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 스티븐 존슨 지음, 홍지수 옮김/프런티어 |
이 책도 소소하게는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져 있는데, 그래서 무슨 이야기지라는 것이 딱 와닿지 않습니다. 역시 독자의 역량 부족인듯.
작가의 말처럼 '한 걸음 물러서서 보다 넓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텐데 말이죠.
이건 앞의 이야기를 다 알아야 해서. 하여간 그랬다고 합니다. 우연한 일이고 후세에 이야기를 만들어붙인 것이긴 하지만 ^^
1834년 위크스가 세상을 떠난 후 멀린의 소장품 전체와 함께 경매에 붙었다. 오랜 세월이 흘러 우연히 경매에 참석한 배비지는 그 무용수를 35파운드에 낙찰 받았다. 그는 무용수를 다시 고이 손질해, 말러번(Marylebone)에 있는 자기 저택에 미분기와 나란히 진열했다.
17세기에 화려하게 꾸민 상점에 몰려든 고객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려고 상점을 찾은 게 아니다. 상점이라는 공간에서 '경이로운 세상(wonderland)'을 경험하기 위해서였다.
Photo by Devon Rogers on Unsplash
오늘날 쇼핑몰을 둘러보면서 얻는 경험은 재료과학과 공학게 크게 빚졌다. 무쇠로 만든 건물 구조뿐만 아니라, 행인을 유혹하려고 만든 거대한 판유리 진열대를 가능하게 한 새로운 기법도 있다.
그러나 한 걸음 물러서서 보다 넓은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면(바누 무사에서 뮤직박스를 거쳐 보캉송과 그가 만든 피리에 이르기까지), 프로그래밍 가능한 기계라는 개념은,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야심이 아니라 순전히 유희를 추구하는 인간 본능이 원동력이 되어 얼마나 오랫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유통되어 왔는지 간과하기 어렵다.
한때 사회 특권층만 누리던 향신료 바닐라는 이제 너무나도 흔해진 나머지, '바닐라'라는 단어마저도 영어로 '평범하고 흔하다'라는 뜻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게임에서 비롯된 비유를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많이 쓰고 있는지 생각해보라. 우리는 "판을 키우고(raise the stakes)", "역경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고(advance the ball)", "복병(wild cards)"을 만날까 봐 우려한다.
이따금 새로운 개념적인 틀과 상상력이 필요한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면, 그 상황을 설명하는 데 안성맞춤인 비유가 게임에서 발견된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은 주사위 게임 하면 도박을 연상했기 때문에, 브래들리가 자신의 게임을 차별화하기 위해 주사위 대신 도입한 장치가 숫자판이다.
영국 화학자 조지프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는 이 재료가 연필 자국을 지우는데(문질러 없애는데 rubbing out) 안성맞춤이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에 착안해 '고무 rubber'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선술집에 대한 이야기는 조선 시대의 주막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유럽의 선술집은 민주주의로 발전했는데 반해, 조선의 주막은 그 자체로 머물러 있었다는 건 선술집 자체가 변화를 만들어냈기 보다는 다른 요소들과의 융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나 사실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낳은 수많은 현상들과 마찬가지로, 아고라 못지않게 술집에서 잉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선술집(tavern)이라는 단어는 로마의 '타베르나(taberna)'에서 파생되었다. 고대그리스에도 대중 술집이 있었는데, 물을 많이 섞어 희석시킨 포도주를 고객에게 팔았다.
타베르나는 수천 마을을 여행하는 나그네들에게 거의 매일 잠자리, 그리고 여독을 풀어줄 술을 보장하는 중간 기착지 역할을 했다.
로마의 도시 설계사들은 도로에 15마일 간격으로 선술집을 지었고, 15마일은 사실상 거리를 측정하는 단위가 되었다. 선술집 체제는 기차, 비행기, 자동차,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인 시대에 세계 제국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골치 아픈 물류 문제를 해결해준 핵심 제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