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혁명 - 킨조 신이치로 지음, 김영택 옮김/e비즈북스 |
챗봇이라고 하면 예전에 유행했던 "심심이"를 떠올리게 되는데 사실 정보의 획득이라는 목적보다는 별 의미없는 잡담 정도를 하기 위한 도구였다고 생각됩니다. 가상의 대화를 진행하지만 그 대화가 자연스럽게 흘러가지는 못했다는 것이죠.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입력된 텍스트를 분석하고 기계가 이를 인지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해지면서 챗봇이라는 것이 등장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앱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사용자들이 더 이상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거나 원하는 요청을 하기 위해 여러 앱을 돌아다니지 않고 채팅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원하는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필요한 정보는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서 모두 찾을 수 있는 거 아닌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단한 질문에 대한 답은 어찌어찌 찾을 수 있지만 조금만 복잡해져도 그 답을 찾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정보 자체가 파편화되어 있어서 제대로 된 정보를 찾으려면 꼬리에 꼬리를 문 질문을 따라가야 합니다. 물론 예전보다는 정보의 규모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졌지만 여전히 좋은 정보를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검색 기술 자체가 그렇게 쉽지는 않다는 것이지요.
...로봇형 검색엔진 등장으로 막대한 정보에 접속하기가 훨씬 쉬워졌으나 여전히 웹은 '유용한 정보를 찾기 어려운' 장소이다. 검색엔진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려면 적절한 키워드를 선택하거나 복수의 키워드로 범위를 좁히는 AND 검색이 필요한 등 검색 기술이 요구된다. 평범한 인터넷 사용자에게 웹 검색은 특수한 '기술'이며 복수의 키워드로 범위를 좁히는 검색조차 못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챗봇의 등장으로 크게 바뀔 것이다...
하지만 챗봇은 누군가에게 질문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파편화된 정보를 챗봇이 수집해 정리해서 알려주기 때문에 보다 빠르고 쉽게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과는 다르게 부담없이 질문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죠.
...챗봇을 상대로 사용자가 이야기한 키워드에서 지금까지 알 수 없었던 요구사항을 발굴해낼 수도 있을 것이며 커뮤니케이션 UX의 개선과 신기능의 힌트, 나아가 축적된 대화 데이터 분석을 통한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무척 크다. 지금까지는 주로 키워드 광고와 SEO 등 키워드를 축으로 한 마케팅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였으나 앞으로는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를 바탕으로 고객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모바일 배달앱이 성공하고 있는 배경에는 전화 대신 클릭만으로 주문을 할 수 있는 편의성과 대인관계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준 덕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기도 하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사람과의 이야기보다는 원하는 항목을 빠르게 선택하고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28세인 킥의 CEO 테드 리빙스턴은 자신의 블로그에 "봇이 인간다운 대응을 해도 그것은 인간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랑 다를 바 없다. 그것은 챗봇의 본질적인 가치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챗봇의 본질적 가치란 "우리 주위의 세계와 빠르게 대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하며 빠른 응답으로 사용자의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https://en.wikipedia.org/wiki/Snapchat#/media/File:Snapchat_Spectacles.jpg
채팅 뿐 아니라 음성검색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SKT가 새로운 AI 스피커를 출시하면서 가격대를 거의 무료에 가깝게 내렸습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플랫폼을 뿌리는 시기인것이죠. 스마트폰에서는 음성검색의 비중이 그렇게 높지 않았겠지만 AI 스피커가 각 가정에 어느 정도 뿌려지면 음성 검색 시장이 엄청나게 커지는 것이지요.
...구글은 모바일 검색의 20%는 음성을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10대 젊은이를 필두로 비율이 높아지는 중이다. 현재 구글의 검색 수는 1개월당 총 1000억 쿼리라고 한다. 그중 20%가 음성 검색이라고 생각하면 구글이 얼마나 많은 음성인식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음성 인식으로 적절한 답변을 하는 구굴의 구글 나우는 질문을 하지 않아도, 예를 들어 달력 정보와 연계해서 "15분 후 집을 나서면 예정 시간에 맞출 수 있습니다"와 같은 정보를 알려준다...
그리고 단지 정보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감성적인 부분까지 다룬다고 합니다. 지금은 실험적이지만 좀 더 발전한다면 로봇과의 채팅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마이크로소프트를 대표하는 인공지능으로 개인 비서인 코타나가 있으나 이렇게 '도움을 주는' AI와 콘셉트가 다른 것이 린나와 샤오아이스, 그리고 테이다. "내일 날씨는?"하고 질문해도 이런 봇은 직접 대답하지 않고 "왜 이런 걸 묻는 거야?"하는 식으로 오히려 반문한다. 효율적이지 않으며 감정적인 부분에 중점을 둔 AI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