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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인사이드전통주

진짜 한산소곡주는 어떤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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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양조장 두 번째는 한산 소곡주입니다.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 위치한 곳입니다. 충남 무형문화재 3호, 전통식품명인 19호로 지정된 명인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한산 소곡주는 하나일 것이라 생각하고 네이버에서 검색을 했는데...생각보다 많은 곳이 검색되더군요.


물론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된 '한산소곡주'가 가장 먼저 나오긴 하지만 그 외에 다른 곳들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다른 전통주는 전승자를 통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한산소곡주는 지역 내 상당히 많은 곳에서 술을 빚고 있다고 합니다.


앗. 그럼 어떤 한산소곡주가 정품인지 알 수 없다는 건가요 ㅠㅠ


...현재 한산소곡주 제조 면허를 취득해 영업을 하고 있는 주류업체는 우희열씨가 운영하는 한산소곡주와 마을기업인 동자북마을 소곡주 외에도 군의 소곡주 1차 명품화 사업 추진으로 면허를 취득한 한산소곡주 영농법인 소속 20개 업체와 한산 모싯잎을 이용한 종천 모싯잎 소곡주 등 모두 23개 업체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면허와 무관하게 그동안 가양주 형태로 빚어온 농가까지 더하면 한산소곡주를 빚는 농가는 무려 250여호에 달한다. 문배주나 안동소주처럼 전승자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전통주와 달리 한산소곡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징 중 하나이다. 

술 맛 역시 획일적이지 않다. 보통 2~3대에 걸쳐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가양주 농가들마다 각기 정해진 원료 및 첨가물 배합비율을 적용해 술을 빚음에 따라 술맛에 미세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소곡주 애호가들은 소곡주를 처음 맛본 가양 소곡주를 기준으로 삼아 술맛을 좋고 나쁨을 평가하기도 한다. 이를 테면 “이 집 술은 누구 집 술맛보다 못하지만, 이 집 술은 좋다”라는 식이다...

2013년 08월 02일 뉴스서천

http://www.newss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286


2010년 이전에는 소규모 농가에서 만드는 술은 술병을 직접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병을 재활용하거나 청주병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제조 상 위생적인 문제도 있었구요. 그래서 서천군에서 한산소곡주 명품화 사업을 진행했고 지역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동 브랜드와 패키지 디자인을 만들고 기술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4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취재과정에서 충격적인 내용은 소곡주에 미원을 첨가하는 가양 소곡주 농가도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70대 후반의 가양소곡주 농가는 “어떻게 소곡주에 미원을 넣을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소곡주에 미원을 넣지 않으면 무슨 소곡주 맛이 나느냐, 우리가 30년간 소곡주를 만들어 팔아왔지만 미원 넣었냐고 물어본 사람도 없고, 맛이 이상하다고 이야기 한 사람도 없다”며 소곡주에 미원을 첨가하는 것을 당연시했다...

2013년 08월 19일 뉴스서천

http://www.newss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393


아래 보이는 병이 한산소곡주 공동브랜드 패키지입니다. 아마 서천에 가서 직접 구매하는 경우에 저런 병을 많이 볼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만드는 양조장은 다를 수 있구요.


* 공동브랜드 패키지는 소곡주만 해당하는 듯 합니다. 소곡주를 증류해서 만드는 불소곡주의 경우 양조장마다 조금씩 병모양이 다릅니다. 증류 작업이 쉽지 않은 때문인지 소규모 농가에서는 소곡주만 만드는 듯 하구요.


* 한산소곡주에서 만드는 소곡주는 공동브랜드 패키지를 사용하지 않고 자체 패키지를 사용합니다. 포장에 따라 병을 사용하기도 하고 도자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백화점이나 고급 식당에도 납품이 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패키지를 제작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으니 가능한 일이겠죠.


* 한산소곡주는 기본적으로 생주 형태로 판매됩니다. 요청에 따라 살균된 제품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생주 형태는 냉동 보관해야 하며 3개월 정도를 권장하네요.


* 한산소곡주 소개를 보면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소곡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원문을 보면 술을 마셨다는 표현만 있을 뿐 그 술이 소곡주라는 내용은 없습니다.

무왕 636년 기록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三月王率左右臣寮遊燕於泗沘河北浦兩岸竒巖怪石錯立間以竒花異草如畫圖王飮酒極歡鼓琴自歌從者屢舞時人謂其地爲大王浦

...왕이 술을 마시고 몹시 즐거워하여, 거문고를 켜면서 노래를 부르자 수행한 자들도 여러 번 춤을 추었다...

http://db.history.go.kr/item/level.do?levelId=sg_027r_0050_0470


의자왕에 대한 기록에서도 술을 마셨다는 표현만 있을 뿐입니다.

十六年春三月王與宫人滛荒耽樂飮酒不止佐平成忠 ...

16년 봄 3월에 왕이 궁녀들을 데리고 음란과 향락에 빠져서 술 마시기를 그치지 않으므로...

http://db.history.go.kr/item/level.do?levelId=sg_028r_0020_0260


그리고 백제에 대한 기록 자체가 승자인 신라에 의해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기록 자체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백제 시대의 기록을 따로 찾았더라면 소곡주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을지도 모르죠.

...의자왕이 나당연합군에 패해 항복하고 당나라로 끌려갈 때 백제 유민들은 의자왕을 붙들고 통곡하며 위로했다 한다. 그리고 당나라로 끌려간 왕을 그리워하는 노래를 불렀다 한다. 사치와 방탕을 일삼으며 백성을 돌보지 않아 나라를 망하게 한 임금이라면 백성들이 그렇게 할까. 임진왜란 때 무능하기 짝이 없던 선조가 궁을 버리고 도망칠 때 백성들이 어떻게 했는가를 생각하면 의자왕은 지금까지 잘못 전해진 사실에 의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269999


* 1990년도 소곡주 전승자였던 김영신 할머니 관련 기사에서도 집집마다 아낙네들 술빚는 솜씨로 소곡주가 담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누가 진짜 소곡주를 만드는 것인가라는 질문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

경향신문 1990/12/01


* 소곡주라는 이름에 대해서도 고문헌에서 여러 형태로 나오는데 아무래도 입으로 전해내려오다보니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국제인터넷신문 서천군 이야기라는 기사에서 설명해주고 있네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주는 무엇일까. 충남 무형문화재 제 3호라는 소곡주(小麯酒)다. 소국주의 원래 이름은 소국주(小麴酒)였다. 그 소국주가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 오다 보니 '소국주'보다 발음하기 편한 '소곡주'로 발음이 정착된 것이라 생각된다. 이를 국어학에서는 음편현상(音便現象)이라고 한다. 

소곡주를 한자로 小麯酒(소곡주)라고 하는 것은 누룩의 한자어가 '麴'과 '麯'이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소국주'만 나온다. '소곡주'는 변한말 아니면 방언으로 취급하는 것 같다...

http://www.iin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71


* 국순당에서 2009년 소곡주를 복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수운잡방에 소개된 제법으로 복원한 점이 한산소곡주와 다르다고 합니다. 실제 한산소곡주 패키지를 보면사용하는 한자가 다르긴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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