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초 다랭이팜 생막걸리를 만들고 계시는 이창남 대표님이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신다면서 '유기농 흑미'를 재배하는 농가를 찾는 글을 올렸습니다. 기존 다랭이팜 생막걸리는 유기농 7분도를 사용하는데 흑미를 사용한 막걸리를 개발한다는 글이었습니다.
워낙 기존 팬들이 많으셔서 그런지 많은 응원과 기대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가 지나서 흑미 막걸리 시험 생산에 대한 글을 올리셨습니다. 공개적으로 시음단을 모집해서 평가받겠다는 글도 올리셨구요.
물론 흑미를 사용한 막걸리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2001년도 기사를 보면 농촌진흥청에서 '흑진주쌀'을 사용해 유색막걸리를 개발했다는 발표가 있었고 송정주조장에서 '흑진주 막걸리'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하고있습니다. 또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긴한데 배상면주가에서도 '대포 흑미 막걸리'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흑미 막걸리를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발효도 잘 진행되고 있다는 글을 올리셨구요.
흑미는 일반쌀과 달리 현미로만 도정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7분도 현미막걸리와 제조 과정이 다르다고 하더군요. 물에 불리는 시간이나 고두밥을 만드는 과정도 다르기 때문에 여러 번의 실패를 걸쳐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흑미가 검은색을 띄는 것은 안토시안(anthocyan) 때문인데 안토시안은 항산화 효능이 있어 세포의 산화(노화)를 억제한다고 합니다. 안토시안이 물에 잘 녹기 때문에 흑미를 물에 불리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그리고 현미로만 도정하는 이유는 흑미의 껍질에 비타민E가 많이 있다고 합니다. 비타민 E는 특히 여성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죠.
그리고 일주일 후 아쉬운 발표가 나왔습니다. 발효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하네요.
어떤 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미를 막걸리로 만드는 것은 도정한 쌀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고 합니다. 월향같은 경우에도 현미와 가공쌀을 섞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참고 http://biotechnology.tistory.com/1104
흑미 막걸리를 100% 현미 상태에서 만들었다면 더 많은 변수가 있었겠죠.
4월 10일 드디어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제 시음 평가를 시작하겠다는 글도 올라왔구요. 흑미인데 색상이 보랏빛이라 좀 이상했는데 흑미밥을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갈겁니다. 흑미밥도 아예 시커먼 색은 아니라서~~
시음 평가를 하실 분들을 공개적으로 모집하고 17일부터 배송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저도 어떻게 시음 기회를 얻어서 ^^ 체험을 해보았습니다.
일단 색상입니다. 흔들기 전 상태는 오미자같은 맑은 색상이 나옵니다. 그리고 살짝 흔들어주면 저헐게 진한 보랏빛이 나타납니다. 아무래도 사진으로 전달하기는 색상이 잘 표현되지 않지만 흰막걸리에 익숙한 분들에게도 큰 거부감은 없을 것 같네요.
투명한 잔이나 하얀 자기 형태의 잔이라면 더욱 이쁘겠지만 음. 적당한 잔이 없어서 ^^
그래도 색상은 여전히 이쁘게 담깁니다.
다른 막걸리와 다른 점 중 하나는 마시고 나면 입자가 깔린다는 겁니다. 색상이 있어서 더 잘보이는 것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알갱이처럼 남는 것이 있습니다.
요즘 사무실에서 마시는 두유가 다른 두유와 달리 거친 맛이 있었는데 성분을 확인해보니 검은콩, 검은깨, 검은쌀을 사용했더군요.
이렇게 찌꺼기가 남는 특성은 현미를 쓰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아직은 좀 더 맛을 개량하고 몇 차례 테스트를 더 진행하신다고 하셔서 정식 출시는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 다랭이팜 생막걸리는 지금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블로그에 나와있는 연락처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가끔 이벤트로 할인된 가격으로 공구도 진행하시는데 그런 기회를 이용하셔도 되구요.
아니면 다랭이마을 다랭이팜 농부맛집에서도 다랭이팜 생막걸리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