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하여 -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이후 |
역자 후기에도 살짝 남아있지만, 이 책, 수잔 손택의 에세이는 읽기 힘들다고 합니다. 글 속에 담겨있는 생각이 자유롭기도 하고,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사실 사진을 공부하고자 읽었던 것은 아니고 추천 서적이라 접한 것인데, 역시 쉽지 않습니다. 근대 사진 역사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 따라가는 것도 어렵고(그나마 이전에 다른 책을 읽어서 얼핏얼핏 알아듣기는 하지만 말이죠)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냥 꾸역꾸역 책을 집어 넣은 듯 합니다.
그중에도 여행 사진에 대한 이야기는 살짝 공감이 갑니다. 요즘 여행을 가면 사진기를 가지고 가는데 아무래도 그곳에서의 느낌보다는 사진에 집중하고 나중에 글을 쓸때도 사진에 의존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사진을 살짝 내려놓고 느낌을 따라가봐야 겠습니다.
...사진은 경험을 증명해 주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경험을 거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사진으로 찍기 좋은 것들을 찾아다니는 일만을 경험이라고 생각하게 되거나 경험을 일종의 이미지, 일종의 기념품과 맞바꿔버리려고 하게 되니 말이다. 그러니까 여행이 고작 사진을 모으는 수단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사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여행 도중 흔히 격해질지도 모를 혼란스러움을 진정키셔 주고 완화시켜 주는 활동이다...
...사진 촬영은 일에 쫓기는 사람들이 휴가 중이나 즐겁게 시간을 보내야 할 때마다 느끼곤 하는 불안감을 달래주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일과 유사하면서 친숙한 무슨 일인가를 해야 하는데, 사진 찍기를 바로 그런 일로 여긴다...