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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불멸의 신성가족] 믿음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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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신성가족 - 8점
김두식 지음/창비

요즘 같은 시절에 이 책은 정말 적절하지만 또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책 속에 담겨진 이야기를 읽다보면 누구를 믿어야 하는건지 혼란스러워지고 법 체계라는 것이 과연 가치있는 것인가라는 의심을 만들게 합니다. 정해진 규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판단하는 것이라면 법관의 위치는 인공지능에 맡겨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믿음이라는 건 정말 무서운 것 같습니다. 뇌물 여부라는 것이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는지에 따라 법적인 판결이 달라지니 말이죠. 어떤 식으로 법이 흘러가는지 알고 있다면 어떤 식으로는 충분히 피해갈 수 있는 구멍이 생겨날테구요.

...함께 술을 마시고 돈을 낸 쪽은 '로비 자금'으로 생각하지만, 얻어먹은 쪽은 '친구의 호의'로 생각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겠지요...


"전관"이라는 텍스트에 대해서도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그런 시절에는 잘못이라기보다는 문화라고 이해할 수 있었을테니 말이죠.

...1981년 사법시험 합격자가 300명으로 증원될 때까지 사실상 모든 변호사는 전관이었던 시절을 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 돈을 받아도 사건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는 믿음이 폭넓게 퍼진 것이지요...


같은 편을 이야기하는 건 그들만의 특징은 아니니깐요. 옳다고 생각하더라도 같은 편때문에 이를 행하지 않았다면 그걸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돈을 거절했다가 평판이 오히려 나빠질 수 있죠. 자기를 모욕 줬잖아요.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그런 거거든요. 같이 안 먹으면 나랑 같은 편이 아니란 뜻이거든요...


이 단락은 정권이 바뀌면서 조직문화에 뭔가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정권과 상관없이 조직은 그대로더라~라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겉으로는 민주화를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사람의 욕망은 그대로라는 것이죠.

...폭탄주를 돌렸을 때 마시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조직문화라는 것이 한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쉽게 바뀌지 않으며 , 결국 개인은 조직에 동화되기 마련임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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