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으로 회사를 옮기고 나서 백세주마을은 한두번 정도 방문했습니다. 인근 지역 음식점이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백세주마을은 특히 더 고급음식점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물론 기억으로는 제가 돈을 낸 것은 아니었지만). 아마 그 때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공간도 있어서 외국에서 손님이 왔을때 접대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작년인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데 전체적인 구조를 바꾸는 공사를 했다고 합니다. 가운데 바를 만들어서 혼자 방문하더라도 어색하지 않도록 말이죠. 혼술 뭐 그런 키워드가 같이 기사를 읽었던 것 같습니다.
예약을 하고 방문할 날이 되었는데 마침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합니다. 비오는 날에는 낮술을 해야 하는데 예약을 저녁 시간에 맞춰 놓아서 좀 아쉽긴 하더군요. 퇴근 후 백세주마을로 향합니다. 백세주마을 삼성점은 9호선 봉은사역 4번출구에서 약 400미터 거리입니다. 도보로 천천히 이동하더라도 5분거리죠. 지도로 열어보면 무척 멀어보이는데 상당히 가까운 거리입니다. 종합운동장에서 야구를 보고 넘어오더라도 800미터가 넘지 않습니다. 약 10분 거리입니다. 괜히 야구 끝나고 복잡한 운동장 근처에서 헤매지 않고 다리 건너 백세주마을로 찾아가는 것도 좋습니다 (아~ 일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영업 시간은 오후 5시부터 1시까지입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막 퇴근 시간을 지난 이른 시간인데도 자리가 꽉 차있습니다.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큰일이었겠네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목요일, 금요일이 붐비는 시간이고 이날처럼 비가 오는 날에도 자리가 복잡복잡합니다.
백세주마을이니깐 일단 술은 백세주로 시작합니다. 마트에서 만나는 백세주와 다르게 백세주마을에서는 생백세주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왕 백세주마을에 왔으니 술은 생백세주로 ^^
기본 생백세주는 375mL이고 얼린생백세주는 1000mL입니다. 오늘처럼 비가 와서 꾸물꾸물하는 날에는 시원한 얼린생백세주도 좋겠네요.
얼린 생백세주는 먼저 잘 저어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잔에 따를때 커다란 얼음 알갱이가 떨어질 수 있거든요. 아직은 날이 덥지 않아 그런지 얼음이 쉽게 녹지는 않습니다. 끝까지 시원함을 유지해주네요. 살짝 얼린 생백세주가 시원하게 넘어갑니다. 백세주는 13도라 이렇게 훅훅 넘기면 안되는데 말이죠.
술을 주문했으니 이제 슬슬 안주를 골라봅니다. 백세주마을의 단점은 먹고 싶은 안주가 너무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고민이 될때는 주문한 술을 메뉴판에서 다시 확인해봅니다. 친절하게 어울림안주를 추천해주고 있습니다. 얼린생백세주는 흑돼지맥적구이를 추천해주네요.
맥적(貊炙)에서 맥(貊)이란 고구려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맥적구이로 검색해보면 고구려 맥적구이라는 메뉴가 자주 등장합니다. 간장독에 고기를 담가놓았다가 숯불에 구워먹는 것이라고 하네요. 사전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돼지고기를 넓적하고 두툼하게 떠서 병이나 밀대로 두드린 다음, 그것을 부추, 달래, 파, 마늘, 술, 엿 따위를 넣어서 만든 양념에 재운 것을 숯불에 굽는 전통 음식. 불고기나 너비아니의 원조이다...
흑돼지맥적구이가 도착했습니다. 가격은 23,000원입니다. 고기 메뉴는 23,000원에서 29,000원 사이입니다. 백세주마을의 맥적구이는 "된장"으로 양념한 구이메뉴라고 합니다. 고기의 색부터가 기름기름하게 먹음직스럽고 맛 또한 달콤한 양념같기도 하고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입니다. 사실 이전에 백세주마을의 음식은 뭔가 비싸지만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던 기억이었는데 이 정도 가격의 고기 메뉴라면 맘에 드네요. 고기 추가는 안되지만 곁들여나온 깻잎은 추가를 요청하면 정성스럽게 양념에 버무려 제공합니다.
비가 오는 날이니 전 메뉴 하나를 더 추가합니다. 해물파전, 해물김치전 등 다양한 전 메뉴가 있는데 해물을 싫어하는 분이 있어 감자전으로 주문합니다. 그냥 감자전이 아니라 햇감자전입니다. 햇감자를 듬뿍넣어 바삭하게 구운 별미라고 합니다. 가격은 16,000원. 전 메뉴는 다른 곳에 비하면 약간 비싼 편입니다. 하지만 전에 들어가는 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어주기 때문에 이를 생각하면 비싼 가격도 아닐것 같습니다.
기본 안주로 나오는 감자튀김(?)도 매력적입니다. 감자를 튀겼다기보다는 건조한 것 같습니다. 담백하면서도 계속 손이 가는 안주입니다. 가볍게 술만 즐기고 싶은 날에는 기본 안주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네요. 메뉴를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는데 혼자 방문했을때 즐길 수 있는 안주는 좀 모호했습니다. 이날 모든 테이블이 가득차고 바 자리도 같이 온 손님들도 가득차있었습니다. 그래서 바에서는 뭔가 다르게 주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물어보지는 못했네요.
국순당에서 출시한 증류주 "려"도 궁금했는데 이날 맛보지는 못했네요. 원래 시음을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날이 날인지라. "려"는 병으로도 판매하고 아이스볼 언더락으로도 판매합니다. 바에서는 가볍게 언더락 한잔해도 괜찮겠네요.
백세주마을 안에는 "주담터"라는 이름으로 판매공간도 있습니다. 느린마을과 비교하면 판매공간이 좀 비좁아보이네요. 일반 매장에서 쉽게 찾기 힘든 제품도 이곳에서는 구입할 수 있습니다. 선물세트로 준비된 제품도 있고요.
* 백세주마을 삼성점 관련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11678251
* 벼라별에서 "백세주마을 삼성점 6기 체험단"으로 선정된 후 방문해서 작성한 글입니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생백세주를 병입해서 백세주마을에서 팔아도 괜찮겠다 싶더군요. 나중에 방문하면 물어봐야겠네요.
http://modublog.co.kr/bbs/board.php?bo_table=food&wr_id=176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