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메이플스토리에서 일부 용어와 관련된 논쟁이 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넥슨 측에서는 2월 19일 공지문을 통해 이를 해명했습니다.
해당 공지문을 보고 단어를 자기 맘대로 재정의했던거냐 라는 비난도 있는데, 단어를 재정의할 수는 있습니다. 특히 그 범위가 애매한 단어같은 경우에는 서비스나 제품에 맞게 용어를 재정의하고 이를 용어집이나 별도 설명문 형태로 사용자가 인식할 수 있게 합니다. 그렇게 사용하는 경우에는 용어를 통일하고 일관성 있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3개의 용어(랜덤, 임의, 무작위)를 같은 의미로 사용했고 그때 그때 용어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3개의 용어가 원래 같은 의미가 아니었다는 거죠.
랜덤은 영어이니 일단 제외하고 나머지 2개만 먼저 보면
- 무작위(無作爲)
통계의 표본 추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이 동등한 확률로 발생하게 함.
- 임의(任意)
정한 기준이나 원칙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함.
"무작위"는 정해진 규칙이 있습니다. 로또 추첨 시에는 같은 지름, 무게의 볼을 번호 당 한개만 사용합니다. 매번 추첨 시 다시 측정을 한다고 하더군요. 특정 볼의 크기가 크거나 무게가 무겁다면 확률 자체가 달라지게 되기 때문에 무작위의 원칙을 벗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임의"는 그때 그때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로또 1등이 2명 이상 나왔을때 임의로 1명에게만 당첨금을 준다고 하면 주최측에서 그때 그때 알아서 정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논란이 많을 수 있는거죠.
메이플스토리에서 사용하고자 했던 표현은 2개의 용어 모두 적절하지는 않습니다.
랜덤(random)은 "임의"보다는 "무작위"에 가까운 표현입니다. 영영 사전을 확인해보면
A random sample or method is one in which all the people or things involved have an equal chance of being chosen.
If you describe events as random, you mean that they do not seem to follow a definite plan or pattern.
If you choose people or things at random, you do not use any particular method, so they all have an equal chance of being chosen.
특정 규칙이 개입하지 않는 동등한 확률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무작위"와 마찬가지입니다.
카지노에 있는 슬롯머신은 "무작위"가 아닙니다. 법규에 따라 확률(환수율)을 프로그래밍해서 적용한다고 합니다. "무작위"라면 운이 좋지 않으면 하루에도 몇 번씩 잿팟이 터져서 카지노가 망할 수 있으니 말이죠. 확률이 정해져있다면 카지노는 어찌되었든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가져가는 거죠.
www.gaming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1359
이 주제는 워낙 논란이 많은 부분이라 법안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많은데,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제대로 들어간다면 상당히 복잡한 주제가 될 것 같네요. 하여간 용어를 사용할때는 일관성 있게 사용자가 인지할 수 있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이었습니다.
en.wikipedia.org/wiki/Loot_b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