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어떻게 무너진 블록을 다시 쌓았나 - 6점
데이비드 로버트슨.빌 브린 지음, 김태훈 옮김/해냄

'레고'라는 브랜드를 들어보지 못한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저도 어린 시절에 딱히 레고 블럭을 가져본 적은 없지만 레고에 대해서는 수도 없이 들어본 것 같습니다(그러고보니 장난감 자체를 그렇게 흥미롭게 생각하지 않았네요). 어른이 되어서 레고라는 브랜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매거진 B vol 13. 은 레고를 주제로 다루고 있는데 브랜드 자체에 대한 궁금함은 매거진 B를 읽는 것이 좋을 듯 싶네요. 사진 자료도 풍부하고요. 하지만 레고라는 기업이 어떤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어떤 교훈을 전해주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해드립니다.


이런 경영수업같은 분위기의 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레고라는 회사에 대해 이렇게 깊이 있게 다룬 책은 찾기 힘들듯합니다. 저자가 교수님이다보니 분석적인 평가가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레고 이야기를 다룬 책과 분석적인 평가를 나누어 책을 어떠했을까 싶네요.


그래도 해당 분야에서 나름 호평을 받고 있어서 판매 실적은 나쁘지 않은 듯 합니다. 비슷한 책으로 '레고 상상력을 팔다(미래의 창)'이라는 책도 있는데 이 책은 온라인 교육(역시 경영학 분야) 콘텐츠를 만들면서 교재로 만든 책이라고 합니다.


책에서 레고의 히스토리를 어느 정도 다루고 있지만 간단하게 요약해서 정리된 영상이 있습니다. 'The LEGO Story'라는 영상인데 레고 80주년을 맞아 제작된 영상이라고 합니다. 한국어 자막이 포함된 영상을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kcC_Asqa6EY




...디자이너들은 줄어든 요소를 가지고도 창의성을 더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점은 뛰어난 디자인을 하려면 최대한의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는 생각과 맞지 않는다. 그러나 레고의 디자이너들은 오히려 요소의 수가 줄면서 성공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더 충분한 정의와 올바른 방향이 주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른 책과 다르게 이 책에서는 레고의 실패를 많은 장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작은 실수에서부터 몇 년간 진행됐던 큰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실패의 원인이 무엇이었고 레고는 그 실수를 통해 어떻게 성장했는지 말이죠. 


...다윈은 가장 필요한 두 가지를 최고 경영진으로부터 얻지 못했다. 그것은 프로젝트를 올바른 길로 이끌 명백한 방향 감각과 유용한 비평이었다. 다윈 팀은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가장 큰 컴퓨터 그래픽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었다. 디자이너들은 가상현실 고글을 쓰고 대단히 앞선 가상의 협력 공간에서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레고 부서들에는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도구를 제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부서에서 프로젝트에 도움을 줄 우군을 거의 얻을 수 없었다. 다윈은 중도에 방향을 수정할 필요성이 절실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래서 1999년에 레고 그룹은 조용히 다윈 프로젝트를 접었다...


저자의 정리가 항상 나쁜것은 아닙니다. 매번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가끔은 아~ 그렇구나 싶은 내용도 자주 보인다는...


...고객과 폭넓은 대화를 가지고 나서야 시스템과 블록이 레고 놀이 경험의 근본 요소임을 재발견했다는 사실은 언뜻 놀랍다. 그러나 거의 모든 사업에서 위기가 발생할 때 명확성이 가장 먼저 희생되게 마련이다...


특히 커뮤니티와 상생하는 모습을 뒷 부분에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아마 내부에서도 찬반 논쟁이 있었을텐데 순간의 선택이 장기적인 발전을 이끌어냈다는 점도 흥미로운 점입니다.


...레고는 해커들을 고소하는 대신 방조하기로 결정했다. 마인드스톰 개발팀은 법무팀과 달리 해킹이 성공작을 만들었다는 신호라고 생각했다. 마인드스톰 플랫폼이 개발할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다면 성인 팬들은 굳이 RCX 블록을 분석해서 대안 코드를 작성하지 않을 것이었다... ...거의 하룻밤 사이에 마인드스톰을 중심으로 구객들이 만든 웹 포럼, 책, 소기업 그리고 퍼스트레고리그 토너먼트 같은 대회로 구성되는 완전한 생태계가 생겨났다...



장난감이라는 특성때문인지 창업 초기부터 자녀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관찰하며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최근에는 별도 조직에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책에서는 민족지학팀이라고 표현해서 약간 당황했습니다. 참고로 민족지학(民族誌學)은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를 번역한 표현이라고 합니다.


...그들(레고 콘셉트랩 민족지학팀)은 또한 아이들의 생활이 지닌 사회적 측면과 경쟁적 측면을 한데 묶는 것처럼 보이는 '능숙성'이라는 특성을 관찰했다. 스케이트보드 묘기를 연마하는 일이든 전투기의 디자인과 역사에 골몰하는 일이든 아이들은 한 분야를 파고들어서 정복하려는 타고난 본능을 드러냈다. 그리고 기술을 습득하면 그 결과를 친구들에게 선보여서 지위를 얻고 모든 아이가 공유하는 위계구조를 거슬러 올라았다. 능숙할수록 더 많은 사회적 자본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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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열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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