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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된 곳은 어느 정도는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2017년에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이원양조장은 우리술 관련 행사에서 수상한 경력도 없고 심지어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시설 개선을 위해 휴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원양조장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것은 생산에서 관광 체험까지 연계된 복합공간이라는 사업 취지와 잘 맞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정도의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는 양조장을 알아보는 사람이 드물었을 뿐이었던 것이죠. 양조장의 역사로 따지면 4대까지 이어온 양조장이고 1930년대부터 변해온 다양한 양조장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1대부터 2대까지는 이원면 대흥리에서 양조장을 운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금강변의 잦은 홍수로 피해를 입어 1949년 3대 강영철 대표가 양조장을 이어받으면서 지금의 주소로 이전했다고 합니다. 양조장을 옮기면서 새로 지은 것이 아니라 기본 골조는 모두 뜯어와 옮겨놓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양조장과는 그 모습이 조금 다릅니다. 1930년대의 모습과 해방 이후의 건축 양식이 조금씩 공존해있는 모습입니다. 건축에 있어서도 양조장 자체가 가지는 의미는 색다를 것 같습니다. 2016년 양조장 일부 시설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도 기존의 모습은 안전에 문제되지 않는 선에서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원양조장의 전성기에는 직원이 30여명이었다고 합니다. 양조장 내 시음공간에 전시된 사진들만 보더라도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도로변에서 바라보는 양조장 벽돌벽만 봐도 결코 작은 규모는 아닙니다. 지금은 모든 공간을 다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공간입니다.



지금은 입국을 사용한 아이원 막걸리 1종만 생산하고 있지만, 우리밀 막걸리 "향수", 우리쌀 막걸리 "시인의 마을" 2가지 제품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향수"는 입국을 사용하고 "시인의 마을"은 누룩을 사용합니다. 누룩은 아산에서 생산한 통밀을 사용하고 있으며 "향수" 제품에 사용하는 우리밀 역시 아산에서 생산된 밀을 사용합니다. 쌀은 지역에서 생산한 것을 사용하는데 20% 정도는 직접 수확한 쌀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직접 농사를 짓고 술을 빚는다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양조장 내 보온을 위해 왕겨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방문객들이 이를 관찰할 수 있도록 살짝 구멍을 만들어놓았습니다. 양조장 환기 구조나 형식은 1930년대 건축 양식을 보이는 덕산양조장과도 유사한 구조입니다. 시음공간 주변으로 이런 모습을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시음공간은 실제 술을 빚던 공간이라 그런 흔적들이 남아 있는 것이지요.




입국실이나 누룩방 모두 이전에 만들어진 공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원양조장의 막걸리에서는 설명하기 힘든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누룩으로 만든 "시인의 마을" 뿐 아니라 입국을 사용한 막걸리에서도 비슷한 향이 느껴집니다. 누룩향보다는 세월에서 느껴지는 향이라고 할까요. 물론 개인적인 느낌일지는 모르겠지만, 술을 빚는다는 일에는 원재료의 힘과 사람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술이 만들어지는 시간적인 공간의 힘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4대 강현준 대표는 원래 건축업에서 꽤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일을 버리고 이날 양조장에 방문하신 옥천 군수님의 말을 빌리자면 미안할 정도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양조장을 이어받는 다는 것은 큰 결심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연로하셔서 더 이상 양조장을 이어나갈 수 없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내겠다는 결심은 부족하지만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큰 발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3대 강영철 전 대표님의 이야기는 충북학 연구소에서 제작한 "충북의 술"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11년 펴낸 책인데 1933년생인 강영철 대표님이 양조장을 운영하기에 힘이 벅차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기울어가는 양조장을 4대째에 와서 다시 새롭게 일으키는 모습을 보면 그분의 마음이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그때는 손으로 농사를 지으니까 농주였고 또 한 잔 먹으면 속이 든든하고 맛이 있으니까 밥 대신으로도 먹었지

- 충북의 술, http://www.cri.re.kr/sub.php?menukey=153&mod=view&no=1232

http://2galia.blog.me/140148981100



이날 양조장에는 옥천군 김영만 군수님이 방문하셔서 찾아가는 양조장 현판식을 함께 해주셨습니다. 군수님은 옥천군 출신으로 35, 36대 민선군수로 선출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을 옥천에서 보냈기 때문에 양조장에 대한 추억도 가지고 있다고 하시네요. 양조장에 대한 추억과 옥천의 대표적인 묘목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있습니다. 옥천은 모래가 섞인 사질양토로 묘목이 뿌리를 내리는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국 묘목의 70% 정도를 이곳에서 재배, 유통, 판매하고 있습니다. 양조장에 방문하셔도 연계된 묘목농원을 통해 묘목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하네요. 옥천의 묘목은 모두 실명제로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밀 막걸리 "향수", 우리쌀 막걸리 "시인의 마을"은 아직 시판되는 막걸리는 아닙니다. 밀막걸리 중에서 우리밀을 사용하는 막걸리가 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밀막걸리지만 걸쭉한 느낌보다는 상당히 부드러운 목넘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술이 가지고 있는 향이 독특해서 또 하나의 흥미로운 막걸리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원양조장 주소는 "충청북도 옥천군 이원면 묘목로 113"입니다. 묘목로라는 이름이 묘목의 고장이라는 걸 그대로 보여주고 있네요.


* 관련기사 : 

옥천과 영동을 한꺼번에 즐기는 양조장 여행

http://travel.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14/2017111401316.html

충북 옥천 이원 양조장, 찾아가는 양조장 체험 행사 진행

http://danmee.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0/201711200208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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