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 6점
프란츠 카프카 지음, 홍성광 옮김/열린책들

난 진짜 이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이정도로 간결하고 흥미로운 내용이라면 이해를 못할리 없는데 말이죠. 그리고 "변신"이 단편이라는 것도 예상치 못했다는..


하여간 이 책에 담겨진 작품은 "변신"외에도 카프카의 주요 단편들이 실려있습니다. 나름 역자가 일정한 규칙에 맞추어 배열했지만 작가의 정신세계를 따라가기 힘들어서 그런지 혼란스럽네요.


그래서인지 역자 해설이 상당히 길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빨간 피터의 고백"이라는 연극이 카프카의 단편을 원작으로 만든 것이라는 것도 첨 알았습니다. 아무래도 문화적인 소양이 영 부족한듯...


[학술원에 보내는 보고서]는 호프만의 "개베르간차의 최근 운명에 관한 보고"와 빌헬름 하우프의 "젊은 영국인"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1970년대부터 80년대에 걸쳐 장기 흥행에 성공한 추송옹의 "빨간 피터의 고백"은 바로 이것을 원작으로 한 모노드라마였다.


카프카의 신분적인 위치가 모호한 작품 세계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문학이라는 것은 역사적인 배경이나 작가 개인의 상황 뿐 아니라 독자의 배경 지식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카프카와 같은 경우는 독자 개인의 몫으로 던지기에는 너무 부담이 많은 듯 합니다.


카프카는 프라하의 상층부를 장악하고 있던 독일인에게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같은 유대인들로부터는 시온주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배척받았다. 그러한 환경은 카프라로 하여금 사회의 억압적인 구조를 혐오하고, 억압 없는 이상 사회를 꿈꾸게 했다.


그 외 인상적인 대목


다른 어떤 음식물보다 먼저 치즈가 즉각 그의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았던 것이다. 그는 너무 만족스런 나머지 눈물까지 글썽이며 치즈랑 야채랑 소스를 차례차례 허겁지겁 먹어 치웠다. 반면에 신선한 음식들은 맛이 없었다. 그런 것들의 냄새마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그는 먹고 싶은 음식들만 한쪽으로 끌어다 놓기까지 했다. 


특히 천장에 매달려 있는 것을 좋아했다. 그건 방바닥에 누워 있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숨쉬기가 훨씬 수월했고, 몸이 가볍게 떨리는 현상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간혹 저 위에 매달린 채 주체할 수 없는 행복감에 겨워 멍하니 있다가 저도 모르게 다리들을 떼는 바람에 방바닥으로 털썩 떨어져 혼비백산하는 일도 있었다.


아마 그 자체로는 그것이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 제가 우리 밖으로 나가게 도와주었고, 저에게 이러한 특별한 출구, 인간이 되게 하는 이러한 출구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는 것입니다. "슬쩍 달아난다 sich in die Büsche schlagen"는 훌륭한 독일어 표현법이 있습니다만, 저는 그 일을 해냈습니다. "저는 슬쩍 달아난 것입니다". 자유를 선택할 수 없었다는 점을 늘 전제로 한다면 저에게 다른 길이 없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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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열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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