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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언트 - 8점
조승연 지음/와이즈베리

영어 유창성의 비밀이라는 부제와 TV에 한참 자주 나오는 유명세 덕분인지 딱히 손이 가지 않던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영어가 유창해지지는 않았지만, 몇가지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졌습니다.


책 앞부분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딱히 공감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학교 교육이 뭐 다 그런거죠.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친구와 뛰어 놀면서 인생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고 감수성과 창의성을 배워야 할 시기에 나중에 제대로 써먹지도 못할 영어 문법과 어휘 공부에 청춘을 갖다 바치는 셈이다...

...자유로운 소통보다 계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언어적 실수를 줄이기 위한 것이 당시 영어 교육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5형식이라는 경직된 틀로 문장을 찍어내는 방법을 배웠다...


영어가 쉽고 간단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습니다. 실제 외국으로 나간 분들을 보면 딱히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이 지내는 모습도 볼 수 있구요. 문제는 방법이겠죠. 그리고 연습의 문제구요.


...영어의 최고 장점은 간결함이다. 우리는 영어를 배우면서 처음부터 5형식을 배우고 5가지 요소를 갖춘 문장 만드는 법을 배운다. 하지만 영어를 잘하려면 가장 단순한 문형인 주어 + 동사를 고정시켜 놓고 단어를 휘어서 그 자리에 다시 꽂아보는 연습을 많이 해보고 그것만으로 표현이 도저히 안 될 정도가 되면 요소의 숫자를 늘리도록 연습해야 한다...

...영어의 주요 문법은 100쪽짜리 책에 모조리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간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법 규칙 하나하나는 우리와 전혀 다른 사고 패턴에서 우러나오는 습관이기 때문에 이것을 체화하는 것은 훨씬 어려운 문제다...

...어떤 문법을 배웠을 때 그냥 ‘~는 ~라는 뜻이다’라고 암기하지 말고, ‘~는 ~라는 뜻으로 통상적으로 쓰이는데 그 이유는 ~이다’라고 머릿속에 정리되기 전에 이 과정을 절대로 넘어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영단어의 어원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습니다. 이 책에서 모든 것을 다 설명해주지 않지만, 그런 식으로 단어에 대해 접근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겠죠.


...프랑스어는 귀족 계급, 영어는 평민 계급으로 나뉘어 독립적으로 쓰이다가 합쳐졌기 때문에 지금도 영어에는 중복된 단어가 많다. 예를 들면 영국이 프랑스의 지배를 받게 되자 하층민으로 전락한 앵글로-색슨 족이 허드렛일을 도맡게 되었다. 소 키우기도 그중 하나였다. 그러나 쇠고기는 주로 지배 계급인 프랑스인이 먹었다. 그래서 영어로 살아 있는 소는 앵글로-색슨 토속어이던 ox나 cow라고 했지만 소고기는 소를 뜻하는 프랑스어 beef로 대체되었다...

...영어가 프랑스어와 합쳐지면서 같은 의미를 가진 단어만 두 가지가 된 것이 아니라 단어를 생성하는 방법도 두 가지가 되었다. 예를 들면 영어에서는 동사를 ‘~하는 (것)’이라는 뜻의 명사나 형용사로 만들 때 ‘~ing’를 붙이지만 프랑스어에서는 ‘~ent’나 ‘~ant’를 붙인다...


시를 읽는 방법은 한번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유튜브에서 시 동영상을 찾아 낭독자의 억양과 리듬을 따라 직접 읽는데, 자신의 입에서는 리듬이 잘 나오지 않거나, 숨을 쉬거나 말꼬리를 올리고 내리거나, 힘을 주는 부분이 어색하다면 문장의 의도, 단어의 뭉치고 갈라지는 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머릿속에서 단어의 덩어리를 주무르며 같은 시를 계속 읽어보면 갑자기 운율대로 시가 딱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이런 것을 반복하는 것이 영어의 ‘문리’를 트는 가장 빠른 길이다...


Photo by Aaron Burde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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