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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인사이드전통주

석이버섯의 맛과 향을 그대로 담아낸 석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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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는 양조장 중에서 식당을 같이 하는 곳을 간혹 볼 수 있습니다. 뭐 여러가지 계기가 있겠지만, 음식에 맞는 술을 찾지 못해 직접 만들기도 하고, 식당의 품격(?)에 맞는 술을 자체적으로 만드는 곳도 있습니다. 대충 생각나는 양조장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랭이팜 생막걸리는 다랭이 마을에서 농부맛집이라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마을 조합 형식으로 막걸리를 빚고 있습니다.

수원 광교산 자선공원에서 만드는 휴동 막걸리도 식당을 운영하면서 막걸리를 빚는 곳입니다.

수원 솔마당같은 경우는 병입 판매는 하지 않지만 하우스 막걸리 1호 지정을 받아 식당에서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증류식 소주 화요를 만드는 화요에서도 외부에 판매는 하지 않지만 직접 운영하는 식당에서만 판매하는 막걸리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직접 술을 빚지는 않지만 OEM 형식으로 양조장에 위탁 생산하는 막걸리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찾아보면 생각보다 많긴 하네요.



하지만, 오늘 소개할 석로주는 좀 더 특별합니다. 대전에서 "석이원"이라는 한식집에서 만드는 술입니다. "석이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석이버섯 전문 음식점입니다. 석로주를 만드는 양조장은 "석이원주조"인데, 그렇다면 석로주도 어떤 술인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당연히 석이버섯을 재료로 빚는 술입니다.


석이원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16149838



술을 담그는 분들이 버섯술을 담근다는 글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버섯을 사용하더군요. 하지만 석로주는 그런 담금주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일단 술의 기본이 되는 고두밥을 만드는 방법이 다릅니다.


우리 고장 한밭골의 옥토에서 생산된 최고품질의 청정미를 백세하여 선계영초 석이버섯과 25종의 산야초를 혼합하여 고두밥을 짓습니다.


제품소개에 있는 글이지만 다른 술과 다르게 고두밥을 짓는 단계에서 부재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을 사용하면 대량 생산이 어렵고 고두밥을 짓는 단계에서 많은 손이 가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한산 소곡주 같은 경우에도 찹쌀로 고두밥을 짓고 발효 단계에서 부재료를 넣는데 석로주는 고두밥 단계에서 부재료가 들어가는 것이 독특합니다.



우리밀로 만든 전통 재래 누룩과 석이, 조릿대 등을 다린 약수를 사용하여 3번의 담금과정을 거친 석이버섯 고유의 깊은 어우러진 삼양주로 빚어 냅니다.


술을 빚을 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물입니다(물론 쌀의 비중이 50%를 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정제수나 지하수, 끓인 후 식힌 물을 사용하는데 석이원주조에서는 부재료를 넣고 다린 약수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석로주를 어느 정도 생산하는지 모르지만, 매번 약재를 넣고 다린 약수를 사용한다면 생산량이 그렇게 많지는 못할겁니다.



여기에 한 번 더 석이버섯 추출물을 첨가한 후, 저온 발효 숙성시키면 비로소 귀한 선계 감로주로 탄생합니다.


고두밥, 담금과정에서 이미 석이 버섯이 부재료로 사용되었는데, 다시 한번 석이버섯 추출물을 첨가합니다. 이전 과정으로는 부족했던 것인가요? 추출이라는 것은 재료의 액기스를 뽑아내는 것인데, 그렇다면 석로주 한 병에는 얼마나 많은 석이버섯이 들어가는지 궁금해지네요.


석이원 주조의 이상권 대표는 석로주 제조와 관련해서 특허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특허에서 "추출물"의 정체가 살짝 드러납니다.


석이버섯 발효주의 제조방법 및 이에 의하여 제조된 석이버섯 발효주

https://patents.google.com/patent/KR101297610B1/ko


본 발명은 발효주 제조방법과 발효주의 종래기술에 따른 문제점들을 개선하고자 안출된 기술로서, 종래에는 발효주에 다양한 기능성을 발휘하는 천연의 재료들을 포함하는 발효주가 제조되고 있으나, 특히 석이버섯, 조릿대 또는 솔잎 등과 같은 천연재료들이 갖는 기능성을 함유하는 발효주를 제조하기는 것에는 석이버섯, 조릿대 또는 솔잎 등의 유효성분을 발효주에 함양시키기에 어려움이 발생하여, 이에 대한 해결점을 제공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석로주는 기존 발효주 제조 기술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석이버섯 추출물을 첨가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적용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석로주는 독특하고 깊은 향과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석이버섯을 제대로 사용한 음식을 먹어본 기억이 없어서(아마 버섯 전골에 살짝 들어간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석이버섯 자체의 향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술 자체로만 보았을때 석로주는 상당히 매력적인 술입니다. 알코올 도수는 13도이지만, 독하지 않고 부드러운 차를 마시는 느낌입니다.



같이 먹는 음식은 족발입니다. 한국의 족발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식 향신료를 많이 사용했는데 90년대 이후 한국인 입맛에 맞게 개량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전통 한식이라고 하기에는 모호한 음식이죠. 특히 껍질 부위에는 콜라겐이 많아 흔히 소주와 같이 먹는데, 이렇게 먹으면 고기의 맛과 향을 그냥 술로 가글해주는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기름진 맛을 지워주기는 하지만 적절한 조합은 아닌것이죠.


하지만 석로주는 고기의 맛과 향을 싸악 날려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맛과 향을 유지하면서 입안에 남은 기름진 느낌만 없애주는 듯 합니다. 마치 고기와 잘 볶은 야채를 같이 먹는 느낌이네요. 석이버섯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다른 술과는 달리 음식과 술이 따로 노는 느낌이 없습니다. 스테이크에도 잘 어울릴것 같고 회나 초밥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회 같은 경우에는 술과 어울리기 쉽지 않은데 석로주는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석이버섯 요리와 함께 석로주를 맛보았으면 합니다. 술을 만들었던 쌀로 지은 밥을 먹으면서 술에 들어간 석이버섯 요리와 함께 술을 마실 수 있는 것도 흔한 기회는 아니니깐요.


석이원과 석이원주조에 대한 자세한 기사가 지난 7월 올라왔었네요. 다른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긴 했지만 중앙일보 기사가 최근의 상황까지 잘 정리해주고 있는 듯 합니다.


[이택희의 맛따라기] 맛있는 건강식 석이술, 석이멍게젓갈 … 특허 음식점 대전 ‘석이원’

http://news.joins.com/article/21797169


멋진 술을 만나게 해주신 대동여주도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려요 ^^ 

대동여주(酒)도 카페 체험단으로 참여했습니다. 

원래 체험 미션은 양식, 중식, 일식과 석로주의 조합이었는데 마감 시간이 다가오면서 족발이라는 음식을 선택해서 한식은 아니다라고 주장을 ^^


http://cafe.naver.com/drinksool/4618

https://seokiwon.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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