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 출발이 계속 몇 차례 지연되다가 어느 역에서는 3-4분 정도 출발을 못하고 멈추어 있었습니다. 승객 중 한 분이 "비상통화장치"를 열고 "왜 출발하지 않냐"라고 항의를 하더군요. 상대편에서는 "지지직" 소리가 들리다가 끊어졌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지하철은 출발했습니다.
상식적으로 "비상통화장치"는 그냥 민원을 전달하는 수단은 아닙니다. "비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기 때문이죠.
비상 非常은 아래와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1. 뜻밖의 긴급한 사태. 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신속히 내려지는 명령.
2. 예사롭지 아니함.
3. 평범하지 아니하고 뛰어남.
뭐 물론 그 분은 급하게 이동해야 할 사정이 있었고 그나마 안정적으로 도착을 보장하는 지하철을 선택했는데, 오랜 시간 출발을 못하고 있으니 "비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승객마다 체감 온도가 달라서 같은 열차 안에서 덥다와 춥다는 민원이 동시에 들어오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승객은 객실에 배치된 비상 통화장치로써 기관사에게 직접 온도 조절을 요구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관계자는 “일부 승객이 비상통화장치를 통해 온도조절을 요구하면 승무원이 현장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이러면 열차 운행이 상당 시간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https://m.edaily.co.kr/News/Read?newsId=02774886635671896&mediaCodeNo=257
비상통화장치는 모든 통화가 녹음이 되고 정식으로 접수가 되면 사고로 인지되어 처리가 된다고 합니다. 사실 "비상"이라는 상황에 대해 몇 가지 예시만 이야기해주어도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 블로그에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합니다.
...비상상황발생시(화재, 테러, 환자발생 등)...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비상통화장치를 통한 신고가 접수되면 별도의 프로세스가 작동하며 이로 인해 열차가 지연될 수 있다고 합니다.
다시 오늘 상황으로 돌아와서 "왜 출발하지 않냐"라고 항의가 정식으로 접수되었다면 "출발 지연"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지하철이 더 늦게 출발했을 수도 있겠네요.
* 참고로 비상통화장치는 "도시철도차량안전기준에관한규칙"에 따라 설치가 된다고 합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사고 이전에는 비상벨만 있었는데 비상벨로는 해당 열차에서 어떤 사고가 발생했는지 명확히 알 수 없어서 통화장치를 추가했다고 하네요.
전동차 객실통신 시스템 개선(안 제78조제3항제5호 내지 제8호 신설)
(1) 현재 차량 객실에 설치된 비상벨은 경보음만 발송할 뿐 육성통화로 구체적인 상황설명이 불가능한 상태임.
(2) 전동차 객실내에 승객용 비상통신장치를 객실 바닥면으로부터 1.4미터 내지 1.5미터 높이에 설치하여 승객이 비상시 쉽게 운전자 또는 관제실과 통화할 수 있도록 비상통신장치의 설치위치 및 그 성능을 개선함.
(3) 비상통신장치의 개선으로 비상상황 발생시 승객에 의한 빠른 상황전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