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 - 김영란 지음/창비 |
이 분은 보기와 다르게 독특한 장르의 책을 읽으셔서 소개해주신 책의 내용이 몹시 궁금해지네요. 특히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들은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다. "바벨의 도서관"이라고 검색하면 찾을 수 없고(단편이니깐) 작가 이름으로 찾는 것이 빠르네요.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두 개 이야기만 남겨봅니다.
...모두 똑같아 보이는 집들이지만 제각기 다른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고, 그 각각의 이야기들은 인간의 정념에 관한 무언가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판결이라고 하면 흔히 보편적 정의, 보편적 기준을 대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똑같은 집에 사는 사람들이라 해도 모두 각자의 개별적인 사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지요. 가령 누가 사람을 죽였다고 할 때, 같은 살인이라 해도 그 배경을 보면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폭행하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흥분해서 아버지를 죽인 아들도 있을 수 있고,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마구 때리고 몇날 며칠을 방치해두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부모도 있지요. 그렇게 개별적인 이야기가 다 다릅니다. 재판관은 그런 개별성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죠...
개별성이라는 것이 어떻게 판단되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인의 인식에서는 "무전유죄유전무죄"라는 말이 워낙 뇌리에 박혀있어서 이런 텍스트만 읽는다면 이 사람도 마찬가지라 생각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저 내용은 책읽기가 자신의 일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하기 위한 내용이라는...
...그는 책을 천천히 읽기 위한 훈련은 진정으로 읽고 싶은 책은 천천히 읽어야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일때 필요해진다고 합니다. 어려운 책이지만 자신이 꼭 읽어야겠다고 느낀다면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읽어서 조금씩 진전시켜나갈 수 있다고 하지요. 그는 '책을 천천히 읽는 힘'이야말로 어렸을 때 익혀두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에게 / 오오에 켄자부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