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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6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이정호 그림/알마

뭔가 추리소설같은 제목이고 실제 내용 역시 소설같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 담겨진 내용은 대부분 작가가 경험한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야기입니다. 이런 장르를 뭐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신경과 전문의의 임상 기록이 베스트셀러로 판매되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닌 듯 합니다. 이 책이 저자의 책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책이며 그 외에도 꽤 많은 책이 나와있습니다. 일부는 에피소드가 중복되는 것도 있네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경 계통의 차이로 인해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다른 질병으로 오해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저자가 이런 분야의 임상 기록을 남기는 이유 역시 다른 곳에서 쉽게 경험하기 힘든 이런 차이를 공유하고자 하는 시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시각 세계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면에서 그는 컴퓨터와 똑같았다. 더 놀라운 점은 그가 중요한 특징이나 도식적인 연관관계를 토대로 컴퓨터와 똑같은 방식으로 세계를 구성해낸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시각장애인도 아니고 신체가 마비되지도 않았다. 겉으로 나타나는 장애는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종종 거짓말쟁이나 얼간이로 취급된다. 우리 사회에서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감각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같은 취급을 받는다...


얼마전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TV에서 보았는데 직립보행이 어려운 이유가 인간의 직립 보행의 메커니즘 자체를 다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단순하게 다리 근육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몸에 있는 다양한 센서가 병렬적으로 동작하는데 그 흐름을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공간 속에서 몸을 똑바로 세워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복잡한 메커니즘과 제어가 분명하게 밝혀진 것은 20세기 이후의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많은 수수께끼에 쌓여 있었다...


자각에 대한 이야기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스스로를 인식할 수 없다는 것 말이죠. 하지만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것도 복합적인 감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프로세스의 문제가 생긴다면 충분히 자신을 인식할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는 다리나 눈을 잃으면 다리가 없고 눈이 없다는 사실을 의식한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면 그 사실 자체를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을 깨달을 자신이라는 존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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