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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이라 생각했는데 이전 글을 찾아보니 겨울이었네요. 광화문 월향에서 진행된 고운달 시음회에 참석했었습니다. 이제 막 새로운 술이 출시된 시점이라 고운달이라는 술에 대해 아는 분이 많지 않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1년도 지나지 않아 많은 분이 고운달을 만나보았다 합니다. 검색해보면 시음 후기나 관련 전문가의 평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가성비가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쉽게 소장하기는 어려운 가격대라 좋은 자리에서만 만나고 있는 술입니다.


2016/12/18 - [먹을거리/인사이드전통주] - [오미나라 고운달 X 광화문 월향] 우리 명주의 새로운 시작


이미 알만한 분들은 다들 알고 있는데 또다시 시음회가 진행된다고 해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된 것인가 싶었습니다. 시음회 주제를 다시 살펴보니 그냥 시음만 하는 행사가 아니었더군요. "고운달과 조니워크 블루 비교시음회"였습니다 (디아지오코리아에서 표기하는 이름은 조니워커이긴 합니다. 뭐 표기가 중요한 건 아니니깐).



사실 조니워커 같은 위스키는 잘 모르고 그나마 우리술만 살짝 아는 상태에서 궁금해졌습니다. 비교 시음회라니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 같았던 것이죠. 그리고 지난 9월 새롭게 문을 연 명동 월향이 어떤 모습인지도 궁금했습니다. 명동 월향은 부티크 호텔 '호텔28 명동' 6층에 있습니다. 6층에는 호텔 로비가 있는데 로비 바로 옆으로 월향이 자리 잡고 있더군요. 오픈 전에 유명 쉐프와 페어링 행사를 진행하거나 다양한 팝업 행사가 진행된 것을 페이스북을 통해 접하긴 했지만 직접 방문하기는 처음입니다.


최근 중국과의 이슈로 관광객이 급감했다고 하면서 한산한 명동 풍경을 자주 뉴스를 통해 접했고 오늘 날씨도 그렇게 화창한 날은 아니라서 사람이 별로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명동은 언제나처럼 사람이 많더군요. 드문드문 들리는 목소리는 대부분 중국이나 일본 관광객이고요. 물론 장사하시는 분들이 체감하는 경기와는 좀 다를 수 있겠지만, 오랜만에 와보는 명동의 풍경은 그다지 달라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시음회가 진행되는 동안 명동 월향에도 일본인 손님이 계속 들어오시더군요. 



명동에는 워낙 건물들이 많고 '호텔 28 명동'이 큰 건물이 아니라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 큰길(유네스코 길이라 하더군요)을 따라서 오신다면 "명동예술극장" 건물을 보고 극장 뒷길로 들어가시면 찾을 수 있습니다. 호텔 28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투숙객은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호텔 건물 2층에는 딤섬 전문 레스토랑 딘타이펑 명동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호텔 홈페이지에서 월향은 "Dining" 카테고리에 있고, 딘타이펑은 "Neighbous"라는 카테고리에 있는 것이 독특합니다.




시음회 장소인 명동 월향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테이블 세팅이 되어있고 오미나라 이종기 대표님과 몇몇 참석자들이 먼저 오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비교 시음 대상인 조니워커 블루라벨이 보이더군요. 조니워커는 강남에 조니워커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외에는 전세계 6곳만 운영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조니워커 웹사이트는 한국어로도 제공되고 있는데 조니워커의 브랜드 설명 뿐 아니라 생산방법까지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https://www.johnniewalker.com/ko-kr

...조니워커 블루 라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걸작입니다. 스코틀랜드에서도 가장 진귀한 위스키 원액을 엄선하여 블렌드한 탁월한 위스키입니다. 일만 개 캐스크 중에서도 오직 단 하나의 확률로 조니워커 블루 라벨의 독특한 풍미를 구현하는데 사용됩니다. 아주 특별한 날을 위한, 아주 특별한 위스키입니다...



첫 시음은 가벼운 샐러드와 함께 오미로제 스파클링 와인과 오미로제 프리미엄 와인으로 시작합니다. 둘 다 오미자를 원료로 만든 술입니다. 오미로제 스파클링은 이 대표님이 직접 샹파뉴(Champagne) 지방에 몇 차례 방문해서 제조방법을 연구해서 원형에 가까운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습니다. 스파클링 와인 중 많은 제품이 탄산을 주입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오미로제 스파클링 와인은 발효만으로 탄산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온라인 쇼핑몰에서 전통주를 판매할 수 있지만, 오미로제는 자체 쇼핑몰과 우체국 쇼핑몰을 통해서만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특성상 생산량이 많지 않기도 하고 호텔이나 한식당 등에서 판매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겠죠.


