 만나게 되는 다리가 울진은어다리입니다. 두 마리 은어가 마주보고 있는 모습인데 밤에 보면 조명이 비춰지면서 더 멋있는 풍경이라 합니다. 은어다리를 지나면 양조장 옆에 있는 수산교를 지나갑니다. 시간이 된다면 양조장에 살짝 들러서 투어를 계속하는 것도 흥미로울 듯 합니다.



울진에서는 신라 시대의 비석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국보 제242호 울진 봉평리 신라비입니다. 1988년 땅속에 묻혀 있던 비석을 흙갈이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 자리에 전시관을 만들어 실내에 전시하고 있습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전시물이라 사진은 남기지 못했지만, 전시관 주변에는 인근에서 발견된 비석들을 모아 비석거리를 조성해놓았습니다.




이번 투어에서는 가보지 못했지만 금강소나무숲길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라고 합니다. 4개 구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각 구간별로 하루에 80명만 탐방이 허용된다고 합니다. 


* 금강소나무숲길

http://www.uljintrail.or.kr/


* 울진술도가

http://uljinsuldoga.com/


* 관련기사:

깨끗한 바다, 보물같은 천혜의 자연과 어울리는 울진 양조장 여행

http://travel.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4/201711240148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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