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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끝날지 싶었던 긴 여름밤이 어느덧 지나가버렸습니다. 벌써 저녁 7시만 되어도 거리가 어둑어둑해지더군요. 여름을 지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막상 끝나가는 여름은 또 아쉽습니다. 술을 빚는 이들에게는 여름은 누룩을 만드는 계절입니다. 습하고 더운 온도가 누룩에 곰팡이를 피우기에 적절한 날이라고 합니다. 풍정사계라는 술을 빚는 농업회사법인 화양에서도 여름에 누륵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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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은 양조장 규모는 작지만 약주, 과하주, 탁주, 증류식 소주를 만듭니다. 네 가지 술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이름을 붙여 풍정사계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국내산 쌀과 직접 디딘 누룩(향온곡)을 사용하고 인공첨가물을 가미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체험한 술은 약주 "풍정사계 춘"과 과하주 "풍정사계 하"입니다. 약주를 증류해 소주를 만드는데 과하주(過夏酒)는 약주에 증류식소주를 넣어 만듭니다. 지금이야 사계절 한결같은 온도를 유지해주는 냉장고가 있으니 그 의미가 없겠지만, 냉장고가 생겨나기 전까지는 여름에 술을 보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 술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수가 높은 소주를 첨가해 저장성을 좋게 합니다.



과하주를 상품으로 판매하는 곳은 화양 외에도 술아원, 김천 과하주가 대표적입니다. 술아원 과하주는 20도, 김천 과하주는 23도, 16도입니다. "풍정사계 하"는 18도로 다른 과하주에 비하면 도수는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술맛이 깔끔하고 끌리는 맛이어서 500mL 술병이 몇잔 마시다보면 싸악 비워지는 매력이 있습니다.



화양에서 사용하는 누룩은 향온곡(香醞麯)입니다. 향온은 조선시대 임금에게 올린 술인 향온주를 줄인 말이라고 합니다. 향온주에 사용하는 누룩이 향온곡인데 녹두를 섞어서 디딘 누룩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풍정사계"에 사용하는 누룩은 녹두와 밀을 섞어서 디딘 누룩을 사용합니다.


...조선 시대 사온서(司醞署)에서 양조(釀造)한 임금의 어용주(御用酒). 향온주(香醞酒)를 줄인 말. ‘향(香)’은 형용사로서 향기가 난다는 뜻이고, ‘온(醞)’은 사온서에서 양조한 어용주라는 의미를 나타냄. 이를 하사함을 선온(宣醞)이라고 함. 대개 찹쌀과 멥쌀을 쪄 내어 끓는 물에 넣고 그 밥이 물에 잠긴 뒤에 퍼서 식히고 녹두와 보리를 섞어서 디딘 누룩을 넣어 담금. 일명 내국법온(內局法醞)이라고도 함...
[네이버 지식백과] 향온 [香醞] (한국고전용어사전, 2001. 3. 30.,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양조장에서 가이드하는 안주로는 생선회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술맛이 깔끔하고 목넘김이 시원해 생선회와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음하는 날 시간이 늦은 관계로 생선회는 마련하지 못하고 간단한 포차 안주로만 준비했습니다. 오늘 조금만 먹고 남은 술은 다음에 생선회랑 먹어야지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조금만 마셔야지 했던 술이 한잔 두잔 들어가다 보니 바닥을 보였습니다. 좋은 술은 아껴먹어야 하는데 "풍정사계 하"는 그렇게 놔두지를 못하네요 ㅠㅠ




"풍정사계 춘"은 좀 더 부드럽습니다. 과하주에 비해 그 향이 좀 더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양조장에서 안내해주는 안주는 메밀전이나 야채인데 술맛이 깔끔하기 때문에 어떤 안주든지 잘 어울립니다. 매운 음식과의 어울림도 나쁘지 않구요.



약주를 마실 때 여름철에 보관은 실온에서 하더라도 마시기 전에 조금 미리 꺼내놓으면 그 향을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대략 12-13도 정도의 온도에서 마시면 최적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주점에서는 술을 주문하면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주기 때문에 바로 개봉해서 마시면 그 맛을 최상의 상태로 느낄 수는 없습니다. 물론 차게 마셔도 맛이 아주 다른건 아니지만요.



그걸 알고는 있지만 항상 술을 마시다보면 잊어버리곤 합니다 ㅠㅠ 집에서 마시거나 주점에서 마실 때 미리 꺼내놓거나 주문을 해놓으면 적절한 온도를 맞출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다른 술을 마신다면 술잔도 바꾸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풍정사계 하"를 마시고 "풍정사계 춘"을 마시면 사실 가족같은 술이니깐 큰 영향은 없지만 다른 양조장의 술을 마시거나 성격이 다른 술의 경우에는 술잔을 바꾸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알아서 잔을 바꾸어주는 곳도 있지만 요청하지 않으면 안해주는 곳도 있거든요.



"풍정사계 춘", "풍정사계 하" 모두 원재료는 멥쌀, 찹쌀, 전통누룩, 정제수입니다. 라벨을 보지 않으면 술의 색만으로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약주와 과하주를 같이 구입한 경우에는 꼭 라벨을 먼저 확인해보세요 ^^


* 원래 미션은 "각각 어울리는 음식 찾기", "맛있게 먹는 방법을 소개해주세요" 였습니다. 하지만 그 자체로 맛있었기 때문에 맛있게 먹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울리는 음식을 찾기 전에 이미 술을 다 마셔버려서 ㅠㅠ 죄송합니다.


멋진 술을 만나게 해주신 대동여주도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려요 ^^ 

대동여주(酒)도 카페 체험단으로 참여했습니다. 

http://cafe.naver.com/drinksool/4028

http://hwayang.co/

https://pjsg.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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