오미나라 홈페이지

http://www.omynara.com


오미로제 와인은 빈티지를 표시하지 않는 NV(non-vintage)입니다. 아직은 오미자 재배 방식이 체계적이지 않아 빈티지를 표시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다고 합니다. 올해같은 경우에는 8월에 비가 많이 내려 오미자 농사가 잘 안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올해 수확한 오미자로 빚은 술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생산 규모가 좀 더 늘어나면 그때부터는 빈티지를 표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조니워커 블루라벨도 NV입니다. 좀 다른 이유인데, 블루라벨은 여러 증류소의 원액으로 만든 술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생산이 중단된 원액을 포함하고 있어서 생산 물량도 한정되어 있다고 하네요.



주꾸미 샐러드입니다. 깔끔하게 시작하기 좋은 메뉴입니다. 메뉴판을 확인하지 못해 정확한 메뉴명은 적어오지 못했습니다. 소스가 진하지 않고 은근하게 배어있어 오미로제 와인과 잘 어울립니다. 오미로제 프리미엄 와인은 레드 와인보다는 로제 와인에 가까워서 식전주로 마시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월향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호감전은 문경바람과 맞추어봅니다. 문경바람을 처음 시음했을 때는 오크 숙성향이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백자에 숙성한 문경바람이 더 좋아졌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반주(飯酒)로 함께 하기에는 오크 숙성은 좀 부담스럽거든요. 백자 숙성은 은은하면서 입맛을 돋우어주는 느낌이 좋습니다. 지금은 우리술방 공용병을 사용하고 있는데 조만간 오미나라 자체 라벨 디자인과 병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제 주전 멤버가 들어옵니다. 문어 숙회와 조니워커 블루라벨입니다. 위스키와 문어 숙회가 잘 어울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문어숙회는 문경바람과 함께 먹고 조니워커는 따로 마셔봅니다. 조니워커 사이트에서는 블루라벨의 향을 아래처럼 표현하고 있습니다.


...조니워커 블루 라벨은 풍부한 스모크 향을 갖고 있으며, 강한 풍미에 벨벳같은 부드러움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가장 귀한 위스키들 중에서도 수작업으로 골라낸 캐스크에서만 만들어지므로 조니워커 블루 라벨만큼 감각적인 맛을 표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헤이즐넛, 꿀, 셰리, 오렌지 향이 처음엔 퍼지다가, 생강, 쿰쿠아트, 백단 그리고 다크 초콜릿과 같은 숨겨진 풍미가 점점 느껴집니다. 꿀의 달콤함이 드러나면서 건조한 과일 향도 나며, 마지막은 여운이 긴 부드러운 스모크 향이 입안을 감싸줍니다...


음. 이름 자체를 모르는 향도 있네요. 하지만 정말 뭔가 복합적인 향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이런 풍부한 향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마스터 블렌더입니다. 깊은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블렌드 위스키를 만들어냅니다. 오미나라 이종기 대표님 역시 다양한 술을 개발한 마스터 블렌더입니다. 물론 지금은 오미나라 대표로서 자신만의 술을 빚어내고 있지만 조니워커 블랙 개발에 참여했었고 디아지오코리아 부사장을 지내기도 하셨습니다. 지금은 한국위스키협회 협회장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쿰쿠아트 [Kumquat]

올리브와 유사한 모양과 크기를 가진 감귤류. 매우 작은 오렌지를 닮았다.


백단 [Sandalwood ]

잎이나 나무껍질은 향이 거의 없고 중심부에 있는 심부분에서 단맛의 향이 나는데, 30년 정도 자라면 겨우 연필심만 한 심부분이 생겨난다. 이 심부분에서 나는 향이 바로 백단향인데 자기를 찍는 도끼날에까지 향기를 남길 정도로 향이 진하며, 향을 조합할 때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재료이다.


조니워커 블루 라벨은 병마다 시리얼 넘버를 직접 찍어서 생산한다고 합니다. 인쇄된 형태를 보면 보틀에 인쇄한 것이 아니라 라벨에 시리얼 넘버를 찍은 후에 보틀에 붙이는 형태입니다.



