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각 학교 방학이 시작될 즈음 '머니투데이'에 '무식한 대한민국... "진지 빨지 말고 책 치워라" 라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대한민국 독서 문제는 꽤 오래전부터 다루워진 문제라 특별한 내용은 없었지만 귀에 쏙쏙 들어오는 제목때문인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상당히 많은 건이 공유됐습니다.


공감가는 기사였지만 한 가지 내용이 좀 걸리더군요.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4072316522689257&outlink=1

...'중학생을 위한 국어어휘력 만점 공부법'. 지금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읽고 있는 책 가운데 하나이다. YES24 청소년 베스트셀러 1위이다. 중학교 국어교과에 나오는 어휘들을 '믿기지 않겠지만, 저절로'외울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공부고수 3인의 비법을 담았다는 '이것이 진짜 공부다', 인문학 고전을 요약한 '고전은 나의 힘 세트', 디베이트에 사용되는 꼼수를 담았다는 '10대를 위한 유쾌한 토론교과서'도 10위권에 포진해 있다. 한마디로 국어단어와 고전요약 외우고, 토론꼼수와 공부기술 익히는 것이 청소년들의 책읽기 목표인 셈이다. 

선진국 청소년들은 어떤 책을 가장 많이 읽는지, 미국과 영국의 아마존 베스트셀러 목록을 찾아보았다. 양쪽 모두 1위가 'The Fault in Our Stars(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말기암 환자인 두 청소년이 '우리는 이 세계에 어떤 흔적을 남길 수 있을까?'라며 삶과 죽음에 대해 던지는 고민을 다룬 존 그린의 장편소설이다. 또 감정과 기억이 통제된 디스토피아 사회를 다룬 로이스 로리의 소설 'The Giver(기억전달자)'도 많이 읽히고 있다. 한국 청소년들이 공부의 기술을 읽고 있을 때 미국과 영국 청소년들은 삶과 죽음, 그리고 사회를 읽고 있는 것이다...




근거 자료는 국내는 예스24, 미국과 영국은 아마존 자료였습니다.

일단 미국과 영국에서 1위를 차지한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The Fault in Our Stars)는 같은 이름의 영화 원작 소설입니다. 미국에서는 6월 초에 개봉해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에는 영화가 '안녕 헤이즐'이라는 제목으로 8월13일에 개봉합니다. 개봉을 즈음해서 판매량도 늘어나 이번 주 기준으로 대부분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 1-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http://www.imdb.com/title/tt2582846/


이제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공부의 기술보다 삶과 죽음을 고민하게 된걸까요?


여기서 또 하나 문제점은 인터넷 서점마다 장르를 구분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겁니다. 예스 24에서 '잘못은 우리 별에...'는 그냥 영미소설로 분류됩니다. 청소년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청소년이 얼마나 많이 읽던지 상관없이 전체 베스트셀러로만 집계됩니다.


청소년 베스트셀러 1위는 다행히 기사에서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2위였던 '기억 전달자'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역시 영화가 이번 주 개봉을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2007년 출판된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온 것을 보면 말이죠. '기억 전달자'는 다행히(?) 청소년 문학선에 포함되어 있어 청소년 장르로 구분되었네요.

(물론 2위는 여전히 기사에 소개되었던 1위 책이 유지하고 있습니다. 음. 대단하군요).



미국 아마존의 책을 한국 청소년이 구입해도 한국 청소년은 여전히 책을 읽지 않는 모양새가 됩니다.


전체적인 기사를 읽어보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단순히 특정 서비스 판매량만 가지고 비교한 점은 좀 아쉬움이 있어 기록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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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열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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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27 2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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