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의 함께, 혁명 - 안희정 지음/웅진지식하우스 |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지만 2-3권의 책을 내놓은지라 모든 책을 다 읽어볼 수는 없고 그 중 맘에 드는 것을 골라~ 읽은 탓인지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 다르네요. 이 책은 약간은 자전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어 정책이나 비전보다는 삶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랄까. 그런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사실 제목이 좀 과도한 측면이 있죠.
때론 솔직한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사실 가장 공격받는 부분이기도 한데 책 속에 그 이야기를 잘 표현했습니다. 물론 경선과정에서는 여러 말들이 오가면서 오해가 있기도 했지만.
...지속적이고 교묘한 질문 공세에 나는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내가 갖고 있던 혁명의 이데올로기에는 구체적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자인해야 했다. 사회주의 혁명도, 미국과 잡았던 손을 끊고 자립경제로 간다는 것도 답이 될 수 없었다. 민중과 사회적 약자의 고통을 공감하고 이를 바로잡겠다는 정의감은 충만했지만 그래서 어떤 사회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건지에 대한 준비는 없었다....
스스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떠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군요. 탄핵 과정을 거치면서 이런 부분은 공감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감정은 제왕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참모는 직언보다는 함께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무대에 선 사람들은 다들 잘하려고 해요. 옛날의 왕들처럼 권력에 중독되어서 독선적으로 빠지면 참모가 알려줘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건 과거의 제왕적 정치개념에서 못 벗어나는 게 아닐까요?...
선한 의지에 대한 언급. 사실 책에서 좀 더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다면 논란에 대한 것도 원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었을텐데. 책에서는 살짝만 언급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선한 의지로 받아들이자.
그래야 사물이 더 잘 보인다.
그래야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래야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
그래야 세상이 바뀐다...
진보 진영에도 기득권이 있다. 라는 말은 다시 한번 새겨야 할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득권이 문제가 아니라 절대적인 선함만 남은 조직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죠. 경선 이후의 여러 움직임만 보더라도 그동안 했던 말의 의미가 모두 같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요.
...진보 진영에도, 재야에도 기득권은 존재한다. 우리 때는 소위 스카이(서울대, 연대, 고대) 중심의 운동권 질서가 있었다...
복지에 대해서도 깔끔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기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공평함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기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복지는 반찬 가짓수만 많고 먹을 것 별로 없는 밥상 대신 찌개와 한두 가지 반찬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식사가 가능한 밥상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지금처럼 찔끔찔끔 푼돈 나눠주는 것으로는 인간적인 삶을 유지한다는 목적이 효과적으로 달성될 수 없다. 시민들의 근면 성실함을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분배가 이뤄지도록 정책의 구조를 잘 짜는 것 또한 국가가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