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굽는 CEO - 김영모 지음/김영사 |
얼마전 김영모 명장의 여행기를 읽고 나서 이 책도 보아야 겠다는 생각에 찾은 책입니다. 자서전보다는 어린 시절 빵만들기에 입문한 이야기부터 경영에 대한 생각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해주려 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2013/01/01 - [책을읽자] - [스위트 로드] 명장의 거친 숨소리
김영모 라는 이름은 도곡동 타워팰리스라는 이름에 붙어다니는 것처럼 인식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부라는 것이 정당하게 얻어지는것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뒷거래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회적 인식 때문인지 그냥 비싼 재료 써서 돈 많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춘것이 아닐까 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한참 잘 나갈때 마음만 먹었다면 지금의 프랜차이즈 제과점처럼 김영모 과자점을 확장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돈이 아니라 사람을 선택했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에 있지 않나 싶네요.
이런 모습은 마치 얼마 전 읽은 <장사의 신>의 우노 다카시를 떠올리게 합니다. 물론 분야가 다르고 제과제빵이라는 분야가 오랜 기간 숙련된 기술과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지만 손님을 대하는 생각과 장사를 어떻게 해야한다는 신념에서는 비슷한 점을 여러가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프로그래밍도 개발환경에 따라 의도치 않았던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하지만 음식 만들기 특히 발효라는 과정이 필요한 빵만들기는 날씨나 주변 환경에 따라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그런 것 다 무시하고 항상 동일한 맛을 낼 수 있는 첨가제가 있지만 그것을 선택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만큼 자기 희생이 따른다는 겁니다.
MSG처럼 우리의 입맛이 대형 프랜차이즈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사람의 손길이 담긴 빵의 맛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 무섭긴 합니다.
마지막장에 살짝 다루긴 했지만 둘째 아들인 김영훈 쉐프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이 나온 시점이 2005년이니깐 8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세계 무대에서 최고의 쉐프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번달 파리 리옹에서 열리는 Coupe du Monde de la Pâtisserie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고 합니다.
http://www.cmpatisserie-lyon.com/fiche-equipe?id=KR#candidate273
흔히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보면 뭔가 말은 많이 하고 있지만 솔직함이 드러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거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꾸밈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김영모라는 이름으로 검색해보면 빵 만들기에 대한 책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돈벌이의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본문중에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면 남을 가르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남을 가르칠 때는 정확하고 숨김없이 해야 한다. 자기만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득이 될 것 같지만, 결국은 모두가 공멸하는 일이다. 슬프게도 기능인들이 이 점을 자꾸만 망각한다.
알면서도 여전히 실천하지 못하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