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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컴퓨터를 향한 열정과 기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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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컴퓨터와 함께한 나의 인생 - 8점
이주용 지음/전자신문사

컴퓨터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빠지지 않는 여러 인물들이 있지만
대부분 외국의 이야기일뿐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컴퓨터가 보급되었고
그 시대의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를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국인 최초의 IBM 직원이었고 KCC정보통신 창립자인 이주용 회장님의 회고록은
그런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개인의 회고록이기보다는 한시대를 앞서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학을 떠나고 IBM에 입사할때까지는
자신의 전공조차 제대로 살릴 수 없었던 진로는 컴퓨터와의 묘한 인연을 만들어냅니다.

나는 어렵지만 서서히 생각을 정리해 갔다.
아무도 나를 경제학도로 알아주지 않는다면, 실제로 나의 경제학 지식을 누군가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그 지식은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가.
현재 아니 미래를 생각해본다면
이렇게 인정받지 못하는 경제 분야에서 항상 따라가기만 하는 사람이 될 게 아니라
나를 인정해주는 분야에서 꿈을 펼치는 것이 더 나은 판단이 아닐까?
이렇게 체념하고 나니 그 다음 결정은 오히려 쉬웠다.

60년대 코볼개발팀에도 참여했었는데
소개된 팀원의 일화는 얼마나 밤낮을 잊은 채 정열을 바쳤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당시 프로젝트 팀에는 코네티컷에서 매일 기차로 출퇴근하는 팀원이 있었는데,
늘 기차 속에서도 해결해야 할 프로젝트 과제를 골똘히 생각하곤 했다.
그날도 문제 해결책을 찾느라 고민하다가 갑자기 기가 막힌 묘책이 떠올랐다.
동료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리기 위해
그는 '옆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런데 그가 뛰어든 '옆방'은 달리는 기차 밖이었다.

그러한 열정은 한국에 컴퓨터를 도입하기 위해
직접 IBM 회장에게 한국 진출을 제안하고 입사 3년만에 한국 대표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때 나이가 20대 후반입니다.
일에 대한 열정과 기백이 여러번의 실패에도
꺽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정치적인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고
또 그로 인해 많은 실패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 저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금전적인 이익보다는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갔던 모습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어주는 이야기입니다.

두꺼운 분량임에도
흥미로운 이야기로 쉽게 책장이 넘어가며
중간중간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콤퓨터 역사에 대한 지식을
좀 더 쌓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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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 아카이브 동아일보 76년 10월 기사중에서


책의 내용은 전자신문에 연재되었던 '[결단의 순간들]이주용 KCC정보통신 회장'을 다시 정리한 내용입니다.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하거나 여유가 없다면
전자신문에 연재된 기사를 찾아보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
- 전자신문에서는 검색이 안되기때문에 네이버등의 검색을 통해 들어가야 하네요. ㅠㅠ

* 앞에서 한국의 컴퓨터 역사는 알기 힘들다..라고 이야기했지만
조금 찾아보면 의외의 자료들을 많이 볼 수 있군요.
일단 잡지나 신문에 기고된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잡지의 경우에는 검색이 어려워 찾기가 힘들지만
전자신문의 경우 몇몇 자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원본은 찾을 수 없고
전자신문에 실렸던 컴퓨터 파노라마 기사를 정리한 게시물도 있습니다.
http://okjsp.pe.kr/seq/40062

컴퓨터 파노라마 기사를 작성한 서현진 기자님이 쓴 책이 있는데
지금은 거의 구하기가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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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도 천재박사로 소개된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성기수이사장님의 개인웹사이트에서도
많은 자료를 찾을 수 있습니다.
http://www.sungkisoo.pe.kr/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자료도 나름 도움이 되네요.
http://www.nia.or.kr/
특히 2000년도 국가정보화백서에 첨부된 '화보로 보는 20세기 한국의 정보화'에서는
흥미로운 사진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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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로 보는 20세기 한국의 정보화중에서


* 한국의 컴퓨터사를 정리한 다른 자료나 책이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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