고운달은 가리찜과 함께 나왔습니다. 가리찜이 가지고 있는 맛 때문에 고운달의 향을 방해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한식에 맞추기 나쁜 술은 아닙니다. 다만 고운달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술이라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고운달 관련 인터뷰 기사에서 싱글몰트처럼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을 권해주셨더군요. 개인적으로도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이 가장 그 향과 느낌을 잘 살린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주류 브랜드는 술에 맞는 전용 잔이나 음식과의 매치 등 가장 맛있게 먹는 법을 제안하기도 한다. 고운달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을 제안해준다면? 둘 다 알코올 도수 52%이지만 싱글 몰트위스키처럼 물이나 얼음에 희석하지 않고 스트레이트로 천천히 즐길 것을 권한다. 선물 패키지에 10ml의 전용 잔을 함께 구성한 것도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고 술을 마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것이다...

http://survey.design.co.kr/in_magazine/sub.html?at=view&p_no=&info_id=77633&c_id=00010003



역시 비교시음을 위해 수정방(水井坊)도 가져다놓았으나 고운달에 밀려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수정방도 다른 술과 같이 있을때는 나름 빛나는 술인데 말이죠 ㅠㅠ



마무리는 셔벗입니다. 핑계지만 날이 좋지 않아서 사진들이 그리 잘 나오지 못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정찬 중간에 입맛을 새롭게 하려고 내놓은 음식이라 합니다. 요즘에는 대부분 후식처럼 먹지만요. 그래서인지 셔벗을 먹고 나니 다시 고운달 한잔을 더 하고 싶군요. 아쉽게도 이미 고운달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비교 시음회였지만 뭔가 평가하는 자리는 아니었고 다양한 술을 접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여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즐긴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발견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오미자로 만든 술이라고 해서 폄하는 분들이 있는데 역시 술은 마셔보지 않고는 평가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페어링하는 음식이나 먹는 순서의 영향도 커서 한번 마셔보고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도 좋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기회가 되면 다양한 곳에서 여러 술과 함께 마셔보면서 다시 한번 우리 명주를 발견해보는 것을 권해봅니다.


번외로 오미나라에서 새로 출시할 계획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두 가지를 준비하고 있는데 하나는 스파클링 와인을 저렴한 가격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오미로제 스파클링 와인은 양조장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 시 9만 원대인데 젊은 분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는 의견이 있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또 하나는 증류식 소주입니다. 프로토타입 작업은 거의 마무리되었고 출시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직접 디딘 누룩을 사용하고 증류기를 사용하지만, 전통 방식에 가깝게 증류한 술을 만들 계획이라고 하시네요. 아마도 프리미엄급이 되지 않을까요.



B컷

명동을 처음 온 건 아닌데 명동예술극장이 있다는 건 뭔가 새롭더군요. 그동안은 다른 구경하느라 못 보고 지나쳤나 봅니다. 오늘도 명동예술극장 뒷편이라는 것을 몰랐다면 보지 못했을 풍경입니다. 명동 국립극장이라는 이름으로 1934년부터 1975년까지 운영했고 이후 다른 용도로 사용하다가 2009년 다시 이전 모습으로 극장을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http://data.si.re.kr/collection/view/371



명동성당은 항상 앞모습만 보았는데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어 뒤편까지 둘러보았습니다. 독특하게 성당 전면 뿐 아니라 옆에도 시계가 있더군요. 시계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 만들어서 그런 것일까요?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뭔가 성당 건물과 나름 현대적인 시계의 모습이 잘 안어울리는 조합처럼 보입니다.



모 TV 프로그램에 외국인들이 와서 동물 카페에 가서 놀라는 걸 보고 저거 다 짜고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는데, 꽤 인기가 있나 봅니다. 고양이 카페, 강아지 카페 등을 홍보하는 분들이 많네요. 사진은 나름 고양이가 귀엽다고 생각해 찍어놓았는데 지금 보니 좀 무섭네요 ^^



명동 월향 계산대 테이블입니다. 글씨가 쓰여 있는 걸로 봐서는 어느 집 기둥을 잘라내서 만든 테이블이 아닌가 싶네요. 서로 다른 조각이 뭔가 어색해 보이는데, 매력적인 테이블이 만들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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