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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골목의 전쟁]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짊어져야 하는 자영업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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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전쟁 - 8점
김영준 지음/스마트북스

장사를 해보겠다고 뭔가 결심한 건 아니지만, 장사에 대한 이야기를 미리미리 읽어두려 합니다. 이 책은 장사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소비시장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관련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블로그를 통해 경제를 쉽게 풀어주는 글을 썼고 이를 기반으로 관련 전문지에도 기고를 했다고 합니다. 이 책의 장점은 복잡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지 않다는 겁니다. 술술 쉽게 읽히는데 어~ 이런거야~ 싶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는 점이죠.


블로그 글을 찾아보면 중복되는 내용이 있겠지만, 책만큼 잘 정리되지는 않았기에~ 책을 읽고 나서 시간이 된다면 블로그 글을 더 살펴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breitner


아. 이런 건 소소한 정보인데 몰랐던 겁니다. 

토마토 파스타에 쓰이는 토마토는 모두 수입산이다. 국내산 토마토는 생으로 먹는 품종이라 진한 맛이 제대로 나지 않기 때문이다.


장사를 하면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점을 잘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대만 카스테라 이야기를 덧붙여 버블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설명해줍니다. 비트코인이 아니더라도 무모한 투자는 어디에나 있었다는 것이죠.

인기가 지속되지 않더라도, 내가 하는 동안만 괜찮으면 수익을 뽑고 권리금 인상분까지 챙길 수 있으니, 단기에 수익을 챙겨 나오기에는 좋다고 판단한 것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어찌 되었든 내가 팔기 전까지는 버블이 꺼지지 않기를 바라는, 도박에 가까운 투기행태를 벌이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이것은 대만 카스텔라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에서 동일하게 벌어지는 현상이다.


냉정함을 찾고 현상에 대해 정확히 알고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싸구려 분노를 유도하고 그것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익 추정치가 최고점에 이를 때, 투자자들의 관심은 극대화되며 이러한 성장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 생각한다.


연어 가격에 대한 이야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진 이야기였습니다. 쌀 때 많이 먹어야 한다는 소문도 있었구요. 요즘 동네마다 몇 군데씩 생기는 2900원 빵집도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1월까지만 하더라도 그 추운날 줄까지 서있던 사람들이 이제 보이지 않더군요.

연어 무한리필점을 오픈하는데 이런 배경정보까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연어 가격의 추이를 살펴봤다면 그것이 가지고 있던 위험에 대해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원가에 대해서는 아직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노동력이 들어가는 음식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음료나 술 같은 경우에는 고급스러운 식당이라서 이 정도 가격은 받아야 한다는 점은 잘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그럼에도 아래 세끼밥 비유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른 가격 인상 요인은 외면한 채 가격 인상에 반발하는 것은, 사람들이 그토록 비판하는 대기업에 의한 가격 후려치기와 닮은 부분이 있다. 원가 논란이 바로 그렇다.


우리는 그저 원재료비만 생각하고 다른 비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으니 그것이 폭리로 보이 뿐이다. 만약 이런 접근법을 적용한다면, 우리의 노동은 원가가 얼마나 될까? 우리가 하루에 일하는 데 들어가는 원가는 사실상 세끼 밥 정도이다. 누군가가 세끼밥만 먹으면 충분한데 연봉을 몇 천만원씩이나 받는다고 비난한다면, 그것이 타당하다고 느껴질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대체효과라는 이야기도 이 책에서 처음 만나봅니다. 그 동안 공부가 부족했나 보네요.

기술발전으로 대량생산된 중화라면들은 맛이 크게 향상되었다. 심지어 배달음식에서 느낄 수 없었던 불맛까지 느낄 수 있었다. 대량생산품에서는 그것이 진짜 불맛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일반적인 오리지널 음식이 내지 못했던 맛까지 제공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불황에도 프리미엄 제품이 팔린다고 놀라워할 것이 아니라, 불황이라 원래부터 특별하지 않았던 오리지널 상품이 더 저렴한 대량생산품으로 대체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대체효과'라고 한다.


Photo by Roman Kraft on Unsplash


상권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에서 자세하게 다루지는 않지만 개념적인 부분을 잡고 넘어가기에는 괜찮은듯 합니다. 다른 책은 너무 바로 훅 들어가서 부담스러운 면도 있거든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동인구의 수가 수익에만 영향을 주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매출뿐만 아니라 임대료에도 영향을 주기에 비용과도 관련이 있다. 즉 사업자에게 유동인구란 수익의 원천이자 핵심적 비용의 원천이다. 그래서 유동인구가 많은 것을 마냥 좋아만 할 수는 없다.


차별화되지 않은 상품을 거래하는 곳이 판매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방문 횟수를 최대한 늘려야 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위치하여 가게의 노출을 늘림으로써 잠재적 소비자들의 유입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업소와 옷가게는 공통적으로 소비자가 점포의 공간을 점유하지 않으므로 회전이 매우 빠르다. 그러므로 방문자 수를 증가시켜 그중에서 구매 의향을 가진 사람의 수를 늘리는 것이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강남역이 이처럼 흔한 상점들로 가득한 상권이 된 데에는 비싼 임대료가 큰 몫을 한다. 대체로 임대료가 낮은 지역은 고정비용의 부담이 적기에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작은 가게들이 들어서기에 좋은 환경이다. 그러나 잘 발달되어 임대료가 높은 상권은 새로운 시도를 했다가 실패할 경우 높은 고정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임대료가 높은 곳은 위험회피적인 사업자와 가게가 들어설수밖에 없다.


아직은 월급쟁이니깐. 이런 책에 감동을 받아도 되겠죠.

월급쟁이로 살 때는 그런 스토리에 감화를 받고, 그것을 팔고 다니는 선지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도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짊어져야 하는 자영업자라면, 그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바에야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는 것이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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