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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 공지영 지음/푸른숲 |
가끔씩 방파제 멀리로 은빛 비늘을 무수히 반짝이며
고등어떼가 내 곁을 스쳐 지나가기도 했는데,
살아 있는 고등어떼를 본 일이 있니
...
그것은 환희의 빛깔이야.
짙은 초록의 등을 가진 은빛 물로기떼.
화살처럼 자유롭게 물 속을 오가는 자유의 떼들,
초록의 등을한 탱탱한 생명체들.
서울에 와서 나는 다시 그들을 만났지.
그들은 소금에 절여져서 시장 좌판에 얹혀져 있었어,
배가 갈라지고 오장육부가 뽑혀져 나가고
...
그들은 생각할 거야.
시장의 좌판에 누워서.
나는 어쩌다 푸른 바다를 떠나서 이렇게 소금에 절여져 있을까 하고.
하지만 석쇠에 구워질 때쯤 그들은 생각할지도 모르지.
나는 왜 한때 그 바닷속을,
대체 뭐하러 그렇게 힘들게 헤엄쳐 다녔을까 하고.
- 지금의 나는 생각하지, 한때 나는 왜 인간이었을까 중에서
http://chemistry.csudh.edu/faculty/jim/cantamar/mackerel.jpg
공지영의 '고등어'라는 책은 알고 있으면서
그 책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책 뒷면에 박완서선생의 평을 얼핏 보고 사랑이야기. 불륜을 담은 이야기구나 하고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7년만에 나타난 노은림이라는 여자를 통해 남자가 다시 찾아가는
지난 기억의 이야기이며 현재의 이야기입니다.
80년대 20대를 살아온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작가의 말대로 90년대 예쁘고 건강한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과거라는 시간이 꼭 흘러가 사라져 버리는 것만이 아니라는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90년대는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라는 노래처럼
(얼마전 컬투가 다시 불러서 많이 알려진것 같습니다.)
흐르는 강물을 보고 민중의 아픔을 느꼈던 세대는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힘들게 어딘가를 헤엄쳐 온것 같은데 남겨진것은 어떤것인지 이야기하기가 어렵네요.
책속에서 주인공을 이야기하는 것중에 '호랑이' 이야기가 있는데
나카기마 아츠시 의 '산월기'라는 소설중에 나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역사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라는 제목으로 엮여서 나왔는데
책이 잘 나온것 같더군요.
93년 초판이니 절판되기 전에 어서 장만을...ㅎㅎ
2005년에 양장본이 새로 나왔더군요.
오히려 가격이 저렴하다는..ㅁ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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