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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 - 김훈 지음/학고재 |
책을 읽으면서 알았지만 속 표지에 저런 그림이 있다는 것은 이제야 알았네요.
'남한산성'의 배경과 시기적으로 다르긴 하지만 글의 모양때문인지 같은 시기를 흘러가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정약용과 정약전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도 새삼 느꼈습니다. 이 책이 온전한 사실만을 다룬 책은 아니지만 역사라는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흑산(黑山)을 자산(玆山)으로 바꾸어 살려한다. 정약전은 종이에 검을 玆를 써서 창대에게 보여주었다. 창대가 고개를 들었다.
-같은 뜻일 터인데......
-같지 않다. 자는 흐리고 어둡고 깊다는 뜻이다. 흑은 너무 캄캄하다. 자는 또, 지금, 이제, 여기라는 뜻도 있으니 좋지 않으냐. 너와 내가 지금 여기에서 사는 섬이 자산이다.
-바꾸시는 뜻을 잘 모르겠습니다.
-흑은 무섭다. 흑산은 여기가 유배지라는 걸 끊임없이 깨우친다. 玆속에는 희미하지만 빛이 있다. 여기를 향해서 다가오는 빛이다. 그렇게 느껴진다. 이 바다의 물고기는 모두 자산의 물고기다. 나는 그렇게 여긴다...
* 자산어보도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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