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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테트리스 이펙트] 테트리스는 아타리에서 만든 게임이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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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리스 이펙트 - 6점
댄 애커먼 지음, 권혜정 번역/한빛미디어


책의 부제는 "세상에서 가장 중독성 높은 게임의 탄생 비화"이지만, 실제 담겨져 있는 이야기는 탄생 비화라기보다는 테트리스라는 엄청난 게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구 소련에서 한 개발자에 의해 만들어진 이 게임은 그냥 몇몇 아는 이들만 알고 사라질 수 있었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몇몇 모험가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원서의 제목은 "The Tetris Effect: The Game that Hypnotized the World"인데, Hypnotized라는 단어는 "혼을 빼놓다"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렇게 중독성 있는 게임이라면 왜 지금은 테트리스를 하는 이들이 없을까 싶기도 하지만, 요즘 즐기고 있는 캐주얼 게임의 주요 요소들 대부분이 테트리스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변형되긴 했지만, 여전히 그 영향력은 강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은 또다시 순식간에 끝나버렸고, 너무 빨리 끝나 다시 도전할 명분조차 없었다. 알렉세이는 좁아진 게임 화면에서 아래쪽 공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이 아이디어는 테트리스가 출시된 지 30년이 지나고 수백 가지 속편, 응용판, 해적판이 나와도 게임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는 독보적인 요소가 된다. 그의 아이디어는, 플레이어가 가로 한 줄에 블록을 빠짐없이 채우면 그 줄을 화면에서 지워, 비어있던 아래 공간에 다시 블록을 채울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블록을 빈틈없이 쌓는 것 외에도 줄을 최대한 많이 없애는 것이 중요했다...


책을 읽다가 테트리스를 아직도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플레이 스토어에서 "테트리스"를 검색했을 때 수많은 유사 게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공식적인 라이선스를 받아 제공되는 게임은 아니지만, 책에도 등장하는 게임보이 애뮬레이터를 비롯해 아직도 수많은 테스리스 게임이 나와있더군요.


테트리스 컴퍼니 홈페이지에는 게임 개발자의 이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알렉세이의 이야기는 이 책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알렉세이가 태어난 곳이 구 소련이 아니었다면 그의 삶은 뭔가 대단히 달라졌을겁니다. 물론 늑대가 드글거리는 서양에서는 자신의 저작권조차 이야기하기 전에 누군가 게임을 빼앗아버렸을지도 모르겠네요.


https://tetris.com


알렉세이가 게임을 만들 때 영감을 얻은 것이 펜토미노 블록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펜토미노 블록은 주로 나무나 플라스틱으로 만드는데, 더러는 종이로 만든 것도 있다. 이 블록들을 조작한다는 발상은 1900년대 초반에 시작되었으며, 수학자들이 펜토미노라는 용어를 쓴 것은 1950년대부터였다. 그 당시 알렉세이는 이러한 사실을 몰랐지만, 공상과학 소설가 아서 C 클라크는 1975년에 발표한 소설 <지구제국>을 비롯한 몇몇 작품에서 펜토미노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블록의 형태만 보면 테트리스가 펜토미노 블록을 베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저런 형태의 도형을 다루는 퀴즈는 워낙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테트리스가 성공한 것은 그 위에 게임이라는 요소를 더한 것이지요.


...테트로미노라고 불리는 이 새 기능은 테트리스 게임의 핵심이었다. 알렉세이는 끊임없이 내려오는 블록 모형들을 상대로 플레이어가 대결을 벌이는 모양새가 테니스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게임에 '테트리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러시아어로 테트리스는 "тетрис", 테니스는 "теннис"이며 이 단어 조합은 다른 언어권에서도 잘 통했다 (참고로 접두사 '테트라'는 그리스어에서 나왔고 '테니스'라는 단어는 13세기의 고대 프랑스어에서 나왔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테트리스'도 순수 러시아어는 아니다)...


http://www.firstversions.com/2015/11/tetris.html


테트리스의 초기 버전은 지금 보면 무슨 초등학생이 만든 게임 같아 보입니다. 1984년에 공개된 게임 버전을 보더라도 그 당시의 다른 게임과 비교했을때 상당히 떨어지는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84년 가라테카, 로드러너 같은 게임과 비교해보더라도 최소한의 자원을 가지고 만든 테트리스는 무척 단순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테스리스의 가장 큰 차별점은 게임성입니다. 그때문에 꼭 닫힌 문을 뚫기 위해서 다양한 사람들이 이 책에 등장하는 것이지요.


