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이며 - 김훈 지음/문학동네 |
책은 예약 주문해서 받았는데 이제야 책을 덮습니다. 일부 내용은 작가의 이전 산문집에 실려있던 내용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또 다시 읽으면서 새롭게 다가오네요. 이 책이 많이 팔리긴 했나 봅니다. 중고 가격이 벌써 반 이상 떨어진 것을 보면 그만큼 많이 시장에 풀렸다는 이야기죠.
책과 함께 제공된 라면냄비가 도서정가제를 위반했다는 논란때문에 시끄럽기도 했습니다. 작가 스스로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죠. 물론 그 냄비에 끓인 라면이 딱히 맛있는 건 아닙니다. 요즘에는 양은냄비보다는 물이 넘치지 않게 깊은 냄비를 사용합니다.
올해 "현의 노래"가 국악극으로 공연됐고 "남한산성"은 영화로 촬영중입니다. 촛불정국 속에서 시민의회 이야기가 나오면서 작가의 사상에 대한 논란도 있었습니다. 작가 스스로도 "함부로 내보낸 말과 글을 뉘우치는 일을 여생의 과업으로 삼되, 뉘우쳐도 돌이킬 수는 없으니 슬프고 누추하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의 글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거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 말을 우리는 들을 뿐이죠.
김훈 작가는 2015년 세월호에 대한 2편의 글을 기고합니다. 책에는 두 이야기를 하나로 편집해 실었습니다.
...세월호는 풍랑에 깨지지 않고 스스로 침몰했다. 큰 배가 스스로 뒤집혀서 가라앉게 되는 배후에는 대체 얼만큼 악과 비리가 축적되어 있는 것인지, 그리고 담요를 말아서 창문 틈을 막다가 죽은 아이들과 정치적·행정적 시스템과의 그 참혹한 단절은 어찌 된 영문인지를 나는 알 수가 없다...
[새해 특별 기고] 소설가 김훈
...세월호를 침몰시킨 70년에 가까운 적폐는 이 DON과 거기에 붙좇는 정치권력과 행정권력의 연합세력이라는 사실의 흐린 윤곽은 이미 드러나 있다. 그 연합세력이 어떤 인적, 행정적 지휘-복종과 공생의 네트워크를 통해 그 배에 작동되어서 감히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깔아뭉갰던가를 시대사 전체 속에서 밝히는 것이 정부의 통상적인 업무기능 안에서는 불가능하다면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어서 밝혀야 한다는 쪽으로 국민들의 뜻이 모아졌고, 국회는 파행을 거듭한 끝에 매우 허약한 권한만을 부여한 위원회법을 통과시켰는데, 정부가 다시 시행령으로 그 기능을 박탈하고 있으니 정부는 대체 무엇이 그토록 무섭고, 그 두려움의 실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1년째 ‘수취인 불명’ 남해의 부고… 선체 인양해 희망적 국면 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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