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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인사이드전통주

다시 가봐야 할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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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방방곡곡 3월 여행의 두 번째 코스는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입니다. 술을 주제로 만들어진 박물관이 몇 곳이 있지만, 독립적으로 술을 테마로 운영하는 박물관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부터 박물관이 이렇게 큰 규모로 운영했던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허영만 화백의 "식객" 20권 <소주의 눈물>편에 박물관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경기도 안성에서 박물관을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시절이라고 하네요.


...이곳의 터줏대감은 바로 박영국 관장(50). 그는 지난해 11월 사비를 털어 박물관을 세웠다. 박 관장이 술과 처음 연을 맺은 것은 25년 전. 워낙 애주가인 터에 1980년부터 슈퍼마켓과 주류 대리점, 도매상을 운영하며 술에 매료됐다. 술과 함께 해온 인생이라 자연스레 시대별로 술병의 모양과 상표가 바뀌고, 무수한 술들이 출시됐다 사라지는 것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는 박 관장은 “술도 하나의 문화인데 전혀 자취를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게 안타까웠다”며 박물관 설립의 배경을 밝혔다. 넉넉한 풍채를 보아하니 그 또한 ‘한술’ 하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http://lady.khan.co.kr/khlady.html?mode=view&code=4&artid=6040


안성에서 완주로 옮기는 과정에서 지금의 자리로 바로 온 것은 아니고 중간에 면사무소를 리모델링한 곳에 개관을 한 다음 이곳으로 옮겨온 듯 합니다. 소장품은 많은데 전시할 공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완주군과 마음이 맞았던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지금의 박물관은 2015년 10월에 개관을 했습니다.


...완주군은 20일 옛 구이면사무소를 리모델링해 지어진 대한민국 술 박물관에서 개관식을 가졌다. 이 박물관은 고려~조선시대, 일제강점기, 근·현대의 주류 역사는 물론 고서, 제조도구, 술병 등이 전시돼 술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이곳에는 경기도 안성시의 술 박물관에 소장돼 있던 5만5000여점의 술 유물이 체계적으로 전시됐다. 박물관 1층에는 소주고리, 주모독, 누룩틀, 술병, 항아리 등 전통유물과 주류업체별 술병, 각종 상표 등이 진열돼 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3211038161&code=950312



박영국 관장님이 간단하게 박물관에 대해 소개해주시는 모습입니다. 개인이 모은 소장품으로 이런 거대한 박물관을 만들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행운이지요. 박물관은 그냥 돌아보아도 좋고 해설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이날 투어는 인원이 많아서 반은 관장님이 직접 소개해주시고 나머지는 완주군 문화관광 해설사 강종임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박물관 전시 프로그램은 상설 전시와 기획 전시로 나뉘어 집니다. 작년 11월부터 "독하고 부드럽게 서민들의 마음을 감싸주었던 국민주,소주燒酒"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었고 3월 25일부터 6월까지는 "신(神)들의 음료, 와인"이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만화 "식객"에 등장했던 소줏고리의 실제 모델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잘 빠진 소줏고리는 흔치 않아!"라고 했는데 사진을 제대로 담지 못했네요. 아마 기획 전시가 끝나더라도 소줏고리는 상설 전시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래 사진에 살짝 소줏고리의 모습이 ^^



전시물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발효가 보여요"라는 주제의 전시물이었습니다. 양조장에 직접 가보지 않으면 술이 익어가는 모습을 체험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영상을 활용해서 흥미로운 전시물을 만들어냈습니다. 항아리 위에 하얀 부분에 모니터가 장착되어 있고 고속으로 촬영된 발효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양조장에 자주 가본 분들은 별로 흥미가 없을 수도 있는데 여기에 또 하나의 아이디어를 더했습니다. 술이 발효되는 과정의 화학적인 현상을 영상 위에 표시해주는 것이죠. 마치 구글 글래스를 쓰고 익어가는 술을 바라보는 기분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는 전시물이지만 전시를 준비한 이들의 고민이 담겨진 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넓은 공간 덕분에 오래 전 막걸리집이라든지 양조장, 호프집의 모습을 흥미롭게 재현해놓았습니다. 닥종이나 모형만으로 전시된 전시물과 달리 실제 유물을 활용해서 재현해놓은 점이 특징입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양조장 내 사무 공간까지 그대로 재현해놓았습니다. 포천 산사원에도 비슷한 전시물이 있긴 하지만 선대 회장님의 유품을 전시한 것이고 양조장 사무실 공간은 아니니깐 어쩌면 이곳이 그 당시의 양조장 사무 공간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논산 양촌 양조에도 이전 사무 공간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지만 완벽한 재현은 아니니깐)



박물관이면서 체험공간이기에 아이들이 왔을때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계영배 체험같은 전시물도 선조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죠. 어른이들은 그럼 흘러내린 술을 한번에 마시면 되는건가~ 뭐 이런 고민들을 하지만 말이죠.


가득 참을 경계하라 - 계영배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57&contents_id=3938



박물관 안에는 또 다른 전시관이 숨겨져 있습니다. "담배문화기획전시관"입니다. 술과 담배가 꼭 함께 해햐하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한 공간에 전시관이 있으니 어른들은 좋아하시더군요. 왠지 술보다는 담배에 대한 추억이 더 많은 듯 합니다. 대부분 전시물은 저렇게 개봉하지 않은 상태로 전시되는데 담배는 포장을 뜯는 순간 소멸하기 시작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수집가들도 무척 궁금하지만 절대 개봉해볼 수 없다고 합니다.



박물관 옆에는 시음, 판매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입장권을 소지하고 있다면 시음도 해볼 수 있습니다(박물관 야외 공간과 시음, 판매공간은 입장권 없이도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음시에는 입장권을 확인합니다). 시음주 역시 계속 바뀝니다. 3~4월 시음주는 와인이라고 하네요.



박물관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추석 연휴는 휴관입니다. 관람료는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입니다. 청소년, 어린이는 시음을 못하겠죠 ^^ 전북투어패스를 이용하면 전북 14개 시군 60여곳의 관광지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http://jbtourpass.kr



야외 공간도 넓습니다. 박물관 뒤에 경각산이 있는데 패러글라이딩으로 유명한 곳이라 합니다. 그래서 박물관 위로 날라다니는 무언가를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 막걸리 학교 3월 우리술방방곡곡 술기행 프로그램으로 다녀왔습니다.

http://cafe.naver.com/urisoolschool/10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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