...반면 헨크 로저스는 ELORG와의 거래를 성사시키고 몇 년 동안 테트리스를 통해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밤새도록 보드카를 마시고 게임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며 파지트노프와 쌓았던 우정을 잊어버리지 않았다. 1991년, 그는 파지트노프 일가의 미국 도주를 도왔다. 파지트노프는 시애틀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다가, 소비에트 연방 이외에 '악의 제국'이라고 불리는 유일한 조직, 마이크로소프트에 몇 년간 몸을 담았다...


알렉세이는 테트리스 붐이 일어날때는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했지만, 1991년 미국으로 나와서는 그나마 안정적인 삶을 살았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 뒷부분에서는 본문에 등장한 인물들이 요즘은 어떤 일을 하는지 간단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게임기보다는 오락실에서 테트리스를 즐겼던 추억이 있을겁니다. 하지만 북미에서는 오락실보다는 집에서 즐기는 게임보이나 콘솔게임의 추억이 많은가 봅니다. 닌텐도에서 게임 라이선스를 따내는 후반부 스토리는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 책에 중간 중간 테트리스와 관련된 팁(?)은 아니고 잡다한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팬들이 만든 픽션 중에 성인물도 있다고 하더군요.



진짜인가 하고 찾아보았는데 진짜였습니다. 심지어 <테이큰 바이 테트리스 블록>은 책으로도 출판되었습니다.

https://www.amazon.com/Taken-Tetris-Blocks-Digital-Desires-ebook/dp/B00QZJWD0U


* 요즘 게임은 이렇게 복제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게임에 사용할 수 있는 자원 자체가 한정적이었고 때문에 코드를 아는 분들은 게임을 힐끗 보고 카피하는 것이 가능했을 겁니다. 테트리스가 다른 운영체제로 이식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이 책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일 겁니다.


...컴퓨터네트워크, USB,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이런 식으로 소프트웨어를 공유했다. 궁금한 컴퓨터 프로그램의 코드 사본을 구할 수 없거나 사용하는 컴퓨터의 언어가 다르면 프로그램을 최대한 비슷하게 베껴보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마치 사진을 복사한 것 같은 결과물이 나온다. 원본의 형태를 알아볼 수는 있지만 완전히 똑같지 않은 대신 새로운 특색이 가미된 복사본이 생기는 것이다...


* 책에서는 저작권 분쟁에 대해 너무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어서 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주의깊게 따라가지 않으면 갑자기 콘솔 이야기는 왜 나오는 거지라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저작권 분쟁에 관해서는 헝그리앱 사이트에 잘 정리된 자료가 있더군요. 참고를~

http://www.hungryapp.co.kr/news/news_view.php?bcode=news&pid=40387

...과거 오락실에 가면 익숙한 배경음의 테트리스를 꼭 볼 수 있었다. 아타리에서 제작, 출시한 게임이지만 조금 당황스럽게도 아타리는 이 테트리스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 무슨 사연이 있길래 아타리는 자신들이 제작한 게임에 대한 권리가 없는 것일까? 테트리스의 저작권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알아보자...


* 본문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테트리스 이펙트는 실제 사용하는 용어라고 합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Tetris_effect

...의료계와 대중문학에서 모두 쓰이는 '테트리스 효과'라는 용어는 패턴을 기반으로 한 반복 활동이 개인의 생각과 상상을 형성한다는 이론이다. 테트리스가 있기 전에는 이런 현상을 입면 형상, 말하자면 공상이라고 불렀을 것이다...


* 책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독자 리뷰는 한빛미디어 웹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www.hanbit.co.kr/store/books/look.php?p_code=B925310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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